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쌍다반사/So what?'에 해당되는 글 20건

  1. 2017.01.03 아 빡치네 + 다행이다
  2. 2016.09.08 은퇴자금 2
  3. 2013.11.30 혼자 공연을 본다는 것에 대한 인터뷰
  4. 2011.05.28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5. 2009.02.22 창피하다 6


30만원 가까이 하는 비틀즈 박스셋트를 직구했는데.

페덱스 씨발 놈들이 어디다가 배송했는지 배송대행지에 도착을 하지 않았다고.

클레임 거는 중인데 잘될까 모르겠네.


셀러놈한테 연락해서 문서 하나 받아야 하고.

내가 작성할게 두가지정도 되고.

가장 빡치는건... 이렇게 작성한 것을 팩스나 우편으로 보내라고. 


비틀즈 박스셋트

처음에 산것은 배송받고 보니 LP가 아니라 CD라서 환불받고

두번째 것은 아예 중간에 사라짐.


PS) 

위에까지가 어제 낮에 쓴 것이고...

지난 주에 자동차 타이어 공기압이 빠졌다고 알람이 들어와서

자주 가던 카센터에 갔더니 대충 넣어주고 원인 못찾겠다고 가라고 했었음.

그런데 이틀만에 다시 알람이 들어옴.

카센터 전화했더니 옆의 타이어 가게에 가보라고...


가봤더니 바람 별로 안빠졌으니 괜찮을거라고.

그럴리 없다 알람 들어왔으니 자세히 봐달라고 했더니 

졸라 귀찮아하는 표정으로 차 올려서 바퀴 빼봄.


역시 문제가 있었음.

휠이 휘어서 그 사이로 공기압이 계속 새고 있음.

가게에서 이거 휠이 많이 휘어서 못 편다. 바꿔야한다고 함.

가격 좀 알아봐달라고 했더니 알겠다고.


금속제품인 휠을 못 편다는게 전혀 이해가 되지 않아 다른 카센터로 가 봄

그 곳에서도 역시 같은 이야기를 하면서

장안동쪽에 가서 중고휠 알아보라고... 십만원이면 한다고.


월요일에 처음 가봤던 가게에 연락했더니

미니쿠퍼 정품은 100만원, 카피품은 80만원 정도 한다고.

중고는 알아봤는데 없다고. 

아무래도 안되겠어서 장안동쪽 가게들 검색을 좀 하고 연락했더니

"휠 휘었다고 교체하는건 너무 아깝다. 가지고 오시면 봐드리겠다. 왠만하면 펼 수 있다."


이 말을 들으니 명의를 만난 기분이 이런거구나 하고 깨달음.


그리고 어제 방문했더니

바퀴 빼고 보시더니 고칠 수 있다고 다른 곳으로 가져가더니 펴가지고 옴.

6만원에 해결함...

100만원 나갈 뻔 한 거 6만원에 해결하였다. 


진짜 첫번째 가게놈들은 원래도 맘에 안들었는데 진짜.. 눈탱이 제대로 맞을뻔. 

중고가 왜 없어.. 진짜 싸가지들. 


ps2)


셀러가 배송한지 한달만에 박스셋트가 도착!

페덱스놈들덕분에 식겁했다 진짜...

Posted by 빨간까마구


출근을 할 때 요즘에 드는 생각은

아~~ 출근 하기 싫다 이런 수준이 넘어서서

아~~~ 은퇴하고 싶다 이렇게 하고 있다. 


50세 즈음에는 아예 은퇴를 해야겠다.

대충 75세까지 산다고 하면

25년 * 12개월 = 300개월.

은퇴 시점에 대충 300개월을 먹고 살 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늙으면 돈이 더 들고 그 사이 물가도 오를 테니

러프하게 계산을 해도 50세에 은퇴하면 15억은 있어야 할 것 같다.


아마 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까지는 은퇴자금으로 5억 정도 얘기 했던 것 같고.

2010년대부터는 5억은 10년 안에 까 먹으니 10억은 있어야 한다로 올라온 것 같다.

