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에서 만화가 나올때까지 밖에서 뛰어놀다가 

엉망이 된 체로 집에 들어와서 만화 보다가 엄마한테 더럽다고 혼났었고

보물섬을 열심히 보던 초딩 이후로 만화를 끊은(?) 적은 한 번도 없다.


지난 주말에 고등학교 친구가 우리 집에 와서 이틀간 머물면서 내가 사놓은 만화 몇 권을 보더니

'니가 왜 그렇게 살고, 그런 말을 하는지 만화를 보니까 알겠다'고 했는데

'당신이 무슨 책을 읽는지 말해주면 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줄 수 있소' 라는 말도 떠오르던데

심심해서 정리하다 보니까 꽤나 솔직한 자기고백이 되더라.


암튼. 좋아하는 만화들 중 지금은 좀 찾기 힘들지만 내가 생각했을 때는 명작들 위주로.

너무 유명한 만화들은 적당히 제외하고 적어본다.

몇몇 만화들은 대형 만화방에 가도 없는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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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겨울이야기 - 하라 히데노리. 


재수를 하게된 남자가 학원에서 사람들, 특히 여자들을 만나면서 생기는 일들에 대한 이야기. 

하라 히데노리 특유의 세밀한 감정묘사가 돋보인다.

단발에 적극적인 나오코가 참 좋았다. 아마 단발 사랑은 이때부터...인가

이후의 작품들도 명작이지만, 아무래도 첨 접한 작품이 기억에 남는듯.





2. 해피! 


우라사와 나오키는 정의와 평화를 외치지 않는 만화를 그린게 도대체 언제인가...

우라사와 나오키는 힘을 뺀 만화도 잘 그린다는 걸 입증하는 만화.

다른 스포츠 만화인 야와라보다 난 이게 더 좋았다



3. 맘보걸 키쿠 - 나카야마 노리코. 


아버지가 다른 자매들과 가족들의 이야기인 고고걸스의 후속작이다.

고고걸스 히트해서 자매 중 제멋대로며 예측할 수 없지만 매력적인 키쿠와 남자친구의 이야기로 후속작이 나옴




4. 소라닌 - 아사노 이니오. 


밴드를 하는 남자와 이제 막 퇴사를 한 여자, 그리고 그 친구들의 이야기. 

청춘만화의 여러 덕목을 갖춘 만화이다.

밴드 관련해서 나오는 것은 애니메이션은 Beck이 제일 좋았지만, 만화는 소라닌이 더 좋다. 

2권이라 짧게 읽기는 좋은데, 생각보다 시간은 걸린다는.

미야자키 아오이 주연의 영화로도 나왔음.





5. 동경대학 이야기 - 에가와 타츠야. 


이 이후의 골든보이부터는 그냥 변태가 그리는 만화이므로 여기까지가 좋은것 같다.

물론 동경 대학 이야기도 충분히 변태다. 

초반은 아닌데 중반부터는 미쳐 나간다. 하하하...





6. 이나중 탁구부 - 후루야 미노루. 


재수할 때 별명이 이자와였다. 

이제 와선 다들 시가테라가 짱이다 뭐 그러고 있지만 'Do you remember the first time?'

이나중 탁구부 좋아한다고 하면 괴짜가족 보라고 그러던데, 괴짜가족은 정말 견디지를 못 하겠던데... 





7. 사각사각 - 김나경. 


귀여운(?) 캐릭터에 꽤나 컬트한 개그. 

개그로는 한국에서 제일 좋아하는 작가였다.

웹툰으로 정말 보고 싶은 작가인데, 지금은 학습지하고 과학잡지 등에만 연재하시는 듯.

홈페이지는 아직도 있더라.





8. 헬로우 블랙잭. 


의학만화의 상당수는 딱히 소재가 의학이 아니어도 되는 경우가 많다.

마치 손오공이 에네르기파를 쏘듯이 의사들이 기예를 자랑하는 만화가 많기때문에.

