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쌍다반사'에 해당되는 글 168건

  1. 2013.02.09 35세, 의사 10년째 1
  2. 2013.01.17 2012.04.19 부산음식
  3. 2013.01.17 2012.05.04 전주여행 음식편
  4. 2013.01.17 2012.01.05 시험
  5. 2013.01.17 공포영화꿈(2013년 1월 17일에 꾼 꿈)

2013년이 되어 35세가 된걸 2월에서야 깨달았다는 친구의 말 듣고 '헛헛'하고 웃었는데. 오늘 문득 깨달은건 2004년에 의사면허 땄으니 올 해로 10년째라는거. 그동안 '소송'걸릴만한 일은 없었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드니 답답하긴 하네.


물론 의사생활하면서 보람찼던 일이나, 괴로웠던 일들도 생각이 나지만. 첫번째는 큰 문제가 없었다는거. 하지만 그건 내가 잘해서아 아니라 병원의 보호를 받기때문이 크다. 벌써 10년이지만 난 아직도 배우는 입장이기에 가능한 일이지.


의대 6년 - 인턴 1년 - 군의관 3년 - 레지던트 4년 - 펠로우 2년.. 이렇게 지나가고 있으니 대략 16년을 투자하고 있는데 딱히 불만은 없다. 혹자들은 너무 오래 걸린다. 힘들다 징징대는 것 같은데. 물론 이해는 하지만, 주위의 친구들 봐라. 다 그렇게 산다고. 이 곳에 와서 본 것은 내가 투자한 것에 비해 나는 여러가지로 많이 받고 있고 앞으로도 많이 받을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금전적인 여유가 생긴 것이 당연히 중요하고, 내가 필요할때 시간을 낼 수 있었다. 돈이 없어서 내한공연을 남의 떡처럼 쳐다봐야했던 대학생활에 비해, 공연이 있으면 어떤 제약도 없이 갈 수 있으니...


이제 올 해가 지나 전임의 2년이 끝나면 취직자리를 구해야 한다. 어렸을때야 막연히 대형병원에 남아야지 생각했지만 지금 그런 선택을 내리기엔 머리가 굵어졌고. 인생에선 큰 갈림길은 아니고 사실 대학교 들어가면서 큰 길은 이미 정해졌다. 하지만 작은 길이어도 그 갈림길에 딱 서 있으면 충분히 고민이 되지.


사실, 뭘 선택해도 그 폭이 크지않다는건 알고있다. 더군다나 20대까지 내 스스로를 특이하다고 생각했던 것과 달리, 나는 내가 굉장히 평범한 사람이라는걸 알게되었다. 폭이 넓지않은 내 안에서의 보수성이라고 해야하나, 예측 가능한건가. 어차피 결론을 내리는 것에 있어서 변수가 많지는 않다. 고민해봤자 뻔한 결론을 낸다는 것.


일단 다른 친구들과 같이 가족이라는 변수는 내게는 없다. 결혼을 아직 하지 않은 1인 가구로 살고 있고. 부모님이 계시지만 한달에 몇 번 찾아가고 정액의 돈을 보내드리는 것 이외에 내가 해드릴 것도 없고 하기를 원하시지도 않는다. 


이렇게 살다보니 20대에 깨달은건 나는 역시 '게으르다'라는 것이다. 정확히 얘기하면 자기 중심적이다. 무책임하다. 계획이 없다. 이 직업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그런 면은 없애야 한다는것이 어렸을 적에는 참 짜증도 났지만 뭐 이제는 조절도 어느정도... 성실한 것이 당연한 사람들 사이에서 성실한 척 해야한다는건 괴로웠지만 지금은 살만한건 내가 그만큼 인간이 되었다는 증거, 불편했던 것 같다 그 시절엔...


'죄책감'이라는 감정을 굳이 소환하지 않아도 사회생활이 통제 가능할정도가 되어야 편안하다니. 자유의지로 사는 레벨까지는 클리어 못 한 것이긴 해서 아직 인간이 덜 된 것은 맞긴하지만 지금처럼은 사는데에는 충분할 것 같다.


