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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5.01 주요우울증? 기분부전장애?
  2. 2015.04.17 20141212~20141214 후쿠오카 여행 1
  3. 2015.04.17 어떤 사고들에 대한 기억
  4. 2015.04.16 2015년 공연
  5. 2015.03.02 생일즈음의 생각


 대학교때 친구들이 내게 했던 말 중에 제일 기억에 남는 것 중에 하나는

"나를 제외하고는 경우 네가 우리 과에서 우울증 환자이다"라는 말이었다.

뭐 그 친구야 워낙에 오르락 내리락했던 친구였다.

하지만 나는 그래도 학교에서 온갖 잡다한 일을 했고, 밴드를 하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뭐 그랬지만.

결국 보면 2~3년에 한번은 기분이 끝까지 내려가서 4~5일 아무것도 안하고 방에만 있던 적이 있었으니.

주요 우울증은 아니어도 기분부전장애 정도는 있다고 결론을 내렸었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나 우울증인가봐'하는건 실제는 우울한 기분만을 이야기하는것이고

이것이 실제 주요우울증이라고 하려면 진단 기준을 통과하야하는데

정신과 의사가 아닌 내가 기억하는 것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기분이 생활에 저해를 가지고 오는가?'이다.


주요 우울 삽화를 진단하는 DSM-IV의 기준은 다음과 같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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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의 증상 중 5가지 이상이 동일한 2주일 동안에 나타났고, 예전과 기능 차이를 나타낸다: 적어도 하나의 증상이 '우울한 기분' 또는 '흥미 또는 즐거움의 상실'이다.

① 거의 하루 종일 우울증을 보임: 주관적 설명(예: 슬프거나 공허함)이나 타인에 의한 관찰(예: 눈물을 글썽임)에 의해 거의 매일마다 하루 종일 우울한 기분이 보임
② 주관적 설명 또는 타인에 의한 관찰로 거의 매일마다 하루 대부분의 활동에서 흥미가 현저하게 감소됨이 나타남
③ 식이 조절을 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체중 감소 또는 증가가 나타남 (예: 1개월에 체중의 5% 이상 변화) 또는 거의 매일 식욕의 감소 또는 증가가 보임
④ 거의 매일 불면 또는 과수면
⑤ 거의 매일 정신운동 흥분 또는 지체 (단순히 안절부절 못하거나 느려진다는 주관적 느낌뿐 아니라 타인에 의해서도 관찰이 가능함)
⑥ 거의 매일 피로 또는 에너지 상실
⑦ 거의 매일 단순한 자기 비난이나 아픈데 대한 죄책이 아닌 무가치감 또는 과도하고 부적절한 죄책이 보임 (망상적일 수도 있음)
⑧ 거의 매일 사고와 집중력의 감소, 결정 곤란을 보임 (주관적 설명 또는 타인에 의해 관찰됨)
⑨ 죽음에 대한 반복적인 생각(죽음에 대한 공포가 아님), 구체적 계획이 없는 반복적인 자살 사고 또는 시도나 자살을 자행하려는 구체적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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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것은 이런 지점이다.

1. 체중의 증가가 나타날 수도, 체중의 감소가 나타날 수도...
2. 과수면 또는 수면부족
3. 정신 운동의 흥분 또는 지체.

어느쪽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것은 2주일 이상의 기간이라는 것이다...


주저리 주저리 적은 것은 최근에.. 아니 이 글을 쓰고 있을때도 내가 경도의 우울증 삽화 안에 있기때문인데.

진단기준에 맞춰보면 주요우울증삽화까지는 아닌것이 

기간이 아직 2주일까지는 안되었다는것.


위의 아홉가지를 보면.

하루 종일 우울하고, 흥미가 감소되어 보이며, 체중감소는 한달에 2kg정도 빠지고, 매일 과수면, 정신운동 지체, 매일 에너지 상실, 그리고 무가치함, 집중력의 감소가 나타나기 때문이다....


9가지 중에 8개가 해당함...


다만, 죽음에 대한 생각은 거의 없다는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기준에는 맞다는 것..



지난 일요일(4월 26일)에 팍 터졌던 것은

잠을 자면 계속 악몽 + 가위가 눌리고.

일어나면 본인에 대한 무가치함에 대한 생각이 꼬리를 물어서.

침대에서 아예 일어나지를 못하고 자다깨다만 반복하였다.

잠이라도 자려고 수면제를 먹었는데 잘 안 와서 6시간정도 후에 하나 더 먹고.

맥주도 두잔 했더니 아예 통제가 되질 않으며 

하루 종일 이런 기분 + 수면기운에 취해 있었다.


다행히 24시간정도 헤매고 괴로워하다 일어나니 나아져서. 좀 정신을 차렸다.

그 사이에 뭔가 SNS...의 여기저기에 난리를 쳐 놓았고..


그게 5일전이고, 그 날 이후로는 어쨌건 좋아져서 지금은 우울한 기분이라던지 그런건 없다.


일단 매일 괴롭혔던 허리디스크의 통증이 많이 조절이 되면서 나아진 것이 크다.

진작 좀 제대로 물리치료도 받고 약도 먹을걸.


아무튼 이번이 마지막이었으면 한다. 

아무리 짧은 기간이라도 바닥까지 떨어지는 기분은 더이상 느끼고 싶지 않다. 

물론 내가 그러고 싶다고 이런 상황이 다시 안 생기라는 법은 없지만. ㅎㅎ 


Posted by 빨간까마구


여름까지는 꽤나 널널하던 병원생활이

가을부터는 투석실의 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입원환자도 많아져 매우 바빠졌다.

토요일은 원래 2주에 한번만 출근해도 되는데, 환자가 늘고, 안 좋은 환자도 있어 거의 매주 출근을.

결국 전주를 갔다 온 이후로는 병원 근처에 있는 억새밭에 한번 놀라간거 제외하면 

주말에도 술이나 한잔하고 쉬고 그런정도.


좀 지쳤다 싶었을때 트위터에서 일본의 이런 저런 이미지를 봤는데.

그게 간만에 또 불을 붙였다.

2008년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해외여행을 간 곳이 일본, 그 중에도 도쿄였다.

그 여행 이후에 여기저기 다녀보게 되었으니, 어떻게 보면 시작지점이 일본.

후보지를 여기저기 보다보니 역시 3군데 정도였다.

겨울이니 오키나와로 가보고 싶었으나, 아무래도 금요일 저녁 출발 ~ 일요일 저녁 도착에는 무리가 있는.

