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쌍다반사/닥터 까마구의 진료소'에 해당되는 글 18건

  1. 2020.09.11 의사와 학생, 4대악과 파업
  2. 2018.01.04 돌아갈 수 없다.
  3. 2017.07.25 '투석'이란 무엇인가?
  4. 2017.07.25 콩팥 기능이 떨어졌다는데 어떻게 해야할까요?
  5. 2017.04.04 제 소변검사가 이상하다고요? 2

의대 정원 확대를 통해 의사 숫자를 늘려서 현재에서 다음 시스템으로 넘어가는 것은 체계를 운영하는 자들의 오래된 계획 중에 하나였다. 코로나 초기부터 이야기가 나온걸 보면 그냥 건수 걸리면 띄워야지 하고 있던 것이다. 아니 어쩌면 메르스때부터 다음은.. 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이슈를 띄워서 전방위로 압박하는 것은 의사들만 당하는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들은 늘 하던거다. 게임이 되질 않는다. 시스템을 운영하는 이들은 전문적으로 협상하고 싸우는 이들과 자주 부딪히는 사람들이라는거. 이런 사람들하고 의사들이 게임이 되겠는가.

20년 전을 생각해본다. 2000년, 본과 1학년 1학기에 학내 이슈로 단체 수업거부 했었고. 어설픈 뒷수습 후 큰 분노를 삭히고 학기를 마치니 의약분업 투쟁이 시작되었다. 제대로 알기도 전에 다시 수업거부에 들어갔다. 학생들은 국시거부, 수업거부, 전공의, 전임의, 봉직의는 파업. 내가 다니던 학교는 워낙 작은 신생 의과대학이다 보니 나는 직책을 맡을 수 밖에 없었다. 당시 전교생이 200명이 안되었다. 의학과, 의예과 학생이 120명... 구경수준이긴 했지만 학생들의 회의, 전공의 회의 참관하고, 의협 몇 번 다녀오고. 이런 모임에 다니면서 의사의 삶에 대해 처음으로 간접경험을 하였다.

남은 시간은 의료 제도 공부를 했고 일정을 짜서 학교 밖에서 서명을 받으러 다녔다. 주요 쟁점이 10가지 정도 되었다. 학생, 전공의, 교수, 봉직의, 개원의 모두의 생각이 담겨지다 보니 사안이 매우 많았다. 사실 각자의 상황에 따라 부딪히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뿌리까지 썩은 제도를 바꿀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을 다들 했다.

6개월 가까이 진행했었나? 당연히 전체 파업은 아니었고, 응급실과 응급수술은 진료 했었다. 코로나 같은 의료적인 측면에서 큰 이슈가 없기에 뉴스의 제일 앞 또는 최소 3꼭지 안에 의약분업 이야기가 나왔다. '환자를 볼모로'는 관점으로.

연말 즈음 그 투쟁은 끝났다. 7만 의사와 3만 대학생들의 파업과 국시거부, 수업거부는. 무엇인가 협상하고 합의를 한 것으로 되어 있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니 애초에 정부가 그린 그림은 그정도였던 것이다. 10대 주요 이슈 중에 결국 합의가 되고 진행이 된 건 그다지 없었다.

신속히 본래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런데 다들 의사였지만, 학생은 학생일 뿐이었다. 전공의, 개업의, 봉직의들은... 그들은 의사였다. 이런 차이를 처음에는 전혀 몰랐었다. 우리는 의사가 아니라는 것을.

2000년 초 시작한 1학년은 방학없이 2학년으로 이어졌고 주 7일 수업, 주 3회 이상의 시험 치르며 2001년 8월 본과 2학년 1학기로 끝났다. 그리고 유급율 30%를 자랑하는 모교의 해부학이 2학년 2학기에 시작되었다. 2년간 쌓이고 있던 육체적, 정신적 피로감은 인간 관계들의 끝의 끝으로 이끌었다. 삐끗하면 유급해서 1년을 날릴 것 같은 불안감은 모두의 모두에 대한 적대감으로 나타났다. 못 견디는 이 들은 휴학을 하였고, 많은 이 들은 유급을 당했다. 결국 본과 2학년이 끝나니 입학동기는 50%밖에 남지 않았다.

