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8.01.09 언니네 이발관, 그리고 나의 20대 (2) 9
  2. 2008.01.03 언니네 이발관, 그리고 나의 20대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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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곡 논스탑!!!!


미친듯이 듣게 된 언니네 이발관 2집.

1집의 그 날이 바짝 서있는 감성에서 이미 나는 벗어나 있었지만.
자괴감에 빠져드는 건 더욱 심해지고.
자기비하, 알 수 없는 상실, 세상에 대한 두려움에 가까워져 있었다.



처음 날개를 접을 때 그 잊을 수 없는 기억
패배를 안거야
누군가 내게 이렇게 말했지
절망엔 언젠가 끝이 있다고
지금도 그 말을 믿을 수가 없어
아무도 그 말을 믿을 수가 없어                  - 언니네 이발관 2집 <청승고백>


언제 뒤쳐질지 모른다는 두려움, 싱거웠던 인간관계
집의 안 좋았던 경제 사정, 더 안 좋았던 성적.
믿었던 이의 배반, 그리고 갈 곳도 없고 갈 돈도 없던 무더운 여름

그리고 연애를 하고 싶다. 아니 해야겠다는 마음도
모든 것이 나에게는 짐이 되고 힘이 들던 그 가벼웠던 시절.





언제부터인가 매일같이 휴일이지만
휴일의 밤이면 왠지 모를 흥분이 되네
사람들 모두 저마다 바쁘다지만
나같이 하루를 보내는 사람도 많아
그들은 날 보고 바쁘다고 하겠지
너에게 달려가는 나를 쳐다보며
인생은 너무 긴 하루
하루를 보내는 우리의 짧은 이야기
사랑은 너무 긴 노래
노래를 부를 땐 쉬었다 가야만 해요              - 언니네 이발관 <어떤 날>


인생이란 거. 어차피 같은 패턴, 같은 습관의 연속이기에
그다지 흥분이 될 이유도, 변화가 있을 이유도 없기에
더더욱 무언가에 의미를 부여하고 느낌표를 주는 건

바로 따분한 평일이 연속이 되기에 그런 것.
그런 평일의 기분에 무언가 흥분을 하게 할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휴일, 토요일

그럴 때 잠깐 맘을 쉬어갈 수 있었던 뭔가에 달떴던 그 때.
그렇게 발견(?)한 한 사람.





만일에 만일에 내가 너에게 고백한다면
들어줄 사람이 없을 거라는 걸 알아요
만일에 만일에 내가 너에게 고백한다면
너무도 가슴이 아플 거라는 걸 알아요
이제는 그 어떤 말로도 이제는 그 누구라도
맨 처음 우리의 날을 기억할 순 없겠죠        - 언니네 이발관 2집 <순수함이라곤 없는 정(情)>

그렇게 나를 외면하는 건 너답지 않은 걸
그렇게도 너의 모습에 취해
너의 모습에 취해버린 나를 알 수가 없어     - 언니네 이발관 2집 <실락원>


그렇기에 더더욱 집착을 하였던 나의 연애감정.
무조건 실패하리라. 관계가 변하리라. 이미 그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처음 사람을 본 순간을 기억한다면 그건 그 때의 감정을 기억한다는 것.

그 20대 초반의 무렵, 21살때에도 그렇지만

나에게 여전히 두려운 인간관계의 변화.
한 사람과 나와의 관계가 A->B->C 로 변화하는 것 바뀌는 것.

아직도 익숙하지 않은 그 무엇...





지금부터 우리는
유리 너를 볼 수가 없을 거라는 믿음으로
지금부터 너에게
이제 다시 볼 수가 없을 거라는 말을 했지
그렇지만 알 수가 없는 건
손을 뻗어도 잡을 수 없었던 유리 너였어
아무래도 그저 사랑일뿐야
그보다 더 쓸쓸한 여행이 어디 있을까             - 언니네 이발관 2집 <유리>


내가 원한 관계의 변화. 나의 욕망이 반영이 되지 않고
그 사람은 A->B->C의 관계가 아닌 내 친구의 여자친구가 되었고
아마 나는 그사람에게 1년이 지나서야 직접적으로 얘기를 했던 것 같다.

아니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냥 그런 것 같다. 그랬을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다시 사람을 보는게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을 것...




나를 봐 이렇게 어제로 돌아가고만 싶어
나를 봐 이렇게 나에겐 알 수 없는 것이 너무 많아
그리운 마음이 있어 너를 볼 때면
허전한 마음이 있어 그 곳에 서면
미래를 보네 볼 수가 없는
보고 싶지만 할 수가 없는 것을                              -언니네 이발관 2집 <어제 만난 슈팅스타>


난 사랑을 믿을 수가 없지
왜 시간을 이기지 못하는가 물었어
물었어 물었어 물었어                                         -언니네 이발관 2집 <꿈의 팝송>


그렇게 무언가를 잃은 듯한. 하지만 낮에는 웃고 지내는 그런 때
내가 돌아가고 싶었던 때는 아마 고등학교때...