그래서 선택을 한 곳이 오사카, 도쿄, 후쿠오카였다.


그렇게 일본 여행을 뒤지다보니 잊고 있었던 Punk spring이 생각이 났다. 

아 맞다... Rancid

2009년에 앨범을 발표하고 5년만에 새 앨범 발표를 11월에 했는데, 이 투어로 일본에 방문.

한국 올 가능성은 별로 없고, 이 양반들 건강도 별로니 한번 가볼까 한다.

마침 그 공연지가 도쿄와 오사카.

이렇게.. 12월의 공연지는 후쿠오카로 결정!!


물론 후쿠오카로 결정하는데 주요한? 역활을 한것은 바로 금요일 저녁 비행기가 있다는것.

주말 놀고 오는건데 시간이 곧 돈 아닌가. 

토요일 아침에 가서 일요일 저녁에 올거면 제주도를 가고 말지.

후쿠오카에 가는 비행기는 저녁 6시 40분에 출발하는 것이 있다. 물론 도쿄는 더 늦게 출발하는 비행기가 있지만..


이렇게 후쿠오카로 결정하니, 이후 계획은 착착.

유명한 휴양지인 유후인이 멀지 않은 곳이니 계획의 큰 선이 짜졌다.

물론 50시간의 짧은 여정에 왕복 4시간 30분의 유후인이 적절한가 고민도 했지만.

후쿠오카에서 할 것을 생각해보니 그닥 뭐 할 것이 많은 도시는 아니더만.


이렇게 큰 선이 짜졌다.


금요일 7시 인천출발 - 금요일 8시 후쿠오카 도착 - 숙박 

토요일 유후인 가기전까지 후쿠오카 구경 - 유후인 - 료칸 숙박

일요일 료칸 - 후쿠오카 도착 - 비행기 출발 전까지 후쿠오카 구경 - 밤 10시 30분 인천도착



금요일 18:40분에 인천에서 후쿠오카로 출발하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서.

병원에서 3시에 딱 출발했다.

포천 송우리에서 의정부역으로 가서 여기서 공항 리무진 타면 1시간 10분정도.

문제는 송우리 ~ 의정부역 구간에서 1분 차이로 버스를 놓쳐 16:05 버스를 타게 된 것.

인천공항에서 식사를 하리라 하는 계획이 가물가물해지는데..

문제는 내가 퇴근을 할 무렵부터 폭설이 내리기 시작했다는거.

인천공항까지 가는 길이 막혀서, 도착해보니 출발 1시간전 ㅎㅎ

역시 내게 여유로운 공항 출국은 없구나 생각하며 수속을 밟았는데.

사람이 없어서인지 수속을 다 마치고 나니 40분이 남아 있더라.

그래서 그동안 가보고 싶었던 에딩거 스포츠펍에 가서 한잔.

인천공항 9번 게이트 앞에는 매일 독일에서 날라오는 에딩거 생맥을 마실 수 있다는 소식을 접한지가 2년이 넘었는데 

출국이 안 바빴던, 또는 밤 출발을 했던지라 이제서야 마셔봤다.

하지만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아 폭.풍.흡.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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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타고 보니, 중간 비상구 옆자리라 앞에 사람이 없어서 비교적 쾌적했다.

마침 마카다미아 사건이 일어난지 얼마안되었는데, 어쨋든 대한항공.

출발시간이 얼추 되었지만 옆자리는 또 비어있어서 오! 했는데 늦게 들어오셔서...

문제는... 비행기가 출발시간이 넘었지만 이륙을 하지 않았다.

내린 눈이 비행기의 날개?를 덮어서 치워야한다고.

결국 한시간쯤 지나서야 이륙.


눈을 떠보니 어느덧 후쿠오카 공항에 도착했다.

후쿠오카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지하철 두 정거장!

국외선에서 지하철 타러 국내선까지 이동하는 셔틀이랑 시간이 비슷하게 걸렸다.

하카타역에 내렸더니, 이미 시간은 9시를 넘어서. 배는 고파오는 상황...

그렇지만, 내일은 유후인에 가야하므로 쿠슈 프리패스를 구입하고 열차를 예약해야했다.

하지만 일단 짐을 풀어야 하니 출발!

했는데. 구글맵을 사용했더니 역시 쉽게 찾았다.

1박에 6만원?정도 했던 것 같은데, 일반적인 부티크호텔의 느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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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에 도착하면 제일 먼저 할일인 아이폰 충전과 함께 밤에 할 일을 생각해봤다.

1. 저녁을 먹자 ( 모츠나베를 먹으려고 계획을 했었음 )

2. 밤거리를 돌아다니자

3. 하카타라멘을 먹으러 가자. (나카스 거리)


1번의 모츠나베는 일종의 곱창전골으로, 우리나라와는 달리 소의 대창을 사용한다고.

후쿠오카의 명물이라는데, 워낙에 국물을 좋아하는 나인지라 첫날의 식사 겸 안주로 결정.

다만 내가 가기로 생각했던 곳은 이미 영업시간이 종료되어 

1번과 2번을 함께 하며 돌아다니다가 그냥 아무곳이나 들어가기로 하였다.


루트는 호텔을 나오면서 캐널시티를 통해 나카스로 가는 길을 잡았고

모츠나베 먹고, 나카스 인근을 돌아다니다가, 라멘 먹고, 컴백.

거리가 멀지가 않았기에 도보로 다니기로 했다.


하지만, 호텔을 나오면서 계획이 수정될뻔 했다.

호텔의 1층 구석지에 모츠나베를 하는 이자카야?가 있었다는...

첫날이니 돌아다니기도 피곤하고.. 하면서 주저앉을뻔했으나 맘을 다잡고 돌아다녔다.


구글맵을 키고 돌아다니니 길치인 나도 별 두러움은 없었고.

걷다보니 자연스럽게 캐널시티가 나왔다.

몇개의 건물로 이루어진 거대한 쇼핑몰인데, 여기에 라멘스타디움이 있어서, 시간되면 가보려고 했던 곳.

하지만 후쿠오카에서는 역시 나카스의 포장마차거리에서 라멘을 먹으라기에 계획을 수정하였었다.


캐널시티를 지나 나카스로 가는 중에 모츠나베를 찾았지만.

뭔가 괜찮아 보이는 집은 1인분 판매를 안한다고 하고, 만만한 집은 분식점 분위기.

그렇게 걷고 걷다보니. 카바레 클럽이 잔뜩 있는 골목이 나왔다.