그런 시간을 보내고, 실습을 하고 국시를 치르고 면허를 땄다. 그리고 오랜만에, 학교 밖의 의사들을 만나게 되었다. 전공의, 군의관, 전임의. 그들을 만나며 의약분업 당시에 전공의, 봉직의였던 사람들과 학생이었던 이들이 얼마나 그 이후가 달랐는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었다. 언론의 표현대로 학생들이 방패는 아니었지만. 애초에 다른 위치였던건 사실

기성의사가 된 오늘 생각해본다. 그동안 쌓인 의료이슈 코로나 시국에 띄우면, 의사들 반발하고, 투쟁에 익숙치 않은 이들의 실수 발생하고. 심지어 대표자의 정치적 스탠스도.. 이렇게 파고들면 국민들이 돌아서고, 시스템을 운영하는 이들은 너무 좋을 것이다. 계획한대로 돌아가고 있다.

공정위 조사, 업무재개 명령. 협상 시작하면 그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애초에 이 시국에 띄운거 자체가 의도가 명확한거다. 그들이 계획한대로 되겠지. 모든 일이 끝나고 학생들이 기성 의사들에 대한 적개심을 가지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어쩔 수가 없다. 나중에 내가 의사 면허를 따고 나서도 해결되지 않았던 선배 의사들에 대한 박탈감과 혐오가 현재의 학생들에게도 생길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이런 적개심과 혐오의 조장이 국가가 일을 해결하는 방법인 것 같다

할 수 있는게 없어, 아주 작은 돈 보냈다. 길어지면 다시 보낼 것이고. 현재 전공의 파업율 50%, 더 올라가면 상급병원들 응급진료,수술도 못한다. 정말로 의료가 공공재라 생각했으면 전공의 파업에 휘둘리는 체계를 그동안 만들었으면 안되는 것이다. 정부는 이제라도 철회하고, 코로나에 집중하시기를 바란다. 윗대가리들때문에 아래 공무원들 죽어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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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가 8월 27일에 작성한 내용이고. 오늘은 9월 11일.

글 쓴 거 자체가 학생들은 시험 봐라. 하는 마음을 돌려 쓴건데 현재 상황은 좀 망한듯... 

Posted by 빨간까마구


에티하드 퍼스트 클래스 아파트먼트라는 신박한 것을 알기 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듯..

마일차감도 생각보다는 많지 않고... ㄷㄷㄷ

Posted by 빨간까마구

두차례 칼럼에서 소변 검사의 이상과 신장기능의 이상에 대해서 간단하게 살펴 보았습니다. 신장기능의 이상이 악화되어 아예 신장이 기능을 하지 못 할 때 당신의 의사는 투석을 권유합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투석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사구체 여과율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서 자연스럽게 떨어집니다. 신장에 영향을 주는 질환을 앓고 있을 경우에는 사구체 여과율이 더욱 빠르게 감소합니다. 정기적으로 검사를 시행하면서 식이조절, 생활습관 조절을 하더라도 사람은 나이가 먹는 것을 피할 수는 없습니다. 신장 기능이 떨어져 있는 환자들은 질환과 노화로 인해서 결국 투석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대표적인 예로 당뇨를 들 수 있습니다. 당뇨 합병증에 의해 단백뇨가 나오는 경우 10년 안에 말기 신장 기능 상실로 진행을 하여 투석이 필요할 가능성이 20% 가량 됩니다. 

당신의 신장은 이제 더이상 버틸 수 없습니다. 그래서 투석을 받야아 합니다라는 이야기를 듣는 것은 환자들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일입니다. 일반적인 인식대로 1주에 몇번씩 병원에 방문하여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은 환자들의 생활에 큰 변화가 올 수 밖에 없습니다. 더군다나 투석은 돈이 많이 든다는 인식도 여전히 존재합니다. 그리고 신장 기능이 떨어진 상황 자체가 우울증 발생의 위험요소 중에 하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환자들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말기 신장 기능의 상실 상황에서는 1) 투석 2) 이식 두가지 중에 하나를 선택합니다. 이식은 환자들 중에 일부만이 시행받을 수 있기에 말기 신장 기능 상실이 발생하였을 경우 보통은 투석으로 진행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식을 시행할 여건이 된다고 하더라도 우선 투석을 받다가 이식을 시행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투석이란 신장이 수행하고 있는 여러 기능 중 가장 중요한 여과 기능을 대신하는 방법입니다. 투석에는 1) 혈액투석 2) 복막투석이 있습니다. 

