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라닌 1 상세보기
ASANO INIO 지음 | 북박스 펴냄
청춘만화『소라닌』제1권. 본 작품은 20대의 남녀의 사랑을 시작으로, 그 나이 때면 누구나 갖는 꿈, 희망, 열정, 고뇌 등이 오밀조밀하게 펼쳐진다. 꿈과 희망을 찾으려고 노력하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쳐 아파하면서 점차 성장해 나가는 모습은, 사회에 첫 발을 내딛는 사회인에게 깊은 공감을 선사할 것이다. ★ 줄거리 ★ 적성에 맞지 않는 화사에 다니는 여직원 메이코와 일러스트레이터 알바인 가네다는 먹고


 감자를 길러본 적이 있는가?
 또는 감자의 싹이 튼 것을 본 적이 있는가?
 왜 감자에 싹이 나면 버려야 하는지를 아는가?

 처박아 두어. 또는 먹지 않고 놓아둔 감자는.
 싹이 튼 감자는 ... 솔라닌이라는 독이 있어.
 먹으면 식중독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만화는.
 시골집에서 야채! 택배를 받는 여자 주인공 메이코와
 그녀와 동거를 하고... 알바로 연명하는 다네다의 모습으로 시작한다.


 메이코는... 칙칙한 걸론 세계 최고인 회상의 OL로
 '아무렴 어떠냐?' 덩어리인 어른들의 세계에 이제 막 지쳐가는 중이다.

 배가 나와도, 코털이 삐져나와도, 감옥만 안가면, 마음따위 없다한들 ... 아무렴 어떠냐?


 아무렴 어떠냐지만. 그녀는.
 
 '설령 사람들이 바보 취급하거나. 미래가 불투명하고.'
 '결국에 닿은 곳이 세상의 끝이라 해도 너와 난 함께할테니까'

 하는 남자친구의 말.

 그리고 지각을 한 어느날 창문에 메달려있던 풍선 하나를 보고 회사를 그만둔다.


 
 그의 남자친구는.
 음악에 영혼을 빼았겼지만. 삶을 위해 알바를 하는 친구로.
 지금에 있어서 밴드란 일 주일에 1~2번 모여서 합주를 하는 무리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물론 메이코와 남자친구와 그 무리들이 이 만화의 축인 것은 당연한 일...


 주위라고 해봤자.
 대학을 6년이나 다니는(일본은 군대가 없잖아?) 가토와 그의 여자친구.
 그리고 대학을 졸업하여 아버지 약국에서 알바를 하는 빌리.

 이 무리가 전부... 크하하


 하지만.
 메이코가 모아놓은 돈이라는 것도 한계가 있고. 잔고는 줄어만 가고.
 일주일은 좋았던 자유도 '목적이 없는 한 한없이 지루할뿐'

 삶을 멍하게 사는 다네다에게
 메이코는 밴드를 다시 할 것을 권유하게 되고.

 다네다는.

 '강물처럼 유유히 시간은 흐르고, 언젠가는 바다에서 만나게 된다는 것...'
 '그래 거슬러 올라가 보는 거야. 그 흐름을. 하지만 이제... 나에게 다음이란 없다'


 다음은... 없다.


 그리고 다네다의 밴드는... CD 하나를 제작하여 아무런 답이 없을 경우
 해산을 전제로. 활동을 한다. (레코딩만 하는거지)


 다행히. 넘겨온 제의는 있었지만.
 가수 데뷰하는 그라비아 아이돌의 백밴드.
 다네다는 제의를 거절한다. 그 제의를 한 사람은 다네다가 음악을 듣게 된 동기였던 사람.


 ...


 그리고 다네다는 메이코에게 헤어지자고 하고.사라지고.
 메이코는 다네다가 마지막 CD 레코딩을 위해 만든 노래를 발견한다.