호객을 하는 아가씨들과 뭔가 상의를 하는 넥타이 맨 직장인 아저씨들을 보니.

'캬... 불금이구나..' 하는 생각을 잠시...

여기서 알바하는 남자애들한테 '모츠나베 어디가 맛있어요?'라고 물어보려다가.

이건 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에 그냥 좀 더 돌아다니기로...


그 골목을 나와서 나카스 강변에 있는 술집들이 있는 거리로 나왔더니.

뭔가 괜찮아 보이는 '바'가 몇군데 보였다.

하지만 나는 '모츠나베'를 먹어야 하므로!

유혹이 지지 않고 결국 이자카야 입성.


모츠나베. 곱창이 들어가 있다니 나를 위한 음식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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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츠나베를 달라고 하고 일단 맥주를 하나 시켰다.

나도 영어를 못하지만, 역시나 직원도 영어를 못하고.

가게에 영어로 된 메뉴는 없었기에, 대충 그림보고 시켰더니.

생맥주를 시키는건 실패. 결국 기린 병맥으로 ㅠ

기본안주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얼음 올린 양배추가 나와서 폭풍흡입.

모츠나베 나와서 사케 한 잔 또 하고.


모츠나베는 외형이나 기타 재료들은 확실히 곱창전골과 유사한 점이 있지만.

역시 대창이다 보니 곱창전골과는 식감이 좀 다르고. 

국물도 아 이건 일본의 맛!이라는 느낌이 드는 조금은 달달한 국물이었다.


가게에서 나와서 다시 좀 걷기 시작했다.

의외로 시간은 아직 자정 전인지라, 텐진쪽으로 좀 더 걸어보기로 했는데

아... 너무 가깝다.

불과 20분 걸었을까? 텐진이 나오고, 좀 더 젊은이?들이 보이기 시작..

30대 초반만 되었어도, 클럽을 검색해서 놀러 갔겠지만.

날은 춥고 ( 내 생각보다 추웠다 ㅠ ) 피곤하고. ㅠㅠ

조금 돌아다니다가 나카스에서 텐진 가는 길에 보이던 작은 스포츠펍이라 써 있는 곳에 들어갔다.


이자카야나 여기 스포츠펍에 가서 느낀건 이제 일본이 물가 비싸다는 것도 그다지 맞는 말이 아니라는것...

이자카야에서 먹은 모츠나베가 대략 1000엔 조금 안되었고.

펍에서 먹은 맥주가 500엔, 하이볼이 600엔정도 ?

지금의 환율이 아닌 100엔당 1100원 정도로 생각해도 우리나라랑 비슷하였다.

맥주는 뭐 그럭저럭이었는데, 하이볼은 좋은 선택.

이곳에서 나가면 라멘 먹으러 갈거라... ㅋㅋㅋ

옆자리에는 여자분 두분이 폭풍수다, 앞에는 중년부부?

그리고 TV에서는 J리그의 재방송이.


하이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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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볼을 마시고, 슬슬 술이 올라오는 기분이 들어 라멘을 먹으러 나왔다.

나카스 강변에 있는 포장마차에.

어디를 가던 라멘 맛집이라는 보이형의 말에 따라.

이치란라멘, 라멘스타디움, 그리고 기타 검색에 걸린 맛집들 뒤로 하고 이곳으로..

아무 곳이나 사람 많은 곳 가서 라멘 하나 달라고 하고 맥주와 함께!

국물을 마시는 순간 '어허~'하는 목욕탕에 들어가는 할아버지들이 내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이곳이 돈코츠의 고장 후쿠오카입니까?


하카타라멘. 국물이 미쳤어요. 계속 끓이고 끓이고 끓인 국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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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이야 뭐 그닥 특별할 것은 없었지만.

국물은 정말 끓이고 끓이고 끓인.

우리나라에서 참 진하다고 하는 라멘집들보다도 진한 그 국물.

한그릇을 뚝딱 먹고는. 

아... 오늘은 이대로 호텔 가서 자야겠다하는 생각이 바로 들었다. 헤비!


문제는 아이폰 배터리가 나갔다는것.

하지만 올때 길이 어렵지가 않았기에 대충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주욱 읽으면 알겠지만, 내가 술을 좀 마셨잖아...

길을 걷는데 구글맵이 없으니 잘 모르겠더라.

걷고 걷다가.. 춥고, 배는 부르고, 졸리고 해서 그냥 택시를 탔다는...


첫째날은 그렇게 마감.


둘째날은 기대하던 유후인에 가는 날.

열차가 오후 2시 30분 열차였기에, 시간은 있었다.


숙소를 나와 무조건 걸었다.

일단 어제 지나갔던 캐널시티로 지나면서 유니클로와 자라에.. ㅋㅋㅋ

유니클로에서는 제법 맘에 드는 셔츠들을 발견했으나.

아무래도 여행 중간이라 구입을 하지는 않았다.

웃긴건 귀국 후에 서핑 중에 내가 사려고 했던게 유니클로에서 절대 사지 말아야할 셔츠로 꼽혔던거.


여기가 유니클로의 나라 재팬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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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걷다보니 어제처럼 갑자기 눈 앞에 소프랜드가 나타남...ㄷㄷㄷㄷ

1시간에 얼마 뭐 그러는데 별 관심이 없어 그냥 지나감. ㅋㅋㅋ

아니 일본은 걷다보면 사창가냐 싶었는데 생각해보면 예전 서울도 그랬으니까 ㅎㅎ


이른 점심을 위해 후쿠오카 함버그를 먹으러 갔으나 줄이 너무 길더라는...

대략 앞에 한국분들 이야기를 엳들으니 1시간정도 걸릴 것 같아서 포기했다.


그래서 이날 일정으로 잡았던 후쿠오카의 중고레코드샵인 세븐티스 레코드에 방문.

매장은 꽤 작았는데...


와.. 뭐 이런 샵이 다 있나 싶을 정도로 올드락, 그중에도 펑크가 정말 많았다.

확실히 일본은 장르별로 잘 발전이 되어있고, 그들을 위한 샵이 많다더니..

한참 이것저것 보면서, 살 것을 고르고 주인에게 갔다.

주인분은 40대정도 되어보이시는 여자분이셨다. 