혈액투석의 경우는 혈액을 몸밖으로 빼내서 걸러주고 다시 넣어주는 방법입니다. 혈액이 나오고 들어갈 수 있는 혈관 통로을 위해 동정맥루를 수술하거나 혈액투석 도관 삽입이 필요합니다. 몸밖으로 나온 혈액은 투석기로 연결이 되어 있어 그곳에서 걸러주고 다시 우리 몸으로 들어오게 됩니다. 투석을 위해서는 투석기가 있는 의료시설에 방문하여 받아야 하기때문에 주 2~3회 병원에 방문하여야 합니다. 그렇기에 복막투석에 비해 자유롭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환자 본인이 시행할 필요가 없다는 점은 매우 큰 장점입니다. 혈액투석실만 방문하면 투석은 투석실의 의료진이 진행을 해줍니다. 

복막투석의 경우 복막을 여과막으로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복강에 연결되는 관을 넣는 수술을 시행하고 이 관을 통해 특수한 액체를 주입하여 복강안으로 넣습니다. 이 액체와 혈액 사이의 농도 및 삼투압 차이에 의해 여과와 수분의 이동이 발생합니다. 일정 시간이 흐른 후에는 배 안에서 여과가 끝난 액체를 배출하고 다시 새로운 액체를 넣습니다. 이 모든 과정은 환자가 스스로 어느 장소에서나 시행할 수 있습니다. 병원에 자주 올 필요도 없고 생활이 자유로운 장점이 있습니다. 낮에는 복강안에 액체를 넣지 않고 취침시에만 기계의 도움으로 넣었다 뺐다 하는 기계투석을 시행할 경우 생활의 제약도 덜오게 됩니다. 그렇기에 기저 질환이 많지 않고 직업을 가진 젊은 환자들에게 복막투석을 적극적으로 권유합니다. 생활 및 직업의 제약을 최대한 피하기 위해서는 복막투석이 좋은 선택지가 됩니다. 

또한 혈액투석의 경우에도 오전과 낮의 활동시간을 피해서 진행을 할 수 있습니다. 투석실 중에 오전 일찍이나 야간에 혈액투석을 시행하는 병원들도 있습니다. 이런 곳을 이용할 경우 환자 본인의 생활패턴에 맞추어 혈액투석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 (주)포천신문사


환자들이 걱정하는 가장 큰 것은 사실 금전적인 부분입니다. 과거에는 투석을 시행하면 돈이 엄청 들기에 꺼려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하지만 근래에는 다릅니다. 투석을 시작하게 되면 희귀난치성 질환으로 등록이 가능하여 환자 본인이 부담하는 금액이 줄어듭니다. 암환자와 같은 혜택을 받는 것입니다. 또한 투석 시행후 3개월 지난 후에는 장애인 등록이 가능하고 그로 인한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수가 취약계층인 투석환자들에겐 이런 혜택도 부족합니다. 이에 신장학회에서는 3대 만성 질환에 포함시킬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투석 준비, 시작, 시작 초기, 그리고 유지 상태. 환자들은 원인 질환에 따른 차이도 있지만 현재 어느상태인지에 따라서도 다릅니다. 조심해야할 음식, 필요한 약제 모두 다릅니다. 각각의 환자에게 맞춤형 치료가 필요합니다. 또한 환자가 투석을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많은 교육이 필요합니다. 신장내과를 전공한 의사는 투석환자를 많이 보았기에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또한 문제가 발생하였을 경우에도 조기에 치료할 수 있습니다. 이에 투석 전담 의사가 신장내과 전문인지가 환자의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는 논문도 많이 나와 있습니다. 