당장 내게 꿈을 묻는다면 그냥 지금정도로 내 가고싶은 곳, 먹고싶은것, 듣고싶은 것, 보고 싶은 것을 누릴 수 있는 삶을 유지하는 것이라고밖에 대답할 수 없다. 욕망이 거세된 삶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나는 그때 그때 생기는 욕망을 누르지 않는 삶을 계속 살고 싶은 것 뿐이다. 


그렇게, 35세, 의사 10년째 

Posted by 빨간까마구

부산여행음식편: 특별히 싫어하는 음식은 없다라하지만. 제일 사랑하는건. 감자와 두부로 만든 모든 음식을 사랑한다고 과감히 얘기할 수 있다, 그런데 자주 안 먹어서 그렇지. 두부, 감자 못지 않은 건 새우다. 새우를 먹는 방법은 다양하다. 그 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새우튀김. 생일파티할 때 아니면 먹을 수 없던 새우 튀김.
그런 새우튀김의 종결자를 이번에 보았으니. 파라다이스 호텔의 부페. 튀김은 재료와 튀김옷으로 끝나는 음식이기에 스트레이트하다. 튀김옷과 재료를 잘 익히는게 중요하지만. 재료의 퀄리티에 많이 달려있는 음식.
여기 새우는. 거대하다. 그런데 거대할 뿐 아니라. 그 안의 살이 탱글탱글하다는 표현이 어울릴만큼 실하다. 막 튀긴 튀김옷의 바삭함 뒤의 새우살의 질감은. 여지껏 먹었던 새우튀김의 느낌을 전부 앗아가버린 황홀감.

Posted by 빨간까마구

전주여행음식편:부산과는 달리 목요일 저녁에 내려가서 금요일 저녁에 올라와야해서 계획했던 것의 절반도 먹지 못 했다. 콩나물국밥,막걸리,한정식,피순대,들깨칼국수추천을 받았음. 콩나물국밥이야 맛나게 먹었지만. 한정식이 생각보다는 아쉬웠다
재미난건 막걸리인데. 막걸리가 주전자+안주 셋트로 해서 만오천원에 제공이 된다. 비싸게 느껴지지만. 기본 안주가 훌륭하다. 처음에 나온 건 계란후라이, 묵은김치짐! 파전, 튀김, 홍합탕, 두부김치, 콘치즈 여기에 두개 정도 더 해서 한상차림. 각 안주가 서울 기준으로 메뉴하나 시킨 것만큼 제공. 중요한 건 막걸리 새로 시키면 안주가 새로 세팅이 된다는 건데. 메뉴가 다르다. 다른 메뉴들로 한 상을 채워준다. 4번째까지는 다른 메뉴들로 채워준다고 한다. 4번째에는 대하를 먹을 수 있다.