영어로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주인분도 영어를 잘 못하고 나도 잘 못하고. ㅋㅋㅋ

그러다가 내게 '한국인이냐?' 물으시더니

한국밴드들이 가끔 온다고, 자기 훼이보릿은 럭스라고 ㅎㅎ


마침 샵에 깔리는 음악이 꽤 맘에 들어 물어봤더니 프렌치 펑크 밴드라고 ㄷㄷㄷㄷ

쟈켓을 보여주셔서, 사진을 찍었다.

일본 올드 펑크를 추천해달라고 했더니 엄청 고민하셔서.

그냥 후쿠오카 펑크 추천해달라 했더니 옆에 구마모토현 출신의 밴드를 추천해서 CD 하나 사고.

눈 앞에 laughin nose의 CD가 보이기에 '어 나 이 분 공연 어쩌다 봤어요'했더니

'한국에서 이 밴드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펑크밴드가 있다고 들었다'고 ㄷㄷㄷ

내가 그 밴드를 알게된 동기가 바로 그거여서 재미있었다 ㅋㅋㅋ


문제는 디깅에 정신줄을 놓았더니..

기차시간이 얼마 안 남은 상황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ㄷ

어쩔 수 없이 택시를 타고 하카타로


유후노모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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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카타에서 유후인으로 가는 기차는 유후노모리라는 특별기차가 있는데.

이것은 일종의 테마 기차여서 모양도 다르고, 상품도 있고..

점심을 못 먹어서 열차에서 도시락을 샀서 먹었다.


유후노모리에서 판매하는 벤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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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후인에 도착하니 오후 5시가 넘은 상황.

미리 픽업서비스를 신청하지 않아 걸어가거나 택시를 타야할 상황이었다.

그런데 좀 걷고 싶어서 걸었는데 이게 큰 실수...

구글맵에 의지하여 걷는 도중에 아이폰이 배터리 끊김. ㅠ

길이 어렵지는 않아 그대로 걷다가 마지막에 지나가는 택시 아저씨한테 물어보니 알려주셔서 겨우 ㅠㅠ


내가 예약한 료칸은 작지만, 음식이 맛있는 료칸이라고 했다.

작았다.. 정말로...

거기다가 프론트 데스크에 있는 분이 영어를 아예 못 하시는...

저녁을 어떻게 하겠냐고 해서 예약에 포함되어 있는거 아니냐? 물었더니.

그런게 아니라고 저녁을 못 준다고 하는 위험 사태가 ㅠㅠㅠㅠㅠㅠ

그나마 영어가 가능한 분과 전화통화를 하게 해준다고 해서 연결되었는데

그분도 영어를 잘 못 하시더라는...ㅠㅠ

어쨋건 해결이 되어 밥을 주겠다고 했다.


눈 내리는 유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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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마의자는 참 앉아보는데 여기 앉아서 트위터하니까 신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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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온천으로 직행.

그다지 많은 일정을 소화하지 않았음에도 피곤했다.

바로 온천을 좀 하고, 안마의자에서 안마 좀 받으니 식사가 나오기 시작.

카이세키 요리를 맛보았다.

아... 풀코스의 요리와 함께 사케를 시켜 먹으니 의사소통이 되지 않았던 짜증이 바로 풀리더라는... ㅠㅠ

정말 너무너무 좋았다 ㅠㅠ


가이세키 요리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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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떡같은데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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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후인의 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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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패니스 스프라고 하는데 그냥 생선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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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천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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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후인 비프. 존맛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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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으로 맑게 끓인 전골과 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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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디저트라니 슬프다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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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먹고 이번에는 내가 사온 맥주와 함께 온천에.

자정이 넘은 시간이라 아무도 없었고, 옆에 여탕에서도 들리는 소리도 없고 해서 

아이폰으로 음악을 틀고,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맞으며, 맥주를 마시면서 온천을 했다. 

온천을 다하고 방에서 또 음주.


그런데 숙소에 오면서 사온 맥주가 작은거지만 5캔.

식사를 하면서 사케를 두병정도 마셔서.

취했다는... 뭐 숙소에서니까 




오늘의 술. 맥주 다섯캔 해도 2000피처 하나도 안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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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어나서 다시 온천을 하고.

아침 정식을 먹었는데 이게 또 완전!!! 

계산을 하는데 어제 그 예약이 식사값이 포함이 안된거라 돈을 더 내고 역으로.

예약을 못 한 상황이었는데 어쨌든 입석으로 돌아왔다.


아침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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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칸에서 출발하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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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와서 어제 못간 함버그집으로 갔으나 역시나 ㅎㅎ 못 먹음. ㅋㅋㅋㅋ


애초에 별 계획을 짜지 않고 간 것이라.

관람차를 보러 가자! 해서 꽤 멀리있는 쇼핑몰까지..

알고보니 이 곳은 지하철역에서도 꽤 걸어야 하는 곳이라 잘 안 가는 곳.

관람차만 보고.

여기저기 쇼핑몰을 갔는데 딱히 맘에 드는 물건은 또 없고 그랬다 ㅠㅠㅠㅠㅠ

이날이 일요일이어서 쇼핑몰 안의 음식점은 전부 만석에 웨이팅 한시간씩...

나는 그럴 시간이 없었으니 그냥 맥도날드에서 대충 때우고.

고디바에서 핫초코 먹고 그냥 돌아왔다.







리락쿠마 스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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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할까 해도 별로 땡기는 것이 없어서.

그냥 미리 알아보았던 레코드샵만 돌아다니기로.

thirty three 와 45 tours를 구글에서 저장된 곳으로 갔으나

도저히 샵은 찾을 수가 없었다... 

그나마 parks record에 가서 일부 구입하고 포기 ㅠㅠㅠㅠㅠ

여기서 샵 하나 추천받아서 가는데 거기도 못 찾고 ㅠㅠㅠㅠㅠㅠ


어느덧 정신을 차려봤더니 공항 갈 시간이 거의 다 되어있더라.

저장해놓은 맛집을 찾아 갔으나 fail


결국 아무 집에나 들어가서 덮밥 하나 먹고 입국!











 











 

Posted by 빨간까마구


1. 10년전 나는 GOP의 병사의 진료를 하는 군의관이었다.

24시간 철책근무가 이루어지기에 군의관인 내가 직접 순회진료를 하는 시스템이었다.

산길로 약 20km정도를 경계근무를 하던 부대이고, 소초가 15개인가 되었기에 

일주일 중 일요일을 제외하고는 이 15개의 소초를 몇개씩 묶어서 진료를 나갔다.

아침 9~11시에 운전병이 모는 앰뷸런스 옆에 타고 나가서, 오후 5~7시면 돌아오는 일정.