그런 추세를 보면 10년 후에는 15억은 꽤 평범한 은퇴자금이 될 것 같은데 하고 생각을 하니.


그럼 안된다. 펑펑 쓸거면 돈은 더 모아야 하지.

20억은 있어야 겠구나.

이렇게 되면 또 계산이 전혀 안 선다. 

어쩔 수 없다. 

복권이 당첨이 되는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요즘 복권 1등이 얼마인지 하고 봤는데 10억정도 하더라.

좀 어처구니 없었다.

아니 복권이 되어도 은퇴자금에서 모자라는 것 아닌가.


복권 맞아도 그냥 건물이 하나 사야지 뭐. 이거 부족하다.


스페인이나 포르투갈에는 집 사면 EU 영주권 준다는 이야기도 있고.

국채 사도 EU 영주권 준다는데.

복권 맞으면 차라리 그거로 영주권이랑 바꿔도 나쁘지 않을 듯.


그런데 

어느 새 회사에 도착했네

좋은 아침!



Posted by 빨간까마구


흑역사

1. 가장 처음 혼자 보았던 공연과 그와 관련한 기억


중학교때부터 음악잡지를 매달 사서봤다. 당시에 잡지들에서는 이따금 애독자엽서로 추첨을 하여 공연관람초대를 하곤 하였다. 

보내면 꽤 높은 확률로 당첨이 되고는 하였는데 96년 즈음에 엠넷 또는 KMTV 개국한 후에 얼마 후에 했던 공연이었다.

노이지가든을 보러 갔었다. 대단했었다. 당시 1집 끝나고 활동중이던 김경호도 나왔었다.

혼자서 드럭도 갔는데 마침 잡지에서 취재나왔을때라 잡지 다음 호 구석에 사진이 실린적도 있었다.  


처음 본 해외아티스트는 스매싱 펌킨스의 해체선언 후에 했던 2000년 공연이었다.

대전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었고 시험기간이었는데, 당일치기로 올라와서 너무 좋아서 울면서 공연 보고 내려갔던 기억이...


2. 공연을 혼자 보는 이유


타인에게 '내가 오늘 볼 밴드는 누구고 어떤 음악을 하고 몇 명이고...' 등등을 설명하기 귀찮다.

소싯적에는 음악을 전도하겠다하며 친구들에게 소개도 하고 같이 가자고 해서 다니기도 했지만 

내가 좋아하는 음악에 대해서 타인(=아마도 어린 내 기준에 뉴비)에게 안 좋은 소리를 듣는게 좋지는 않았다....는건 거짓말이고.

여자친구가 없어서 혼자 다녔음.


3. 혼자 공연을 보다가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GMF에 혼자 가본 적 있는가? 그 커플들 사이에서 홀로 공연을 보며 고고하게  다녀본 적이 있는가?

결국 그 날 친동생을 만나 GMF를 끝까지 홀로 보지는 않았지만.

주위의 커플들을 저주하면서 우리는 틴에이지 팬클럽에 맞춰서 슬램을 했었다. 


4. 공연 외에 혼자 하는 것들이 있다면? (예. 영화, 쇼핑 등)


질문이 잘 못 된것 같다. 공연을 혼자 본다면 다른 것들도 다 혼자 하는것 아닌가? ㅎㅎ

영화는 혼자보면 좋다. 예매 안 하고 늦게 가도 혼자 좋은 자리 앉을 수 있다.

쇼핑도 혼자하면 좋다. 옆에서 누가 쫑알쫑알하는 것 듣지 않아도 된다.

만화도 혼자보면 좋다. 야한것도 막 봐도 됨. ㅇㅇ

여행도 혼자가면 좋다. 안싸워도 되니까.

다만 국내 여행 혼자 갔을때 좀 안타까운 것은 맛집들에서 나오는 음식들은 1인분이 없다. 

벌교에 가서 꼬막정식을 1인분만 시킨다고 하니 한 5군데에서 퇴짜를 맞았었다. 


5. 이 공연은 혼자 봐서 좋았다 (+이유)


혼자봐서 좋은건 역시 보면서도 guilty pleasure를 느끼는 공연들인것 같다. 