삶의 어느 순간 투석이 다가 왔고 피할 수 있는 시기가 지났으면 최대한 빨리 받아들이는게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는 방법입니다. 당신의 의사는 그것을 도와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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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번에 작성한 글들 저장차원에서 옮겨봄.. 

Posted by 빨간까마구

지난 칼럼에서 우리는 소변검사의 이상에 대해서 간단하게 살펴보았습니다. 오늘은 콩팥의 기능이 저하되어 있는 상황인 콩팥 기능 상실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콩팥 기능을 측정하는 지표로 사용하는 것은 사구체 여과율입니다. 이는 우리 몸의 깔대기 역할을 하는 신장 조직 사구체가 얼마나 잘 걸러주는지 그 기능을 측정하는 것입니다. 이는 크레아티닌이라는 물질을 측정하여 복잡한 계산식을 통해 사구체 여과율을 추정합니다. 건강검진 결과에 나오는 사구체 여과율은 이 결과입니다. 

신부전 또는 콩팥 기능 상실이라고 부르는 질환군은 사구체 여과율이 60% 이상 감소되어 있을 때 이렇게 부릅니다. 또는 사구체 여과율이 감소가 되어 있지 않더라도 단백뇨가 일정 이상 검출된다던지 신장에 해부학적인 질병이 있다던지 할 때도 이 질환군에 해당합니다. 

콩팥 기능상실은 만성으로 올 수도 있고 일시적으로 찾아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급성 중증 질환 들은 우리 몸의 해독기관인 콩팥에 영향을 끼칩니다. 이런 경우 급성으로 콩팥 기능 상실이 나타납니다. 대표적인 예로 감염에 의한 패혈증으로 급성 신부전 발생을 들 수 있습니다. 지난 칼럼에서 언급한 심한 운동으로 유발되는 횡문근융해증에 의해서 급성 신부전이 올 수도 있습니다. 한약제나 다양한 약제들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만약 콩팥 기능 상실이 3개월 이상 지속되고 회복이 되지 않을때 우리는 만성 신부전이라고 합니다. 만성신부전의 원인으로는 다양한 질병이 있습니다. 서구화로 인해 우리나라의 당뇨 만성 신부전은 매우 빠른 속도로 유병율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고혈압도 흔한 원인으로 꼽힙니다. 요로결석이나 전립선 질환 또는 사구체 질환에 의해서 만성신부전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사실 콩팥에 영향을 주는 모든 질환들이 장기간 교정이 되지 않고 영향을 줄 경우 만성 신부전을 발생시킬 수 있습니다. 

문제는 신장 기능이 10%이하로 떨어지기 전까지는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분이라는 것입니다. 이에 만성 신부전 환자는 주기적으로 외래 진료 및 검사가 필요합니다. 신장 기능의 저하의 속도는 환자에 따라 다릅니다. 다른 질환의 악화로 만성 신부전의 급성 악화를 보기도 합니다. 또한 신기능 저하의 진행에 따라 약제들도 조정이 필요합니다. 

만성 신부전을 진단받으면 환자들은 매우 당황을 합니다. 그렇게 당황해서 외래에 처음 내원하는 신부전환자들에게 제가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무엇을 새로 하려고 하지 말아라.’ 입니다. 왜 그럴까요?

ⓒ (주)포천신문사


5년전에 외래에서 봤던 당뇨병성 신부전 환자가 있습니다. 당뇨 조절 및 생활에 엄청 신경을 쓴 환자였기에 유병기간에 비해 콩팥 기능이 많이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설명을 하고 다음달 외래 방문을 권유하였지만 환자는 오지 않았습니다. 한참 후에 외관상으로도 매우 안좋은 상태로 왔고 검사를 해보니 콩팥기능이 아예 없어진 상황이었습니다. 투석을 진행하며 상담을 해보니 신장이 안 좋다는 이야기에 겁을 먹어 좋다고 주위에서 말하는 것들을 다 해 본 상황이었습니다. 심지어 당뇨약도 끊었었다고 합니다. 다양한 보약에 민간요법도 많이 했다고 하더군요. 투석을 하며 몇개월을 관찰했지만 신기능은 돌아오지 않았고 결국 투석을 계속 진행해야 했습니다. 만약 어떤 행동교정을 하려고 하지 않았다면 투석까지 가는데 걸리는 시간은 훨씬 길었을 것입니다. 

