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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9.16 그냥저냥 사는 이야기 8

 추석의 마지막 날은 화려하게 응급실 당직으로 마무리하였다.
역시나 예상대로 추석연휴의 마지막 날은 온갖 환자들로 난리법석이었는데.

1. 고기 먹다가 목에 걸린 할아버지
2. 오랜만에 서울 오신 아부지를 영양제 놔드리러 온 아들
3. 음식 준비 하다가 칼을 손으로 벤 아주머니
4. 그 와중에 술 먹다가 넘어진 고딩 여자애와 남자 친구
5. 추석 음식 먹고 설사가 지속이 되다가 탈수가 되어 소변이 안 나오게 된 아저씨

 등등등.

 평소 주말이어도 그리 바쁘지 않은 우리 병원의 응급실임을 감안한다면
오후 10시가 되기전에도 내가 본 환자수인 10명이라는 숫자는
당직 시간이 오전 9시부터 시작임을 생각하면 많은 숫자인 편.

 하지만 이런 이야기들이 돌아가는 스토리는

1. 내시경을 통해 거대한 돼지갈비를 제거!!!! (이건 사진으로 여기 올리고 싶지만 참는중 ㅠㅠ)
2. 영양제 놔드리러 와서 검사를 했더니 온갖 잡병들이 다 있어 졸지에 입원...
3. 간단하게 꼬매고 퇴원 (나는 이런 환자하고는 상관 없음 !)
4. 남자애가 다시 여자애에게 물어보고 안 아프다고 하니까 집에 감... (뭐니 니네 ㅠㅠ)
5. 급성 신부전으로 입원.


 등등... 그렇다.

다행인 것은 . 추석 음식 먹고 그냥 탈 난 사람은 나에게까지 보고 안 되고 그냥 집에 가는 조치.
내가 본 환자들은 12명 중에 9명이 입원했으니 잘 걸러서 준 셈...
그렇게 하루를 보내고 다행히 밤에는 환자가 없어 푹 자고 났더니 추석 연휴는 마무리가 된 셈.

암튼 이 일.
병원 근무를 하면서 꽤 안 좋은 점은.
남들은 즐기는 연휴 및 휴일이라는 것이
우리는 출근 + 평소보다 일이 많음으로 귀결이 되기에
다른 사람들이 놀면서 즐거워 하는 모습을 삐뚤어진 시선으로 본다는 것.
원래 좀 삐딱한 본인이기에 더더욱 ... ㅠㅠ


 다행히 내가 지금 도는 파트가
현재는 환자수도 많지도 않은 데다가 (...10명 )
환자들이 거의 다가 안정적이어서.
농담으로 실제 환자수는 현재 환자수의 1/3을 해야한다는 농까지 있으니
체감환자수는 3~4명에 불과하다는 것.

 요즘 낮에는 할 일이 없어서
주로 취침. 잠깐 공부. 환자들과 농담 따먹기. 하이버리질 등등인데
아무래도 하이버리는 우리 당직실에서 접속을 하다보니
주위 동기들이 하이버리를 다 알게 되었다는 것.
 
 아스날? 앙리 갔다며? 다 팔았다는데?
 아직도 좀 하는가? 3~4위 밖에 못 한다면...


 뭐야... 이 인간들... ㅠㅠ 왜 이리 자세히 알아 ㅠㅠ


 그렇게
그동안 한 4개월동안 고생한 거 지금 다 놀고 있다는 것.
휴가 전까지 감량되었던 7Kg은 이미 부메랑이 되었다는 것...


 더불어.
9.10월에는 당직만 아니면 8시 전에 퇴근한다는 것!
덕분에 요즘에는 그 동안 못 만나던 사람들도 만나고 있고
FF도 매 주 가서 죽돌이 노릇을 하고 있고
심지어 축구도 보고 있고. 하니
꽤나 즐겁다는 것...

 GMF 갈 예정,

다만 ㅠㅠ
11월부터 2월까지는 죽음의 일정이 기다리는 중...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다들 그 전에 얼굴들 좀 봅시다 ㅠㅠ

Posted by 빨간까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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