다른 사람들에게 이 밴드를 내가 좋아한다는 것 자체가 약간 숨기고 싶은 밴드들의 공연에서 슬쩍 눈물을 흘릴때는 혼자라서 다행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boys don't cry ㅠㅠ 


6. 이 공연은 혼자 봐서 싫었다 (+이유)


사실 공연을 혼자서 보지 않은게 얼마 안되어서 그런지 예전엔 혼자 봐서 싫다는 생각을 가져본 적은 없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거의 누군가와는 같이 다니게 되니까 배가 불러서인지 혼자서 보니까 좀 별로더라.

올해 weezer의 지산에서의 공연은 혼자 봤는데, 마침 그날 비도 오고, weezer형들도 늙었고, 나도 늙었다는 생각도 드는데 혼자니까 문득 들어서 슬퍼지긴 했었다. 


7. 페스티벌은 어떤가요? (혼자 간 적이 있다면, 그 이야기. 없다면 혼자 안 가는 이유 등등)


페스티벌도 혼자서 많이 다녔다. 해외 페스티벌도 혼자 본 적이 있었고 국내의 GMF, 밸리락, 펜타포트, 글로벌개더링 등등도 혼자였다.

GMF의 이야기는 그만하겠다. 매해 커플들을 욕하면서도 나는 GMF 개근생이다... ㅠㅠ

주말에도 출근을 해야하기에 밸리락도 서울에서 당일에 퇴근해서 공연 끝나면 바로 올라와서 출근하고는 했었다.

거의 대부분의 공연은 재미있게 봤지만, 별로였던 공연을 보고 서울까지 80km를 운전해서 오는 길에서는 '내가 왜 이러고 사나'하는 씁쓸한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차라리 그게 나았던 것이 한번은 밸리락 공연이 끝난 후 바로 다음날 출근할 필요가 없어서 인근 모텔에 간 적이 있었다.

문제는 모텔에 침대 옆 그리고 천장에 전신거울이 달려있었다는것이었다. 

욕실가운을 입은 내가 혼자 누워있는 모습을 보는 것은 정말 고역이었다. ㅠㅠ


8. 혼자 공연을 보는 사람으로서의 로망이 있다면?


위의 모텔의 거울에 나말고 다른 사람도 같이...는 아니고.

스테이지 다이빙 좀 창피해서 혼자 갈때 언제 한 번 해보고 싶은데. 그러면 또 사진을 찍어줄 사람이 없으니 ㅠㅠ

그냥 늙어죽을때까지 공연을 혼자 보는것을 창피해하지 않는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  

Posted by 빨간까마구


시점 참 묘하게도.
 오늘 TV 다큐멘터리에는 최진실씨의 어머니가 나오시네요.
 
 2011년도 전반기의 가장 큰 키워드는 안타깝게도 자살이 아닐까 싶네요.
 TV에 나왔던 분들도 그렇지만.
 대한민국 굴지의 대학이자 아시아 20위권 안의 대학에서도 안타까운 일이 여러번 있었죠.
 자살사건이 발생하면. 언론에서는
 첫째로는 그 개인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봅니다.
 여기서부터 문제가 발생합니다.
 자살이라는 문제는. 물론 개인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사회의 문제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 대학에 자살한 분 중에 한 명이 공고 출신이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이상한 방법으로 등록금을 토해내야 하는 그 제도도 중요하죠.

 우리나라는 그 잘난 OECD국가입니다.
 OECD에서 우리가 1위 하는게 있는데 그게 자살율입니다.
 10만명당 30명이 넘습니다. 엄청난 수치입니다.
 그리고 제가 알기론 OECD 어찌고 떠나서 세계에서 자살율이 제일 높죠.