그런 현실적인 관점으로 보면 그나마 의룡, 닥터 고토의 진료소 등등이 나은 편이다.

물론 닥터 고토 진료소도 꽤나 심한 뻥이지만...

어떤 리얼리즘이라는 측면에서만 보면 이 만화가 그나마 현실에 닿아있다.

연재 중단 상태인데, 재개할 것 같지 않다.





9. 동경괴동 - 모치즈키 미네타로. 


물장구치는 금붕어, 드레곤헤드 등의 작가. 

이 글 쓰면서 새삼 찾아봤는데 이 작가는 작품 간의 폭이 꽤나 넓은데 다 잘한다.

신작은 아직 번역되지 않았는데, 역시 재미있을 듯.

동경 괴동은 상처받은 불안한 인간들이 서로를 감싸안는 이야기인데, 정말 좋다.





10. 푸른알약. 


Will you still love me tomorrow? 에 대한 positive love story.






11. 악의 꽃 - 오시미 슈조. 


사춘기의 그 예측할 수 없음과 자기혐오, 그리고 타인혐오. 

무너지지만 그 상태로 또 살아가고 그런 캐릭터들을 그리는데 탁월한 듯. 

이 작품에서도 작가의 변태적 성향을 느낄 수 있지만 최근 정발된 작품은 정말 변태.

내 안의 마리? 인가 하는 작품인데 보면서 꽤 불편한데, 또 궁금해서 계속 보게 된다.




12. 아직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뿐 - 아오노 슌주. 


이 만화를 보고 생각 나는 친구가 있음.

대책 없는 아저씨를 날 것으로 그려낸 작품이다. 

어느 정도는 작가 본인의 이야기인데, 꽤나 날 것이다. 또 그게 좋음.


 




13. 먹고 자는 두사람 함께 사는 두사람. 


최근에 완결편이 나왔음.

오래된 동거 커플의 이야기인데

하나의 이벤트들을 한 회는 남자, 한 회는 여자 시각으로 보여 준다.

사건과 사물을 보는 시각의 차이를 보여주는데

굳이 남자와 여자라서가 아니라 어차피 인간은 다르기 때문에 발생할 수 밖에 없는 차이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 것을 해결하는 것도 보여주고.


 



14. 인어의 숲


루미코 여사의 작품을 고르다 보면 아무래도 란마가 첫번째겠지만

란마는 솔직히 너무 길고...추천을 하라고 하면 인어의 숲과 메존일각이다. 

단편들이 모여서 적당한 이야기들이 되는 인어 시리즈는 루미코 여사라 하면 우리가 생각하는 이미지랑 다르다.

메존일각은 우리에게 좀 더 익숙한 루미코 여사의 만화이고.





15. 4년생, 5년생. 


현시연을 그린 작가. 

대학을 졸업하기 전의 이야기인 4년생이 히트를 쳐서 그 후인 졸업 후의 이야기가 5년생으로 나옴. 

일본도 역시 그 나이쯤이 힘들긴 한가 봄...

대책 없는 남자와 좀 더 현실적인 여자의 캠퍼스 커플의 이야기이다.







16. 도쿄 80's , 독신자 기숙사. 


2000년대에 과거를 회상한 도쿄 80's와 애초에 80년대에 동시대를 그린 독신자 기숙사. 

대학생이 나오는 도쿄 80's와 고졸 생산직이 나오는 독신자 기숙사.

비교해서 읽으면 차이가 보이는 곳이 많다.




17. Not Simple - 오노 나츠메. 


'단자'를 읽고 그녀의 작품을 하나씩 사고 있다. 

배경 자체가 일본이 아니지만 그림과 이야기가 정말 미국(?)스타일.

 




18. 자꾸 생각나 - 송아람 


어떤 영화감독이 그리는 만화 같은 느낌이 든다. 

속 터질 것 같은 디테일한 묘사들이 돋보임.


Posted by 빨간까마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