이제 막 시작되는 시기의 신부전 환자들은 불안해 합니다. 무엇을 특별하게 해야 할 것 같으니까요. 하지만 신장이 조금더 나빠지게 되면 하나둘씩 해야할 일들이 생기고 하지 말아야 할 일들이 생기지 시작되는 무렵의 환자들은 아닙니다. 신부전 환자들에게 공통되게 요구되는 생활습관 변화는 오직 하나뿐입니다. ‘싱겁게 먹기’. 오직 이것뿐입니다. 

문제는 콩팥이 안 좋다고 하면 주위에서 보약, 한약, 끓여먹고 달여먹는 약을 먹으라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콩팥 기능은 이미 저하가 되었기에 끓여 먹고 달여 먹은 물질들이 체내에 차곡차곡 축적이 되어 콩팥을 매우 빠른 속도로 망가뜨립니다. 

환자의 남아 있는 콩팥기능, 현재 식습관, 체중, 직업, 신부전의 원인 등등 생활요법 처방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은 다양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스펙트럼의 환자들에게 "신부전이니까~해야된다"라는 공통된 처방을 내리는 것은 거의 틀렸다고 보면 됩니다.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정보를 믿지 말고 당신의 의사에게 찾아가 상담을 하는 것이 최선입니다. 

Posted by 빨간까마구


국가 또는 민간의료기관을 통한 건강검진을 받는 사람의 수는 해마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증상이 없지만 검진 결과의 이상으로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는 환자가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검진 결과의 이상으로 병원에 오시는 이들의 상당수는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고 오는 경우가 많은데 가끔은 이런 검색 지식에 잔뜩 겁을 먹고 내원해서 많은 검사를 원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현실이 조금은 안타까워 이 컬럼에서는 건강검진의 주요 항목 중에 콩팥과 연관이 있는 소변검사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건강검진에서는 요시험지 검사법을 시행하는데 이는 소변을 시약이 묻은 검사스틱에 찍어서 색깔 변화를 통해 여러 물질들의 존재 여부를 보는 검사입니다. 이 결과에 따라 신장내과 전문의에게 의뢰가 되는 검사 이상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흔한 것은 두가지입니다.

먼저 혈뇨를 들 수 있습니다. 소변에서 혈액과 유사 성분이 있어서 시험지에서 측정이 되는 경우입니다. 혈뇨가 기준치보다 낮으면 -, 양에 따라 +부터 ++++로 표시가 됩니다.


혈뇨로 의뢰되는 환자 중에 상당수는 외래에서 면담만 하고 돌아갑니다. 검진을 시행하였을 당시나 외래 내원시 생리중이거나 방광염 증상이 있다면 소변검사를 다시 시행해도 혈뇨가 있을 가능성이 높기때문에 검사를 진행하지 않습니다. 이외에도 내원시에 건강상태가 소변 검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상황이라면 굳이 검사를 진행치 않고 차후 외래 내원을 권유합니다.


검진의 시험지 검사는 매우 유용한 검사입니다. 하지만 혈뇨가 아님에도 검진에서는 혈뇨로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 있습니다. 이에 환자가 검진상 혈뇨로 내원하였을 경우 추가로 소변검사를 시행합니다. 이 때는 검진에서 시행하는 검사에 추가로 소변 현미경 검사를 시행합니다. 이는 말그대로 소변을 현미경으로 보는 검사입니다. 이 검사로 실제 적혈구가 있는지 그리고 숫자는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있습니다.


