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야구계의 대마왕이라 칭하는 팀. SK.
구단의 전폭적이며 개념있는 투자.
돈 없던 시절부터 강팀 만드는데 일가견이 있던 감독 김성근.
엄청난 훈련양을 군말없이 소화하는 선수들.
8개 구단 최고의 선발진은 아니지만 8개구단 최고의 투수진. 선발로 뛰어도 될 계투진.
기본기에 충실한 발빠르고 수비 잘하는 야수들.
경험과 패기가 종합된 선수단.
코리안시리즈가 시작하기 전에 두산팬들도 질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정규 리그 2위인 두산이 보기에도
RPG 게임 끝에 나오는 용과 같이도 단단한 그 상대.
그리고 졌죠.
작년에는 2차전까지 승리하고도. 김성근식 분위기 뺐어오기에 넘어가서
이런 더러운 승부를 펼치다니 . 내년에는 갚아주겠어!
하는 분함이 있었다면 올 해에는 완패였다는.
올 해에는.
그 짧지만 한 번씩 찾아오는 고비들을 넘지를 못 하였습니다.
무엇보다도.
5차전에 마지막에 보여졌던.
SK의 박재상, 조동화의 연이은 호수비... 는
"니네들 그냥 우승하세요~ ㅠㅠ" 하고 자포자기하게 만들었죠.
하지만 9회에 맞은 절호의 찬스.
한 소년의 울음으로 끝난 마지막 승부.
2년 연속 준우승이라는 믿고 싶지 않은 결과.
금메달 감독이 차지하지 못 하였던 코리안시리즈 우승컵.
무엇보다도 삼성과의 힘들었던 경기들이 짐이 되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지금와서 돌아보면 아쉬운 장면들이 많죠.
연이은 잔루와 외야에 볼을 띄울 수 있는 타자가 없다는 것은 문제가 많아 보입니다.
하지만 자신있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은.
우리는 이제 매년 뽑는 올 해의 순위에서 매번 하위권을 분류되는 팀이 아니라는 것.
선수들의 숨겨진 능력을 볼 수 있는 감독이 있다는 것.
내년에를 더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퀄리티와 포텐셜의 선수들이 있다는 것(... ㅠㅠ)
그리고 실패는 할 만큼 했다는 마음.
아버지 고향때문에 응원하였던 해태
아버지 직장때문에 응원 하였던 빙그레
아버지 고향때문에 응원하였던 쌍방울
그렇지만 전 결국 제 스스로 두산을 선택하였고 후회는 없습니다.
올 해는 울어도 내년에도 야구는 계속되니까요.
이제 5년차 김경문 감독이 가져온 두산에의 놀라운 결과.
FA로 선수들 데리고 오지 않아도 메꿀 수 있는 탄탄한 육성 시스템.
올 해에는 이재우가 돌아왔다면. 내년에는 손시헌이 돌아온다는.
임태훈, 김현수, 오재원은 내년에도 성장할 것이며.
이승학, 김선우, 정재훈이 지킬 선발진도 단단해 질 것.
두목곰 김동주와 이혜천 그리고 홍성흔의 거취가 문제지만.
고영민의 눈에 띄는 하향세가 문제지만.
우리는 내년에도 가을에 야구할 것이며.
내년에도 더 많은 팬들을 다시 모아올 것이라는 것.
그러니 울지마라 현수야.
크나큰 선수들은이 정도 아픔은 다 겪는 것이니까
너때문에 진 것 아니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