 현재 우리나라에 팽배한건 불만족과 불행과 경쟁입니다.
 모두가 다 지나가는 말로도 아 죽겠네. 죽고 싶다를 한숨과 함께 토해내네요.
 이런 X같은. 이런 개XX가 지나간 시대의 넋두리라면.
 요즘은 에이구 죽겠네하는게 이 시대의 넋두리네요

 우리나라는 어느새인가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불의 시대를 시작했습니다.
 주가지수는 나날이 올라가고 있고.
 대통령은 본인을 경제대통령이라 부르는데 주저하지 않습니다.
 80년대에 국민학교를 다니고
 90년대에 IMF가 시작될 무렵 대학에 가게 된 저는.
 작금의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국민학교때 그렇게 교육받아오고
 그렇게 목 놓아 외치던 2만불의 나라가 되었고
 IMF의 위기를 금을 모아 넘겼건 외채로 넘겼건 넘겼는데.
 왜 우리나라는 자살율 1위의 나라가 되었나요???
 왜 우리는 불행하고 만족하지 못하고 살아야하나요???
 왜 우리는 불안해하며 살아야 하나요?
 
 우리가 불행하다가 생각하는 그 과정에는.
 저 사람보다 내가 행복하지 않으니 나는 불행하다는 상대적 불행함이 있을 수도 있고.
 다른 사람하고 상관없이 불행한 절대적 불행함이 있겠죠.

 우리나라는 아직도 절대적 불행감이 국민에게 깔려있다고 생각합니다. 에이구 죽겠네 하는게 그 반증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살기 힘들거든요.
 살기 힘들다고 다 그럽니다.
 하지만 제가 보기에도 우리나라의 외형적인 모습은 살기 좋아졌습니다.
 90년대 후반에 허리띠를 졸라 매세 어찌고 저찌고 하고.
 흔히 얘기하는 명품을 사는 데에 그렇게 주저하지 않는 사람이 많아지고.
 사치의 척도였던 골프장은 이제 더이상 그렇지 않습니다.
 외제차를 사는데 눈치를 보아야했던 시대가 아닙니다.

 하지만 살기힘듭니다.
 
 사회가 정해놓은 1등가치를 쫓아야 상대적 불행감이 없이 살 수 있을텐데.
 그런 가치를 쫓기 위해서는 미친 경쟁에 뛰어들어야 합니다.
 미친 경쟁.
 자본주의 사회에서 미친 경쟁에 자본의 존재는 출발점이 어느정도 다를 수 있죠.
 
 하지만 이런 경쟁으로 인해 사람들은. 불안하고 불행하죠.
 티비에서 얘기하는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에선.
 1등의 가치를 쫓아야 겨우 3~5등 할 수 있고 그래야 살 수도 있고.
 그래야 어떻게 취직이라도 합니다. 

 취직을 하고 결혼을 하려하지만.
 결혼도 집이 있어야 하는게 하나의 원칙?
 하지만 집을 구하기 위해 필요한 돈은 점점 많아지고.
 그런 인프라구축을 위해 드는 시간덕분인지 결혼하는 나이는 점점 늙어지고...
 그렇게 결혼해서.
 본인이 겪었던 끔직한 나라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녀들은 외국으로 보내고. 부모만 또는 아버지만 남아서.
 기러기로 남습니다.

 그렇게 불행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2만불 찍으면 경제성장 7%찍으면이라는
 가시적인 수치를 보여주면.
 그러면 나의 상대적 불행감이 되었건 절대적 불행감이 되었건
 원인을 알 수 없는 불행감은 줄어들거라고 생각하지만.

 복지적 마인드가 바탕이 되지 않은 나라에서는.
 절대적 불행감은 해결이 절대 되지 않지 않을까요?
 
 그런 불행감에서는.
 애초에 출발점이 다르게 되면서 만들어진 상대적불안감의 차이는 더 커보이겠죠

 우리 나라에 팽배한 이런 불행감을 결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은.
 결국 절대적 불행감을 줄이는 방법으로 가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네요.
 경제적 지표, 성장율은 더 올려봐야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은 없네요.
 그런게 우리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오지 않는다는 건
 지금의 30대 40대가 제일 잘 알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절대적 불행감을 낮추는 복지정책이 아마 앞으로의 주된 트렌드가 되겠네요.