20대에는 무언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던 그 고등학교 2학년때.

하지만 막상 쉽게 되어버린 20대에는
또 한 걸음 달아나서 좀 더 어른이 되었으면 하고 생각했던 그 때

내 친구는 "그냥 35이 되어서 애가 한 명 정도 있고 부인도 있고 했으면 좋겠다"

어제를 그리워 하고, 근 10년 뒤의 미래를 보고 싶어하고.
지독히도 그 당시의 현재가 싫었던 것은 무엇때문일까???




이제는 잊어야지 오늘도 어제처럼
석양엔 삼단같은 노을이
이제는 떠나야지 모든 걸 여기 두고
너희의 함성들을 바라네
어디쯤에 푸른 날이 있을까
푸른 날은 어디에 (그 날은) 어디쯤에               - 언니네 이발관 <무명택시>

그렇게 매일 매일. 하루 하루를 잊고 싶다 잊고 싶다.
오늘도 넘겨야지 오늘도 넘겨야지.
내일은 떠나야지 내일은 떠나야지.

노래를 부른 들... 푸른 날은 오나?




넌 나를 아는 사람처럼 어쩐지 웃고 있었지
나의 다가올 시간들은 한 사람만을 위한 노래
그 후로 많은 날들을 함께 했지
그대 나의 친구라고 말하네
인생의 별이 너에게 있다며
이제 우리 친구라고 말하네
외로운 동안 둘이 함께 있어요

넌 내일을 아는 사람처럼 어쩐지 쓸쓸해 보여
나의 지나온 시간들은 한 사람만을 위한 시
그렇게 많은 날들이 흘러갔지
이제 내게 너를 잊으라 하네
이별의 향기 피할 수 없다며
나의 마음 아니라고 말하네  
인생의 별이 우리에게 있기에                            - 언니네 이발관 <인생의 별>


매일 집에 처박혀서 언니네 이발관 2집 테이프만 듣던 날.
아니 정확하게는 <인생의 별>만 듣던 날.

테이프가 늘어질 무렵 얻은 건.
나의 <인생의 별>은 나에게 있는 것.
우리에게 있는 것.

내가 얻은 진실이란 어이없게도 가사에 써 있는 것.
하지만 어이없게 뭔가가 변하기 시작할 무렵.

무언가는 계속 떠나가고 아니 또 다시 오고 하지만
다 내가 그 자리에 있기 때문.

비록 나의 인생의 별이 밝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무언가 해봐야 겠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아니 해야만 한다고. 나가야겠다고 맘을 먹을 무렵.


앨범 하나를 제대로 들었을 무렵까지
언니네 이발관은 기나긴 휴식기.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거의 해체에 가까워져 있었다.

그들에게는 제일 안 좋은 시기에 내가 그 노래에 힘을 받다니...
그렇게 언니네 이발관은 나에게 <인생의 별>이 되어준 것

그렇게 지나간 ... 4년...

ps)다듬지 못 한 글은 언제나 좀 창피하네요 ㅠㅠ


지난이야기 다시 읽기:
2008/01/03 - [일쌍다반사/It's my life] - 언니네 이발관, 그리고 나의 20대 (1)
Posted by 빨간까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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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7년에서 2008년으로 넘어가는 그때

나는 언니네 이발관 콘서트를 보고 있었다.
다른 수 많은 공연장도 생각이 있었으나. 내가 굳이 그 곳을 선택한 것은
그 곳이 나의 20대를 반영하는데 제격이라 생각을 했기 때문.

남들에게는 꿈만 같았다는 20대, 놀기에 바쁘다 취업걱정을 하는 20대.
때로는 공부만 하다 끝난다는 20대.
나는 무엇을 했고 무엇을 이루었는가?


가질 수 없는 걸 알기에 알기에
더욱 갖고 싶은 내 자신에 화가 나
지금 내 앞에 있는 나를 닮은 저 사람
당신은 도대체 누구야                      - 언니네 이발관 1집 <푸훗>

꼭 해야 할 말이 있어 너에게
어제 일은 미안해 정말 미안해
너에게 부담이 되긴 싫었어
너처럼 되고픈 마음에                      - 언니네 이발관 1집 <동경>

사실. 20대에 내가 갈 길이 정해진 것은
대학에 들어오면서부터다. 직업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나는 다른 걸 갖고 싶어했지만 나와 닮은 저 사람은 그걸 원했던 것...
오로지 집에 부담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내 하고 싶었던 걸 못 했던 시절도 있었다.
지금와서 후회 하지는 않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허전함을 느끼네
내 안에 숨겨둔 마음을 너는 알고 있을까          - 언니네 이발관 1집 <보여줄 수 없겠지>

 그 때를 생각하면 언제나 아쉬운 것은...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한 적은 없다는것.
괜시리 짜증만 내던 그 시절에 이미 나는 많은 것을 잃고 있었는지...