GOP부대는 GOP에서 내내 생활을 해야하기에.

다른 간부와 마찬가지로 1달에 2박 3일의 외출만이 허용되었다.

의무대에서 생활을 했다. 

병사들이 기거하는 곳에는 그나마 바닥에 열선이 깔려 있고, 난로가 있었다.

군의관에 방에는 아무런 난방대비가 되어 있지 않았고, 어쩔 수 없이 전기장판과 열풍기로 겨울을 보냈다.

10월 15일인가 눈이 왔다.

온도계로 영하 20도, 체감온도 35도, 심심하면 정전되는 곳에서 겨울을 났다.

강원도, 그중에서도 가장 북쪽에 있는 부대, 설악산 자락이 아닌 금강산 자락이 있는 부대.


내가 하려는 이야기는 내 이야기가 아니다.


2. 순회진료를 마치고, 의무대에서 쉬던 어느 11월날이었다.

대대 간부가 갑자기 의무대에 뛰어 들어와서 

"낙상사고가 났으니 어서 출발하세요!"라고 외쳤다.

간단히 옷을 입고, 대대본부에 갔다.


6M 높이에서 병사가 떨어졌다. 현재 의식 상태는 모르겠다. 부들부들 떨고 있다.


이런 상황이었다.


뇌출혈 내지 두부 손상 의심, 이로 인해서 경련을 하는 것이라면 응급상황이다.

척추 손상도 당연히 유발 가능하며, 어떤 종류의 외상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낙상을 하면서 경추를 다쳤다면, 환자를 비의료인이 조치하는게 경추손상의 악화 원인이 될 수 있었다.

응급!

평상시에 이용하던 앰뷸은 늦을 것 같아서, 그나마 빠른 지프차를 타고 출발했다.


그리고 이 사고에서 겪었던 가장 화가 나는 일은 이때부터 시작된다.


지프에 탄 그때부터 나는 전화를 받기 시작했다.

그 전화는 사고 현장에서의 전화가 아니었다.


단 한번도 본 적이 없는 

사단 정보과장, 작전과장, XX과장, AA과장 등 기억도 못할 사람들에게서 계속 전화가 왔다.

연대의 온갖 장교들에게서 전화가 왔다.

전화를 계속 받다가 도저히 안되어 전화를 안받았다.

나중에 질책을 받을 수 있지만, 환자를 위해 필요한 전화 외에는 안받기로 했다.

전방은 핸드폰이 잘 터지지 않고, 언제 어떤 상황이 될지 모르기에, 핸드폰 배터리는 소중했다.


그 와중에 연대의 모장교에게서 전화가 왔다.

"군의관님 헬기를 띄워야 합니까?"

"아니 제가 아직 환자도 못 봤는데 어떻게 결정합니까?"

"띄울거면 지금 연락해야 합니다. 그리고 띄워놓고 안 타게 되면 좀 곤란합니다. 잘 결정하셔야 합니다."


이런 전화를 받다가 사고가 난 현장에서의 보고는 이런 전화들로 인해서 바로 못 받았다.

내가 직접 전화해서 상황을 확인하니 다행히 환자가 더 악화된 것은 없었다.


차를 매우 빠르게 몰아서, 평상시에 1시간 30분이 걸리던 거리를 40분만에 도착했다.

사고 이후 40분.


그때까지 내가 받은 전화는 70통정도 되었다.

"어떻게 되어가나?" "환자 상태는 어떤가?" 하고 묻는 아무런 의미 없는 전화들로 70통


현장에 도착해보니.

병사는 다행히 의식이 있었다.

뇌출혈의 징후는 보이지 않았다.

경추 손상의 가능성도 낮아 하지 운동을 시켜보았다.

큰일이다. 하반신의 감각 이상과 운동 이상을 보였다.

애초에 보고 받았던 경련을 한다는건 그냥 떨고만 있던 상황.


헬기를 띄우기로 했다.

내 선에서 끝낼 문제는 아니었다.

만약 환자 상태가 그렇게 나쁘지 않을 경우 

해당 부대의 대대장 및 중대장, 소대장은 내게 아쉬움을 표시할 수도 있지만(실제 들어본 적 있음.)

환자가 우선 아닌가. 

이학적 검사만으로 환자를 판단하기는 위험하다. 최첨단 의료시설이 멀지 않은 곳에 있다.  


문제는 그 소초에 헬기접근이 되지 않기에, 헬기장으로 환자를 태우고 이동을 했다.

헬기가 내릴 수 있는 위치까지 가는데 다시 40분이 걸렸다.


내가 대기하는 대대본부에서 사고위치까지 40분

환자 조치를 위해 10분

사고 위치에서 제일 가까운 헬기장까지 40분

1시간 30분만에 우리는 헬기에 탔다.

헬기에 타고 강릉병원까지 10분밖에 안 걸렸다. 


병원에서 CT를 촬영했고, 다행히 뇌출혈이나 척추골절은 보이지 않았다.

못 움직이던 하체도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가 관여할 수 있는 상황은 이렇게 종료가 되었다.


이때까지 내가 받은 전화가 115통이다.


대한민국의 군대가 휴전이후 최전방 철책근무를 한지가 60년이 가까워 오는 때였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조직적으로 움직여야할 집단의 위기대처란 이런 것이었다.

끔찍했다.


사고가 생기면 위의 체계가 발동하며, 일원화된 연락을 받는 그런 상황은 없었다.

중구난방으로 모두다 보고를 받으려 했다.

그래.. 10년전이니까 라고 생각했다.

최근에 군생활을 한 친구네 부대에서 사고가 있었는데, 마찬가지였다. 



3. 한달이 지난 12월의 어느 날 오후.

대대본부로 간부를 모두 모이라고 했다.


부대에서 관리하던 소총이 2정 없어졌다.

???????

의무대 바로 옆에 있던 곳의 총기함에서 K2 2정이 없어졌다.

아니 이게 무슨 소리냐 했는데 사실이란다...


당장 화약고를 조사했다. 소총만 없어진 것과 실탄이 함께 없어진 것은 천지차이. 

다행히 (?) 탄약 및 수류탄의 수에는 전혀 변화가 없다.


당시 그 총기를 관리하는 곳에는

매일 욕을 달고 사는 간부 한명과 매번 일을 할 때 위의 지시방향대로 못하는 간부 한명이 있었다.

부대의 모두다 누군가 이 간부들이 맘에 안들어서 엿먹이려고 그런거구나라고 생각했다.


