국가 또는 민간의료기관을 통한 건강검진을 받는 사람의 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증상이 없지만 검진 결과의 이상으로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는 환자가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검진 결과의 이상으로 병원에 오시는 이들의 상당수는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고 오는 경우가 많은데 가끔은 이런 검색 지식에 잔뜩 겁을 먹고 내원해서 많은 검사를 원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현실이 조금은 안타까워 이 컬럼에서는 건강검진의 주요 항목 중에 콩팥과 연관이 있는 소변검사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건강검진에서는 요시험지 검사법을 시행하는데 이는 소변을 시약이 묻은 검사스틱에 찍어서 색깔 변화를 통해 여러 물질들의 존재 여부를 보는 검사입니다. 이 결과에 따라 신장내과 전문의에게 의뢰가 되는 검사 이상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흔한 것은 두가지입니다.

먼저 혈뇨를 들 수 있습니다. 소변에서 혈액과 유사 성분이 있어서 시험지에서 측정이 되는 경우입니다. 혈뇨가 기준치보다 낮으면 -, 양에 따라 +부터 ++++로 표시가 됩니다.


혈뇨로 의뢰되는 환자 중에 상당수는 외래에서 면담만 하고 돌아갑니다. 검진을 시행하였을 당시나 외래 내원시 생리중이거나 방광염 증상이 있다면 소변검사를 다시 시행해도 혈뇨가 있을 가능성이 높기때문에 검사를 진행하지 않습니다. 이외에도 내원시에 건강상태가 소변 검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라면 굳이 검사를 진행치 않고 차후 외래 내원을 권유합니다.


검진의 시험지 검사는 매우 유용한 검사입니다. 하지만 혈뇨가 아님에도 검진에서는 혈뇨로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 있습니다. 이에 환자가 검진상 혈뇨로 내원하였을 경우 추가로 소변검사를 시행합니다. 이 때는 검진에서 시행하는 검사에 추가로 소변 현미경 검사를 시행합니다. 이는 말그대로 소변을 현미경으로 보는 검사입니다. 이 검사로 실제 적혈구가 있는지 그리고 숫자는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검진에서 혈뇨로 나오지만 사실은 혈뇨가 아닌 대표적인 예로 근육이 깨졌을 때 생기는 마이오글로빈이 소변으로 나와서 검출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근육이 깨진다고 하면 무섭게 들리지만 근래에 유행하는 스피닝 같은 고강도 운동이나 짧은 산행으로도 근육은 손상을 받고 마이오글로빈이 소변을 통해 검출이 될 수 있습니다. 만약 환자가 검진 당시에 이런 상황이면 혈뇨로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검진 이후 외래 방문 시기에는 보통 호전이 된 후이기 때문에 재검시에는 정상으로 나올 것입니다. 이렇게 일단 검진시에 이상을 유발할만한 상황이 있었는지 환자와 인터뷰를 하는 과정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만약 현미경적으로도 혈뇨가 있으면 정밀검사가 필요합니다. 정밀검사를 통해 매우 많은 질병들을 감별하게 됩니다. 어떤 정밀검사를 해야하는지는 환자의 나이, 성별, 과거질병력 등등의 사항을 모두 고려하여야 하기때문에 내과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합니다.  


혈뇨에 이어서 검진 이상으로 병원 방문을 권유받는 경우로는 단백뇨를 꼽을 수 있습니다. 요시험지 검사로 시행시 기준치 이상의 단백질이 검출이 되는 경우입니다. 이는 기준치 이하이면 -, 기준치 이상이면 + 부터 ++++까지로 표시가 됩니다.


혈뇨와 마찬가지로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검진 당시의 상태를 인터뷰를 통해 확인합니다. 검사 당시의 건강상태가 소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근본적으로 소변이라는 것은 혈액을 걸러서 나오는 것이기에 혈액 속의 단백질이 다양한 이유로 소변으로 빠져 나올 수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모두 병적인 것은 아니기에 인터뷰를 시행하여 검진 시에 영향을 줄 수 있었던 상황을 유추해봅니다.


혈뇨로 내원하는 환자들도 소변검사를 다시 시행하듯이 단백뇨 환자들도 소변검사를 다시 시행합니다. 요시험지 검사의 경우에는 단백질의 여러 종류중에 일부만  +라는 척도로 측정하기에 전체 단백뇨의 실제양을 측정을 하는 검사가 필요합니다. 과거에 이 검사는 하루의 소변을 전부 모아서 검사를 시행하였으나 근래에는 1회의 검사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혈뇨와 마찬가지로 단백뇨를 유발할 수 있는 상황은 매우 많습니다. 그렇기에 단백뇨의 양을 측정을 하고 면담을 통해 환자에게 시행할 검사의 범위를 줄이는 과정을 택합니다. 때로는 단백뇨 양을 확인한 후에 더 이상의 진단을 위한 추가 검사를 시행치 않고 단백뇨양만 추적하는 과정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이는 환자에게 단백뇨를 유발하는 질환이 검사 상의 이상만 초래하고 환자에게는 증상을 유발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될 때만 그렇게 시행합니다. 하지만 추적과정 중에 악화가 되는 경우가 존재하므로 환자들은 신체에 어떤 이상이 발생시에는 바로 의사를 방문해야 합니다.

단백뇨가 보이는 가장 대표적 질환으로는 당뇨를 들 수 있습니다. 우리 나라도 투석이 필요한 만성 신부전 환자 중에 당뇨환자의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당뇨의 합병증으로  검진에서 단백뇨가 나온지 오래되었으나 환자가 이를 간과하고 있다가 나중에 악화가 되어 신장내과로 방문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단백뇨의 주기적 측정은 당뇨 환자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합니다. 검진의 요시험지 검사에서 +로 측정되는 현성단백뇨 시기에는 이미 당뇨의 신장 합병증이 생긴 후이니 그 전부터 치료를 하기 위해 단백뇨량 측정 검사를 주기적으로 시행할 것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최소 1년 2회의 당화혈색소 검사와 더불어 단백뇨량 측정검사를 통해 신장 합병증 발생 초기부터 적극적인 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검진의 소변검사로도 우리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의 검사가 이상하다면 인터넷을 찾기 전에 가까운 내과에서 상담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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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달 지역신문에 실리게될 칼럼. 이만큼 쓰고 고치고 하는데 두시간씩이나 걸리다니... 


Posted by 빨간까마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