 그런데
 무상급식 이야기 나올때 제일 웃겼던게.
 무상급식으로 부자아이들도 밥을 먹일 수는 없다는 이야기인데.
 아니 부자애들은 다른 걸 먹여야 된다는 건지. 도통 이해가 안되더군요.

 아니 오히려
 얼마전 잠실역 지나가면서 보았던 '무상급식 반대' 피켓을 들고 있던 아주머니가 말하던.
 '무상급식 그거 다 우리 세금으로 나가는 겁니다' 라고 하는게 더 정직해 보이더군요.


 복지라는 것을 현상황에서 안정적으로 강화하는 방법은.
 처음에는 파이를 어느정도 키워야 가능할 것 같습니다.
 누가 돈을 더 내건 더 내야겠죠.

 한나라당에서도 최근에 종부세를 부활하자고 나왔더군요.
 복지정책을 펴다보면 우리나라의 현 의료보험체계에서.
 의료보험료는 더욱 매우 많이 올라야 할 것입니다.

 물론 여기저기 눈먼돈에 질질 없어지는 돈들도 있고.
 국방강화가 아닌 국방에 몸을 담궜던 자들을 예우해주기 위해 나가는 헛된 돈.
 뭐 이런 돈도 있겠지만...

 그런 과정에서.
 누가 대통령이 되고 어느 정당이 정권을 잡건.
 보수가 되었건 진보가 되었건.
 납득할 수 있는 방법과 원칙으로.
 국민에게 복지라는 것이 이런 것이다 하는 청사진을 보여주고.
 갔으면 좋겠네요.


 결국...어떤 방법으로든 우리가 더 행복해야
 우리가 생각하는 진짜 선진국이 되겠죠.
 G20, OECD 같은 껍데기 같은 이름이 아니고.

 
 그런 의미에서 노래 한 곡 마지막으로 첨부합니다.
 길 글게 썼는데 노래 한 곡에 한대수형님은 다 함축해내셨네요.
 그래서 예술은 위대한 것이겠죠.
 
 더불어서 G20 포스터에 위트로 그림을 그렸으나
 벌금형을 선고받은 분이 있는 한 이 나라는 그렇게 행복한 나라는 아닐 것 같네요



Posted by 빨간까마구





창피하다 창피해. 한심하다 한심해

한 껏 나온 나의 배가.
취향이라고는 없는 나의 음악 습관이.
하드디스크의 1/8 넘게 차지하는 동영상들이.
어딜 나가려 해도 입을 옷이 없는 나의 옷장이.
얼큰하게 취해 실수를 한 그 날 저녁이.
6년 전이며 , 그 이후로 현재까지 나의 마지막 사랑이었던 그녀 앞에서 나의 미숙함이.
지금은 그녀를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보여주는 나의 어설픔이.
경기력의 바닥을 매주 친다는 아스날의 퍼포먼스가.
일을 하면서 어쩔 수 없다는 핑계와 함께 부리는 짜증이.
나의 고객이자 나의 환자들에게 보여주는 실수들이.
부모님에게 하지 못 하는 기본적인 일들.
작기만 한 나의 키. 정당치 못 한 3cm의 깔창이.
다음 주로 다가온 나의 또 한번의 생일이.
잘 지내냐고 묻고 바로 결혼식 날을 알리는 친구들의 전화가.
삶에 대한 투자도 없이 비어 있는 나의 통장이.
3일 전 그 어딘가에서 만난 내 스타일의 여자를 눈 앞에서 보낸 소심함이.
솔직하지 못하고 진심과는 반대인 나의 화법이.
떠나겠다는 말과 달리 그 언저리를 멤도는 나의 모습이.
20대의 초반을 불태운 동아리가 망해가는 모습이.

그리고. 지금 이 글을 쓰는 내 모습이.

자신감만큼이나 중요한 자존감을 찾아야 할 때.



그래도 나에게 희망이 있다면.
그래도 내가 나를 좋아라 한다는 거.


 ....


뭐 이런 놈이 다 있어?


어느 별에서 왔니?라고 브아걸이 묻던데.
나는야 깐따삐야별에서 왔뜸

Posted by 빨간까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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