처음 느꼈던 그 모습 그대로
기억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음 좋겠어
사람들을 만나고 알아가게 되면
항상 그렇지만은 실망하게 되네
시간을 먹고 사는 사람들의 만남이란 다 그래      -언니네 이발관 1집 <쥐는 너야>

흐린 이런 날에는 세상도 좋아
너흴 난 너흴 보며 걷네
'미안하지만 이번엔 주인공이 아닌 것 같아..'     - 언니네 이발관 1집 <산책 끝 추격전>

아무도 없던 텅빈 작은 집에 사람들 모여 들어
모두 같은 걸 찾고 찾으려 하지만
어디에도 없어 어디에도 없어                          - 언니네 이발관 1집 <팬클럽>

하지만 그 시절 나에게 위안이 되었던 것은
내 곁에 있었던 친구들... 언제나 같은 것을 나누고 누릴 수 있다 생각했던
나도 그 들을 보고 위안을. 그들도 나를 보고 위안을....

우리는 전국 각지에서 대전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모여
IMF의 아픔을 어떻게든 이겨나가려 그 작은 학교에 모였고.
비록 성장배경, 삶의 터전, 쓰는 사투리는 다 달랐지만
서로를 이해하며 다른 이와 싸우며 하루하루 보내는 하루...

하지만. 매일의 술자리, 매일의 잡담, 매일의 흡연에도
뭔가가 허무하고 심심하고 답답하던 그때...


나에겐 소원 하나 있어 좀 물어봐 줘
죽이고 싶은 누가 있어 넌 모를거야
어쩌면 그래 나를 보는 저 눈을 보면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넌 바로 나였어                                      -언니네 이발관 1집 <미움의 제국>

20살의 나를 지배한 감정: 자괴감.
누구에게나 보이는 서늘한 미소, 시니컬한 비판...
어둠 속의 독버섯, 맘 잡고 성공한 동네 양아치, 사람 둘은 죽였을 듯한 눈빛.
언제나 듣던 무섭다는 이야기.

그렇게 나는 내 자신에게 자신이 없었고.
내 안에 누군가를 들여오는게 무서워.
가시를 바짝 세우고 살았던 것...

내가 죽이고 싶었던 것은 바로 틀안의 나.



어제는 기적의 소년 내일은 바보가 되어
커다란 저울위에 매일 오르는 거야

모든 유혹 혹은 영예 이젠 떠나는거야

이제는 너만의 여행을 떠나야 해
어떤말도 그 누구도 신경쓸 것 없잖아          -언니네 이발관 1집 <소년>

 그리고 나는
그 해 초여름.머리를 올브리치로 금색으로 염색하고
대전에서 차마 집으로 바로 가지는 못 하여
혼자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떠난 그 곳...

춘천...

초여름 밤 10시의 춘천.
갈 곳이 없는, 아는 곳도 없는 춘천.
내가 가기로 한 곳은 교과서에서 본 소양강댐. 주머니엔 만원

표지판 보고 걷고 또 걷고.
도착한 시간은 새벽 6시
인근 부대에서 들리는 빵빠레 소리.
나를 보고 짖는 잡종 진돗개 한마리.

가방에 있던 소주를 꺼내 마시고. 댐 옆에서 깊디 깊은 물을 보고.

무언가 무언가 무언가 그 전과는 다른 생각을 하게 된...



오늘은 나의 스무번째 생일이라
친구들과 함께 그럭저럭 저녁 시간
언제나처럼 집에 돌아오는 길에
별이유도 없이 왜 이리 허전할까
난 이런 기분 정말 싫어
너희들의 축하에도 이런 기분 정말 싫어
어제와 다른 것은 없어
그렇지만 기분이 그래
내일이 와버리면 아무 것도 아냐               - 언니네 이발관 1집 <생일기분>

그 어떤 여름의 시험무렵.
나는 뒤늦은 공부로 새벽 5시까지 하다가 집에 갔었고
아침에 깨보니 이미 시험시간은 지나있던 그 때.
내 삐삐에 아무의 연락도 없던 그 때.

결국 우리가 서로를 위해주고 위로를 해 주지만.
혼자 일어서야 한다는 것을 안 그 때.

그리고 그대로 시간이 흘러 흘러 진정한 20세의 생일을 맞은 날.


 그리고?
Posted by 빨간까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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