검진에서 혈뇨로 나오지만 사실은 혈뇨가 아닌 대표적인 예로 근육이 깨졌을 때 생기는 마이오글로빈이 소변으로 나와서 검출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근육이 깨진다고 하면 무섭게 들리지만 근래에 유행하는 스피닝 같은 고강도 운동이나 짧은 산행으로도 근육은 손상을 받고 마이오글로빈이 소변을 통해 검출이 될 수 있습니다. 만약 환자가 검진 당시에 이런 상황이면 혈뇨로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검진 이후 외래 방문 시기에는 보통 호전이 된 후이기 때문에 재검시에는 정상으로 나올 것입니다. 이렇게 일단 검진시에 이상을 유발할만한 상황이 있었는지 환자와 인터뷰를 하는 과정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만약 현미경적으로도 혈뇨가 있으면 정밀검사가 필요합니다. 정밀검사를 통해 매우 많은 질병들을 감별하게 됩니다. 어떤 정밀검사를 해야하는지는 환자의 나이, 성별, 과거질병력 등등의 사항을 모두 고려하여야 하기때문에 내과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합니다.  


혈뇨에 이어서 검진 이상으로 병원 방문을 권유받는 경우로는 단백뇨를 꼽을 수 있습니다. 요시험지 검사로 시행시 기준치 이상의 단백질이 검출이 되는 경우입니다. 이는 기준치 이하이면 -, 기준치 이상이면 + 부터 ++++까지로 표시가 됩니다.


혈뇨와 마찬가지로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검진 당시의 상태를 인터뷰를 통해 확인합니다. 검사 당시의 건강상태가 소변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근본적으로 소변이라는 것은 혈액을 걸러서 나오는 것이기에 혈액 속의 단백질이 다양한 이유로 소변으로 빠져 나올 수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모두 병적인 것은 아니기에 인터뷰를 시행하여 검진 시에 영향을 줄 수 있었던 상황을 유추해봅니다.


혈뇨로 내원하는 환자들도 소변검사를 다시 시행하듯이 단백뇨 환자들도 소변검사를 다시 시행합니다. 요시험지 검사의 경우에는 단백질의 여러 종류중에 일부만  +라는 척도로 측정하기에 전체 단백뇨의 실제양을 측정을 하는 검사가 필요합니다. 과거에 이 검사는 하루의 소변을 전부 모아서 검사를 시행하였으나 근래에는 1회의 검사로 대체하고 있습니다.

혈뇨와 마찬가지로 단백뇨를 유발할 수 있는 상황은 매우 많습니다. 그렇기에 단백뇨의 양을 측정을 하고 면담을 통해 환자에게 시행할 검사의 범위를 줄이는 과정을 택합니다. 때로는 단백뇨 양을 확인한 후에 더 이상의 진단을 위한 추가 검사를 시행치 않고 단백뇨양만 추적하는 과정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이는 환자에게 단백뇨를 유발하는 질환이 검사 상의 이상만 초래하고 환자에게는 증상을 유발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될 때만 그렇게 시행합니다. 하지만 추적과정 중에 악화가 되는 경우가 존재하므로 환자들은 신체에 어떤 이상이 발생시에는 바로 의사를 방문해야 합니다.

단백뇨가 보이는 가장 대표적 질환으로는 당뇨를 들 수 있습니다. 우리 나라도 투석이 필요한 만성 신부전 환자 중에 당뇨환자의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당뇨의 합병증으로  검진에서 단백뇨가 나온지 오래되었으나 환자가 이를 간과하고 있다가 나중에 악화가 되어 신장내과로 방문하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단백뇨의 주기적 측정은 당뇨 환자에게 있어서 매우 중요합니다. 검진의 요시험지 검사에서 +로 측정되는 현성단백뇨 시기에는 이미 당뇨의 신장 합병증이 생긴 후이니 그 전부터 치료를 하기 위해 단백뇨량 측정 검사를 주기적으로 시행할 것을 권유하고 있습니다. 최소 1년 2회의 당화혈색소 검사와 더불어 단백뇨량 측정검사를 통해 신장 합병증 발생 초기부터 적극적인 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검진의 소변검사로도 우리는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만약 여러분의 검사가 이상하다면 인터넷을 찾기 전에 가까운 내과에서 상담을 받아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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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달 지역신문에 실리게될 칼럼. 이만큼 쓰고 고치고 하는데 두시간씩이나 걸리다니... 


Posted by 빨간까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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