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때는 이번 주 화요일이었다.

얼마 전까지 우리 의무대 BGM은 윤하였다가 컬투의 두시탈출로 옮겨갔으나
요즘 우리 의무대는 하루 종일 BGM이 소녀시대 1집이다.

아침에 출근해서 회의들어갈때까지 시간이 남기에
소녀시대의 소녀시대가 나오니 애들이 아마 1집을 샀겠거니 하고
안에 사진들은 어찌 찍어놓았나 보려 책상을 뒤졌으나
CD케이스도 없고 CDP에 CD도 없는 것.

별 생각없이 회의들어갔다가 나와서
또다른 의무병 K에게 물었다

"구니간님 C군은 요즘 그거 야상 겉주머니에 넣어놓고 다닙니다."
"왜?"
"때 타면 안 되고  누가 가져갈까봐 걱정된답니다."

이 때는 별 생각이 안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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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오후에 C군이 오기에

"그거 소녀시대 1집 CD 줘봐라~"
"예"

떨떠름한 표정이지만 주는 C군.

무슨 바비인형을 컨셉으로 사진을 찍었는데
다분히 군장병들의 상상을 자극하는데 충분한 모습...

"야 너 이거 화장실 가는 애들 빌려주면 안되겠다"
"예 물론입니다. 물도 뭍힐 주 없습니다"

C군이 가지고 다니는 봉지 안에는 싱글 CD도 들어있었다.
싱글도 구경하고

"요즘 대세는 원더걸스다. 너네들이 안에 있어서 그렇지 밖에는 소녀시대 밀린다"
"원더걸스가 복고로 나와서 소녀시대도 이번에 그렇게 나온듯 싶은데 좀 촌시럽다"

C군은 좀 표정이 안 좋았다...

나는 이 때까진 별 거 아닌 줄 알았다.


3. 방에서 나올 때면 늘 들리는 소녀시대의 소녀시대

그래도 요즘 보니까 김태연이가 제일 귀엽고 그래서

"태연이 하고 티파니하고 윤아가 제일 낫더라"

했더니 그제와는 달리 표정이 좀 밝았다.





4. 오늘 우연히 의무병 책상에 있는

배슬기가 모델인 컬렉트콜에서 나온 달력을 봤다.

XX월 XX일 C군 생일.

오 기억해야겠군... 하는 순간 옆에 이상한 말들이 적혀있다


김태연  ♡ CJS(실명 공개 안 했음) 100일 된 날
TY ♡ JS

그 옆에는 400 일 ...


아... 오케 건수 물었다 물었어


" 야 이거 김태연이 소녀시대 김태연은 아니겠지?"
"맞습니다."
"이거 왜 100일이냐? 사귀어?"
"
제 생일인데 소녀시대가 첫 방송한지 100일이 지나서 그렇게 적었습니다"


헉...


400일은... 입대후 지난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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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이 순간 머리가 핑핑 돌아가기 시작했다.


"너 주말에 누나 만나러 외박한다고 해 놓고 공개방송 간 거 아냐?" (떠봤음)
"아닙니다. 누나 만나러 나갔는데 시험기간이라...못 봤습니다."

이 때 끼어드는 K군...



"CD사러 나갔답니다."



엥... ? 정말 ?

그러더니 C군 포기하고 줄줄 늘어놓는다

신촌에 갔는데 신나라 레코드가 없더라.
그래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었는데 아무도 레코드 가게를 모르더라.
향뮤직에 가보니 모닝구 무스메가 있기에 희망을 갖고 물어봤는데 그런 거 없다더라.
(그런데 향뮤직에 원더걸스는 있심)

암튼 그렇게 그 놈은 신촌에서 이대까지 흘러흘러 가고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겜방 가서 인터넷 검색...

그리고 Get!!!

문제는 그 레코드점에 소녀시대 1집 포스터가 없어서...
아저씨, 종업원에게
"이거 기다리면 이따가 가지고 오시나요?" 등등의
파돌심을 드러내는 멘트를 쌔렸으나 아저씨 무시...

좀 슬프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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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그 순간 떠 오른 또 다른 상품.


"야~ 소녀시대 삼각김밥도 있던데?"

C군이 지갑을 꺼낸다.

"여기 있습니다!!! "

왜 물어봤을까... ㅠㅠ



그러면서 또 스토리를 얘기해준다.

소녀시대 삼각김밥은 패밀리 마트에서만 판다는 사실 입수한 C군.
패밀리 마트에 가서 보니
4종의 소녀시대 삼각김밥밖에 없어 실망은 했지만 태연은...있어서
그대로 가지고 사려했으나

'저 알바가 날 빠돌이로 보겠지?'
하며 엄한 다른 삼각김밥도 2개 포함해서 6개를 들고 나왔...

뜯으려는 순간...

두둥...



이거 보통의 방법으로 줄로 쭈욱 뜯으면
소녀시대 얼굴이 세로로 갈라지게 생긴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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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은 합성. 오른쪽이 진짜. 가운데 줄 잡아 댕기면 얼굴이 세로로 반쪽이 난다. 커터가 필수!!! 라는 C군



' 아 절대 그럴 수 없어!!!'

결국 C군은 아까 산 CD봉투에 삼각김밥 6개를 넣어서
신촌을 돌아댕기고

결국 새 커터를 하나 샀다.


그리고 겜방에서 조용히 컴퓨터를 하며
삼각김밥에서 그녀들의 얼굴만 예쁘게 잘랐다는...

문제는...

통상의 방법과 다른 식으로 삼각김밥을 개봉하였더니


이거 김하고 밥하고 분리가 되어버리네... ㅠㅠ


결국 그는 겜방에서 김따로 밥따로 해서 삼각김밥 4개를 먹었다는...
그러고 나에게 한 마디 날린다.

"구니간님 11월 한정판매랍니다. 빨리사셔야합니다. 패밀리 마트밖에 안 팝니다"



7. 이 때 K군의 한 마디


"구니간님. 얘 이거 다른 사람들한테는 샀다고도 얘기 안 합니다."
"보여줄때도 손도 못 대고 멀리서 페이지를 자기가 넘겨줍니다."

"어 난 어제 손도 안 씻고 넘겼는데"

"이거 만진 사람 C군하고 구니간님하고 저밖에 없습니다."


C군의 소녀시대 CD속지를 만짐으로 확인한 의무대의 情...



8. 낚아보려 또 질문을 했다.

"너 얼마전엔 윤하 좋아했잖아"
"그건 그냥 군인이고 여자 가수라 좋아한 겁니다."
"야 그럼 태연이는 좀 달라? 같잖아?"
"아닙니다 다릅니다"
"뭐가 다른데?"

".... 그냥 다릅니다."
"카라인가 걔네도 귀엽던데."

K군 거듬

"야 너 전에는 카라 한XX좋다고 했잖아?"

C군 발끈함!!!!!

"그거야 그냥 한 얘기고 태연이랑은 달라!!!"




팬심이란 언제나 이런 것... 

나는 저렇게까지는... 이라 생각을 하니
하드에 모아놓은 '이쁜 여자들' 폴더가 내 눈 앞을 가리네...



Posted by 빨간까마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