소총이 없어진 날 대대 본부의 주위를 샅샅히 수색했다. 

약 6시간정도를 수색했으나 없었다.

그렇게 매일을 수색했다.


연대장이 올라와서 대대본부의 전부를 대상으로 훈시를 했다

"자 다들 눈 감으세요. 예. 그리고 누가 그랬는지 아는 사람, 아니면 본인이 그런 행동을 한 사람 손 드세요"

...

초등학교때도 단 한번도 저런거 해서 손든 사람 없는데, 총기를 훔친 애가 손을 들리가..ㄷㄷㄷ


어쨌든 그렇게 이틀이 지나갔다.


주요 병사들은 매일 끌려가서 하루에 16시간씩 심문을 받았다.

사건이 발생한 대대본부에 있던 사람들은 외부로의 출입전면통제.


이틀이 지난 점심 무렵에 간부들만 대대본부로 모이라고 했다.


"저희가 다시 조사한 결과 탄약 2박스와 수류탄 6개가 없어졌습니다"


오??????????? 뭐라고?????????????????


상황은 완전 변했다.


만약 누군가가 이 총기들과 탄약, 수류탄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면.

갑자기 그가 이것들을 가지고 무차별 살육을 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 전까지 전혀 문제가 없다고 했던 탄약들이, 갑자기 숫자가 바뀐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사실이란다.

그 수를 센게 아까의 덜떨어진 간부였다.


웃기게도 이 시점에 수사를 하던 이들이 기대하는 것이 있었으니

총기함에 머리카락이 두개 끼어 있었다.

'아니 그게 범인의 것이라는 증거가 무엇인가요?'라 묻고 싶었지만, 어쨌든 그렇단다..

YTN에 최전방 부대에서 총기와 탄약 등이 없어졌다 나왔다. 


국방부 조사본부인가에서 올라왔다. 

오.. 이제 좀 과학수사를 보려나 싶었다.

하지만 이때 된서리를 맞은 건 우리였다. 


'머리카락에 DNA가 있을테니, 전 부대원의 혈액을 체취하라!'


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그리고 그 부대원의 혈액체취는 의무대에서.


담당 지시를 내린 수사관에게 직접 가서

"아니 우리 의무대 병사들이나, 제가 총기 탈취를 했다면, 이런 검사는 전혀 의미가 없는거 아닙니까?"

"좀 더 정확한 검사가 되어야 하기 위해 채혈은 다른 사람이 해야 하는거 아닙니까" 

라고 물었다.하지만...


"군의관님이나 의무대 병사들이 총기 탈취를 하지는 않았겠죠~~~" 


이런 수사관들이 만화 김전일에서 주로 잘 못 하던데... 



결국 대대의 간부들까지 전부해서 약 600명의 채혈을 했다.

채혈을 한 결과는 확인하는데 1주일이 걸린다고 했다. 


대대 간부들 및 병사들은 거의 매일 총기가 없어지기 전일과 당일의 행적에 대해서 적어야 했다.

해당 부서의 간부 및 병사들은 이후도 매일 12시간 이상의 조사를 받았다.

부대에서 누가 욕했나 누가 괴롭혔나를 매일 병사들에게 적게 했다.


그리고 기다리던 1주일.

"머리카락에 DNA는 없었고, 혈액형은 A형이다"라는 결과를 듣게 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부대 주위를 병사들 전부 데리고 수색을 하고.

주요 인물들 조사를 하고.

부대내 관계들에 대해서 조사를 당하고.

1주일이 넘고 2주일이 넘어가니 처음에 탄약이 없어졌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때만큼의 불안감은 없었다.

이렇게 사람이 많은데, 내가 설마 죽겠나 싶었다. 


2주일을 넘길 무렵에 경찰인가와 합동으로 조사를 한다고 변경되었다.

그동안 있었던 수사관들은 내가 봐도 총기를 찾지 못 할 것 같았다.

경찰이 와서 첫번째 내린 결론이.

내부인의 소행만으로 단정하기엔 어렵다고 했다.


해발 800m의 고지에, 이곳 대대본부 까지 오려면 위병소가 3개가 있었지만.

나도 맘만 먹으면 이곳까지 위병소를 지나지 않고 올라올 수 있었다.

위병소는 그냥 찻길 중간에 쇠사슬만 채워놓은 수준.

사람은 그냥 우회할 수 있었다. 


경찰들은

부대에서 근무했던 과거 병사 및 간부들 중에 금전적인 문제나 사건이 있던 간부들을 조사한다고 했다.


그렇게

외부로 눈을 돌린지 일주일만에 범인을 잡았다.


전역 간부들의 휴대폰 내역을 뽑았고, 그 중 한 명이 부대 인근에서 휴대폰을 사용한 것을 확인.

그리고 그 간부는 전역할때 가지고 있던 현급 2000만원을 전부 쓰고.

강간 하려다가 미수에 그치고, 이를 말리던 사람을 폭행.

합의금을 마련을 해야할 상황이었다.

...

그리고 그 인간이 친척집에 기거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수, 덮쳐서 잡았다고...


결국 밝혀진 사건은.

돈이 급했던 간부가 같이 일했던 병사를 꼬드김.

평지에서부터 올라가기 시작해서 아주 가볍게 위병소 3개 우회를 하고, 해발 800m 전방부대까지 들어옴.

아무런 저지도 없이 탄약고와 무기창고에 들어가서 물건들을 훔침.

만약 저지 당했으면 바로 수류탄 터뜨렸을거라고.

의무대 바로 옆에서 일어난 일이라, 만약 내가 화장실 가면서 발견했으면 수류탄 바로 맞았을 뻔 했다. 


이들의 실수는 총기탈취 후에 발생하는데... 800m를 너무 급하게 내려오느라 발을 삐끗했다고.

원래는 바로 이 총기와 탄약 가지고 은행(!)을 털려고 했는데, 발 삐끗한거 나을때까지 기다리다가 체포가 되었다... 


사건이 모두 해결되고 나서. 군대란 정말 무능한 조직이구나라고 생각도 하기 전에.

사건 당시에 병사들에게 조사한 것을 토대로 군 내에서 다시 조사가 나왔다.


대대 본부의 2/3의 간부가 전출, 그러니까 다른 부대로 옮겨야 했다.

폭언, 폭행, 성추행, 가혹행위, 금품갈취 등등..

충격이었다. 많은 간부들이 그런 행위를 하고 있었다는거.