Posted by 빨간까마구

사람마다 시험에 대한 스트레스가 나타나는 방법은 다른 것 같다. 특히 스트레스에 조금 더 약한 타입의 사람들은 다른듯..
저번에 병원 모임에서 모선생이 "아니 뭐 지금부터 해도 충분하니까 놀아요 놀아"하는데 확 한 대 치고싶었다. 그런 말로 남에게 위로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니 한심할뿐..
예전에는 셤이 있어서 준비를 하게 되면. 1달정도 전부터는 헛구역질이 시작되는데 다행히 식사를 못 할 정도는 아니다. 식사 양은 줄기는 하지만.. 그 때쯤 밤에 잘 때 이가 얼얼하다고 느끼는데 공부할때 이를 꽉물고 해서 그런..
이번에는 이런 증상이 없어서 다행이다 싶을정도로 편안히 하다가 시험 3주전부터 시작되었다.
잠이 안와... 아니 정확히 얘기하면 잠을 쭉 자지 못 하기 시작했다. 2시간 이상 스트레이트로 잠이 안 온다. 확 놀라서 깨거나 꿈이 너무 안 좋아서 깨거나. 2시간 정도 자면 깨서 1시간 정도 잠이 안 온다. 2주전에 괴로워서 맥주 1캔 마시고 잤을때가 5시간 스트레이트로 잔 마지막. 이렇게 반복이 되다보니 결국 2주전부터 두통이 시작되었다. 타이레놀의 도움을 받게 되었고 다행히 하루 2알정도면 어떻게든 견딜 수 있었다. 하도 떨어지면 어떻게 하나 생각하다가 고민을 덜기위해 일주일 전이 결정했다. 떨어지면 바로 준비해서 남미로 가기로. ㅋㅋㅋ 
결국 시험 전 날인 어제도 같은 양상. 결국은 1시간을 쭉 자지 못하고. 시험장으로 가는 중 타이레놀 한 번, 시험보다가 죽을 것 같아서 한 번 더 먹었다. 
셤 대충 보고 겨우 집에 와서. 피로감으로 누웠으나 두시간 자고 또 깼고 다시 머리가 아프기 시작하네. 그리고 잠깐 울고. 단순히 시험을 잘 보고 못보고보다 이 신체적으로 나타나는 현상들이 괴롭다는..
셤 준비하고 참 과하다싶을정도로 SNS를 하는 건 안 좋은 생각이 나를 먹어버리는 걸 그나마 줄일 수 있어서였던 것 같다.
솔직히 셤은 보고 나왔고 2차를 볼 기회가 주어질지 어쩔지는 모르겠고. 오늘은 좀 길게 잘 수 있을까?. 술이라도 마시고 싶어도 머리가 아파서...

Posted by 빨간까마구

눈을 뜬다. 몇 명의 남자무리와 방에서 자고 있다. 밖은 기차가 오는게 보인다. 늘 그렇듯이 농담을 하고 여자이야기를 하고. 밖으로 나간다. 내가 알던 세상과 달리. 모든 생물체에 눈코입이 없다. 꾸물꾸물 벌레와 같이 기어다니는 것들. 이상하다 싶어 다시 돌아오니. 낯 익은 자매와 자매의 엄마가 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자매 중 하나가 엄마와 싸운다. 그런데. 갑자기 목이 돌아간다. 이게 뭐지 하는 순간에 다시 원래 상태로 돌아온다. 나는 익숙하지 않은 광경에 태연한 척 한다. 왜냐면 그들의 반응이 너무 일상적이기때문이다. 다른 여자아이가 나간다. 나가기전에 엄마가 '이거 마시고 가야지?' 하는거를 무시하고 나간다. 나가자마다 몸이 돌아가고. 그녀는 다시 들어와 그 것을 마시고 다시 나간다. 멀쩡하다.
나는 엄마와 함께 어떤 건물로 간다. 밖에는 아까전에 보았던 눈코입이 없는 생물들이 떠다니다가 기어가다가 한다. 하지만 전반적인 움직임의 느낌은 꾸물꾸물. 건물의 구멍가게에 간다. '이거 구하기 힘든 거 알지?' '아이 그럼요. 제가 알아서 잘 하잖아요' . 방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그 날 이후 나의 일과는 그 물을 구하러 가는 것이었다. 나가기전엔 꼭 그 것을 마시고 나간다. 어느날은 엄마와 어느날은 혼자 가게 되었다. 혼자 가도 될만큼 나도 밖의 세계에 익숙해졌다. 그렇게 혼자 간 어느날 나는 화장실을 찾아 건물의 윗층에 올라가니. 나와 같이 사는 사람들과 가게 주인을 제외한 인간들을 처음으로 보게 되었다. 패스트푸푸드점의 한 남자가 '잘 지내고 있나?' '나를 알고 있나?' '그럼. 너는 내가 기억이 나지 않는가?' '응' '너 이 곳이 정상이라 생각하느냐?' '아니 뭔가 이상한 것 같다' '우리는 이 세계에서 나가야해. 아마 이 위층이 출구인 것 같아. 하지만 네가 여기 올때 마신 물이 우리의 몸이 다시 돌아가게 만들지' 한 사람이 올라가는데 정말 그말대로 몸이 꼬아진다. 그리고 터진다. '하지만 적정량의 물을 마시면 몸이 꼬아지는 느낌만 들뿐 참으면 올라갈 수 있다'
나는 다시 방으로 돌아갔다. 여자애들이 묻는다. '오늘은 즐거웠어?' 무슨 이야기지?
나는 훈련을 시작한다. 맨처음은 방에서 나갈때 몸이 꼬아지지 않는 최소한의 물의 용량을 찾는다. 의외로 금방 찾았다. 내 몸은 단단해서 왠만해서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다음은 패스트푸드점 윗층으로 가는 길. 우연인지. 한 번에 패스트푸드점 문을 넘어 윗층까지 세 계단을 가도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아무래도 넌 선택받은 것 같다' '그게 무슨 의미지?' '그런 사람이 있다고 들었다. 물과는 상관없이 이동을 할 수 있는 사람' 그래. 그런가? 그게 무슨 의미가 있지? 아무튼 내일은 엄마와 가는 길. 그리고 나는 탈출할 것이다.
엄마는 물을 사고 나는 화장실을 간다고 하며 패스트푸드점으로 올라간다. 남자를 만나고 나는 함께 위에 층으로 올라간다. 당연히 아무도 없을 것이라 생각한 그 곳에는 사람이 10명정도 있었고. 그들은 기다렸다고 말을 했다. 언제부터? 라고 생각하는 순간에. 뛰라는 고함이 들려온다. 뛴다. 아뿔싸. 밖의 눈코입 없는 생물이 서로를 공격하고. 건물은 무너진다. 정류장으로 가야한다. 그래 나가자.
나가는 순간. 다시 몸이 꼬아지는 느낌이 난다. 하지만 나는 타고난 인간. 그런데 단순히 꼬아지는 느낌이 아닌. 중력의 영향이 공간에 따라 다른 느낌이다. 심지어 특정공간은 무중력. 그리고 옆의 사람이 눈코입이 없는 개에게 먹힌다. 
그렇게 기차가 있는 곳까지 이동중. 다들 죽었다. 나를 포함 3명이 남았다. 우리는 다행히 기차까지는 동행하였다. 그리고 그 순간 나는 잠들었다.

