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황궁아파트는 새로운 시대의 방주가 될 뻔 했다.

주민은 단순히 '소유자'라는 것만으로 하늘에게서 선택받은 자들이 되어,

새로운 시대의 조상이 될 뻔 했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상황에 따라 대표자가 된 사람이 있다.

마치 우리의 통령 생각도 나게 하는데.

는 예언자, 지도자가 되어 방주를 운행한다.

 

 

하지만 인간을 벌하던 구약의 시대에서. 신약의 시대로 넘어오게 된다.

방주가 의미가 있던 시절은 지나가고 있다.

식량은 떨어졌으며.

밖에서는 사람들, 또는 바퀴벌레들이 다니고 있다.

 

 

방주의 시대의 우리의 지도자는 스스로 예수가 되어, 제자들과 함께 광야로 나간다.

하지만 그는 파시스트일 뿐.

혐오와 배타성에 기초한 그의 지도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바퀴벌레들에게 음식이 필요한가?

선택 받은 인간들에게만 음식이 의미가 있을 뿐 집단 린치를 통해, 식량을 가져온다.

그리고 벌어지는 축제. 축제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식량이 필요했던 것일까?

 

죄의 증거인 막달라 마리아가 등장한다.

그리고 그녀의 고발로 우리의 지도자가 사실은 예수가 아님을 알게 된다.

영화에서 가장 아쉬운 것은 이 시점으로. 지도자가 단순히 '소유자'가 아님에 돌을 맞는.

이때 팍 식었음.

 

바퀴벌레와 인간의 싸움에 부부는 방주에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빛.

이미 방주가 필요했던 겨울은 지나간 지 오래.

밖의 세상에서 인간들은 궁핍하고 구차하지만 그렇게 살고 있었다.

어떤 혐오와 배타도 없이, 모두 가난하게.

Posted by 빨간까마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