당연히도 나는 병사들에게 위의 행위를 한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전방에서의 생활에 나는 병사들을 진료하는데 최선을 다했다.


사건이 모두 마무리가 되고 나서 부대에 남은 것은 증오뿐이었다.

큰 잘못을 한 간부, 병사들은 여기저기로 전출을 갔다.

병사들 및 간부들의 불만사항을 매일 쓴 내용이 있었다.

문제 행동을 한 이들은 전부 조사를 했다.

누가 어떤 일로 조사를 받았는지 다 알고 있었다.

누가 나에게 불만을 가지고 있었는지.

어떤 간부가 폭언을 하는지.

그리고 어떤 병사가 이곳에서 생활을 잘 못하는지.

모든 것을 서로 다 알게 되었다. 


이후의 생활은 너무도 끔찍했다.


Posted by 빨간까마구


1. 2015년 1월 18일 McDemarco , 레진브이홀


 유쾌한 맥디마르코.

 하지만 음악은 허투루 하지 않지.

 그렇지만 맥줌마 등장.

 맥줌마 : 애국가, 환상속의 그대, 학교종 부르고 퇴장...


2. 2015년 1월 31일 로로스 + 구남, 롤링홀

 

 롤링홀 20주년 기념공연의 일환.

 로로스 공연은 정말 오랜만에 봤음.

 이때 보고 로로스 단공 보기로 맘 먹음


3. 2015년 2월 12일 벨 앤 세바스찬, 악스 코리아

 

 진짜 갈까 말까 하다가 가게 된 공연.

 이때부터 허리 통증이 슬슬 시작될 무렵이라...

 마침 이 전에 스튜어트 머독의 영화를 봐서 재미 있었음.

 맥디마르코 공연과 달리 관객을 올렸지만 귀여운 댄스 한마당으로 끝탐.

 I'm a cuckoo 안함.. 으헝 ㅠ


4. 2015년 2월 28일 어어부 프로젝트, 서강대 메리홀


 새앨범도 흥미롭게 들었던 차라, 얼마만의 단공에 찾아감.

 백현진은 머리가 까짐으로 마초 아티스트의 최고 레벨을 획득함.

 장영규, 방준석, 이병훈, 이철희의 연주가 쩔었음.

 공연 끝나고, 사인회도 함.

 이때 백현진이 했던 말이 인상적... 옛날에는 안 했을텐데.. 뭐 이런 ㅎㅎ


5. 2015년 3월 1일 꽃과 벌 & 수평선 , 바다비

 

레딩 페스티벌에서의 일행이었던 지만이의 밴드인

수평선은 예상보다 센 음악을 하는 팀이었음.

그러니까 슈게이징.. ㄷㄷㄷ

꽃과 벌.. ㅎㅎ 재미있었다. ㅎㅎ 


6. 2015년 3월 7일 로로스, 영등포구 아트홀

 

 단공은 처음 봤다.

 아... 미친 인간들...

 기타리스트의 줄이 두번 끊어지고.

 한곡 한곡이 긴 그들의 곡을 차근차근 쌓아서 3시간동안 공연.

 다만 그 조명이 뭔가 계속 거슬렸는데, 뭐 그정도야 애교. ㅎㅎ 


7. 2015년 3월 14일 레세일즈 & 페이션츠 , 모사말


 모사말에서 간만에 공연 아닌가?

 3인조로 된 이후 레세일즈는 처음 본 것 같고.

 페이션츠는 여전히 잘하고. 

 공연 끝나고 술 많이 먹음.. 퀙 ㅠㅠ 


8. 2015년 3월 15일 선킬문, 레진브이홀


 두달전에 맥줌마가 난리쳤던 그 브이홀에서의 김밥레코즈의 공연.

 이번 Benji 앨범이 꽤나 좋아서 갔다.

 다만 내 허리가 아작이 난 상황이어서, 뒤에서 봄.

 관객을 올려서 드럼을 치게 만드는 즉흥성이 재미있었고.

 코즐렉은 역시 웃기긴 하지만, 뭔가 까칠하긴 함. ㅎㅎ

 공연 동안에 김사월씨가 왼쪽 옆에.

 그리고 오른쪽엔 인스타에서 본 미녀가 있어서 좀 재미있었다. 


9. 2015년 3월 28일 펑크 스프링, 라이즈 어게인스트, 지브라헤드, 랜시드 , 고베 메모리얼 홀


 왠지 랜시드를 한국에서 누가 부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그럴 일은 없는걸... 

 결국 휴가를 써서, 금토일월 오사카에 다녀옴.

 문제는 공연장이 고베였고, 이 시즌은 일본의 벚꽃축제 시즌.

 거기에 감기 걸렸고, 디스크로 인한 허리 통증.

 역대 최악의 건강상태로 갔던 여행..


 다른 팀들은 별로 관심 없었고 랜시드만.

 Out come the wolves 위주로 공연을 해주심.

 형들이 살 좀 찌고 했지만, 역시 노래는 완전 멋짐 ㅠㅠ

 랜시드 앞에 했던 일본 밴드가 진짜 좇같았는데 이걸 날려주심..


 한국에서 한 번이라도 볼 수 있을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ㅠㅠ


 어찌 되었건 랜시드까지 봤으니.

 그린데이, 오프스프링, 디센던츠, 랜시드까지 해서 괜찮게 들었던 펑크밴드들은 다 공연 봄 


10. 2015년 4월 17일 볼타쇼 김사월X김해원, 신현희와 김루트, 빌리어코스티


김사월X김해원 공연이 있기에 갔더니 알고보니 미러볼과 타가 기획한 볼타쇼였다고 한다.

별 생각없이 갔는데 이래저래 아는 분들을 많이 보게 됨.

신현희와 김루트, 빌리어코스티는 처음 봤음.

김사월 X 김해원이 신중현 원곡에 장현이 부른 석양을 리메이크했는데, 듣다가 '헉'했음.

정말로 '헉'이라고 소리를 냄... 



11. 2015년 4월 24일 라이브 클럽 데이 잠비나이 위댄스 앵클어택


언젠가부터 #LCD라는 태그가 돌아다녀서 ??하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라이브 클럽 데이...

예전보다는 확실히 라인업이 빵빵하다.


잠비나이는 벨로주에서 했는데, 장소를 그 사이에 옮겼었음.

글라스토에서 보고 거의 10개월만?인데. 몰아치는건 여전히 최고인...


위댄스는 빅버드(프리버드 2)에서.