'이봐 여기 환자가 있다' '저기도 환자가 있어' 뭐지 이건? 아까 분명히 개에게 먹힌 동료들이 CPCR을 당하고 있다. 그렇게 CPR을 당하던 아까 이미 죽었던 이들은 다시 죽어갔다. 
옆의 이가 말을 한다. '저 갑자기 너무 섹스가 하고 싶어졌어요' 여기 오기까지는 아무런 느낌이 없었는데라고 말을 하는 순간. 그 사람은 몸이 꼬아진다. 뭐야 이건. 그리고 그 옆의 이가 '이봐 여기까지 어떻게 왔는데' 어김없다. 그도 그렇게 된다. 남은 사람은 나 혼자. 뭐지 이건? 하는 순간에 다시 이 곳은 아까의 패스트푸드점. 그리고 분명 아까 죽었던 이들이 다시 앉아있다. 
'야 아까 우리 그 여기 얘기하니까 죽지않았냐?' 그리고 그는 죽었다. 뭐지 공간사이의 변화를 언급하면 안되는것인가? 어찌되었건 우리는 아무런 것도 얻지 못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원래의 거처로 돌아가는데 아무 짐승도 나를 공격치 않았다.
'잘 갔다 왔어? 재미있었나? 거기가 좀 그렇지'
음. 무슨 소리지?
'그러게 내가 뭐라고 했니?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낫다고 했잖아. 고생을 사서 하고 있어!' 
응?? 아까 거기는? 그 사람들은??

그리고 나는 오늘 말을 한다. 어머니 약 구하러 갔다가 올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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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1월 17일에 꾼 꿈. 

꿈이 너무 이상해 깨자마자 메모장에 휘갈겼었음

Posted by 빨간까마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