여기는 예전에 다른 클럽으로 했을때 왔던 기억이 있는데.

아마 공연을 하기엔 정말 안 좋은 곳이 아닐까 싶음...

위댄스는 라이브를 주욱 본건 처음이었는데, 위보가 귀여워서... 자리를 떠나지 못함


앵클어택은 FF.

FF 진짜 오랜만이었음. 예전에는 거의 매주 갔던 곳인데...

예전만큼 공연도 안 보고, 듣는 음악도 많이 바뀌었고 뭐 그런 영향이. 


12. 2015년 5월 2일 폴 매카트니 잠실 주경기장.


인생공연


13. 2015년 5월 23 ~ 25일 서울 재즈 페스티벌 

칙코리아, 허비 행콕, 세르지오 멘데스, 미카, 그레고리 포터, 더티룹스, 언니네, 베이스먼트 잭스, 베벨 질베르토 


14. 2015년 5월 30일 ~ 31일 사운드홀릭 페스티벌 잠실 종합운동장 보조 경기장


15. 2015년 6월 12일 페이션츠 상상마당


16. 2015년 6월 14일 스트레인지 프룻 10주년 파라솔, 영신호, 밤신사, 눈뜨고 코베인


17. 2015년 6월 19일 스트레인지 프룻 10주년 우리는 속옷도 생겼고 여자도 늘었다네


18. 2015년 6월 21일 크라잉넛 20주년 콘서트 레진브이홀


19. 2015년 6월 27일 레코드페어 한일 물류 창고 김사월X김해원


20. 2015년 6월 28일 51 플러스

세이수미, 코가손, 쾅프로그램, 권나무, 푸르내, 선결


21. 2015년 6월 27일 레코드 페어


22. 2015년 6월 28일 충무로 자립


23. 2015년 7월 12일 로다운 이태원 언더그라운드


24. 2015년 7월 24일~26일 안산 밸리록 페스티벌


25. 2015년 7월 29일 FKA twigs 무브홀


26. 2015년 8월 8~9일 펜타포트


27. 2015년 8월 30일 무대륙 10주년 기념공연


28. 2015년 9월 22일 본조비 잠실종합운동장 보조운동장


29. 2015년 10월 5일 U2


30. 2015년 10월 18일 그랜드민트페스티벌


31. 2015년 11월 6일 김반장 


32. 2015년 11월 21일 라이프 앤 타임


33. 2015년 11월 27일 배틀스


34. 2015년 12월 1일 줄리아 홀터


35. 2015년 12월 13일 퍼퓸지니어스


36. 2015년 12월 27일 에고펑션에러, 꽃과벌


Posted by 빨간까마구


2015년 생일이 지나고 쓴 글. 


============================================================================엊그제, 그러니까 2월 28일은 나의 36번째 생일이었다.

태어난 날을 첫번째 생일이라고 하는건가? 아니고 그 다음해부터 첫번째라고 하는건가?

만약 태어난 날이 첫번째 생일이 아니라면 35번째. 뭐 그렇다.

대학에 들어가면서부터는 그 어떤 과정에 올라가있기 때문에

그때부터 셈을 하는게 익숙해졌다.

초중고대 이렇게가 아니라

대학 - 인턴 - 군의관 - 레지던트 - 펠로우 - 월급의사.

그냥 흘러가는대로 보면 이제 내게 남은 과정이란것은.

월급의사로 평생살면서 1년차, 2년차, 3년차가 되거나.

개업의가 되어 개업 1년차, 2년차, 3년차가 되거나 할 것이다. 

나이는 이제 빼도박도 못하는 30대 중후반이 되었다.


어떤 삶이었나 다시 한번 생각을 해보았다.

몇년전에 어쩔수 없이 정리할 수밖에 없던 때 이후로 오랜만이었다.


학교 돈이긴 하지만, 교지를 만들었다. 글을 쓰고, 글을 봐주고, 교정을 보고, 편집을 했다.

카피 밴드이긴 하지만, 밴드를 했다. 노래를 듣고, 외우고, 연습하는 걸 봐주고, 혼내고 했다.

좋은 성적은 아니었지만, 결국 펠로우 과정까지 마쳤다. 언제나 실수하지 않도록 긴장을 하고 살았다.

높은 곳은 아니었지만,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에 다녀왔다. 걷고 또 걷고, 계속 생각에 생각을 했다.

많은 나라는 아니지만, 여행을 했다. 배낭만 메고, 늘 혼자서 그냥 멋대로 다녔다.

생각 끝에, 제대로 된 연애를 하지 않았구나하는게 생각이 났다.


가끔 듣는 이야기 중에 하나가 '너는 공감능력이 좀 떨어지는 것 같다'이다.

부정할 수 없다.

물론 인간으로 사회생활을 하고 있으니, 늘 남은 어떤 생각을 할까에 대해 생각을 하고 행동을 한다.

하지만 그런 행동들은 피드백이 없다. 

내가 내 멋대로 한다고 해서, 큰 틀을 벗어나지 않는다면, 아무도 내게 지적을 하지 않는다.

집에서도, 병원에서도, 학교에서도, 그리고 어디에서도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건지 모르겠다'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내가 내 하고싶은대로 하고 살기엔, 나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것이 가장 간단한 방법이었다.


연애를 하다보면, 아마도, 일정 나이 이상의 성인에게는

내가 나의 행동에 대해 항상 적나라한 피드백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사회라는 넓은 곳에서 '보여지는' 나를 생각하며 행동하는게 아닌,

언제나 날것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줄 수 밖에 없는게 연애일것이다.


안하고도 잘 살았고, 잘 살고 있고, 잘 살 수 있을 것이다.

분명히 나 자신도 10대 후반, 20대 초반에 비해서는 분명 좀 더 인간에 가까운 모습과 생각을 하는 것도 분명하고.

나는 예전에 비해서는 많이 나아졌다고 생각한다.


다만, 요즘들어 점점 더 드는 생각은

과연 내가 누군가와 둘이서 가까운 거리에서 살 수 있을까이다.

결혼을 떠나서, 연애 자체도.

내가 보고싶고 필요할때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이 아니라.

내가 누군가와 엮여서 하나의 셋트가 되고 이 셋트가 사람을 만나는 그런..


이미 나는 혼자서 사람들과 집단과 사회를 대하는 것에 매우 익숙해졌기에.

그런 것이 가능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잘 모르겠다.

굳이 실험을 해보고 싶지도 않고. 


Posted by 빨간까마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