  소라닌

 서로의 다른 생각은 하늘 저편으로
 이별의 연속인 인생이여
 아주 최대한 미래가 보이는 듯 하니
 안녕이라네

 그 때의 그날로 돌아갈 수 있다면
 그 때의 나로는 영원히 돌아갈 수 없네

 그 옛날 너와 내가 살던 작은 방은
 이미 다른 사람이
 너에게 들은 상처의 말도
 무의미한 것 같았던 하루하루도
 
 추운 겨울의 차가운 캔커피와
 무지개빛 긴 머플러와
 종종걸음으로 뒷골목을 빠져나가
 기억을 떠올려 본다.

 느긋한 행복이 영원히 계속된다 해도.
 나쁜 씨가 싹을 틔워
 이제 안녕이라네

 이별이 나쁠 것도 없지
 어디선가 늘 건강하기를
 나도 어떻게든 해 볼테니까
 꼭이야


 그래 ... 이별의 노래 이별의 노래를 들으며. 메이코는 잠 들지만.

 다행히도 다네다에게 다시 온 연락.

 '난 진심으로 음악으로 세상을 바꾸고 싶었어.'
 '꿈을 위해서라면 어떤 시련이라도 맞서 싸워야 한다고 말이야'
 '근데 지금의 난 뮤지션이 되고 싶었던 게 아니라 단순히 밴드가 하고 싶었던 거라고'
 '친구녀석들이 있고 너도 있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해. 메이코. 앞으로 우리 둘이 행복하게 살자'


 
 그리고 1권의 마지막.
 다네다는. 자신이 저 한 말의 무게에.
 그리고 그 말 이후 달라질 자신의 삶의 무게에
 오토바이로 달리며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가 마지막을 맞게 된다.


 아이러니하게도.
 2권의 시작은.
 대학을 졸업할 무렵의 다네다.


'고등학교때부터 시작한 기타. 대학에서 사귄 죽이 잘 맞는 친구들.
'인디밴드를 거쳐 언젠가 메이저로 데뷔해서 첫 앨범이 날개 돋친듯이 팔려나가고'
'두 번째 앨범이 도화선이 되어. 관객들이 꽉 들어찬 무도관에서'
'마지막 곡이 끝난 후에도 난 일렉트릭 기타로 A메이저 세븐코드를 힘차게 울려대며'
 '주먹을 불끈 쥐고 오른 손을 높이 쳐드는거야'

 그리고. 행한 졸업 전 마지막 라이브.

 가사를 까먹은 다네다의 멘트.

'설령 느긋한 행복이 계속된다 해도. 그것으로 만족한 척 하는 어른이 되고 싶진 않아'
'여러분의 인간졸업을 축하한다. '
'하지만... 난!!! 나에겐... 조금만 더 시간을 줘. 무언가 해답을 발견할 때까지'


 이건.
 신호위반으로. 차에 치어.
 길에 누어있는. 다네다의 마지막...?

 마지막에 떠오른. 인생의 마지막 라이브.
 그리고. 들려주지 못 한 러브송...

 

 그리고.
 메이코, 가토, 빌리, 아이의 삶은 변화했다.
 그들에게 더 이상 다네다의 밴드는 없는 것.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렇게 하루 하루.
 우울하게 눈물과 함께 시작하고 분노로 끝을 내는 하루에.
 다네다의 짐을 정리하기 위해 다네다의 아버지가 오시고.
 묘하게 닮은 다네다와 아버지를 보며... 미안해 하는 메이코


 '8월말쯤 별안간 후쿠오카로 돌아오겠다지 뭔가? '
 '그러고는 사고가 나기 닷새전인가? 다시 전화를 해서 잊어달라 하더군'
 '도쿄에서소중한 사람을 발견했다고 말이야. 아아 그러냐? 하고 적당히 난 전화를 끊었지만'
 '녀석이 이제 그런 멋진 말도 할 줄 아는 남자가 됐구나 싶었지'
 '하지만 그래도 메이코양이 책임감을 느낀다면 부디 우리 아들 녀석을 잊지 말아주게.'
 '이 세상에 그 녀석이 있었음을 증명하는 것이 아가씨의 역활일지도 몰라'


 
 그리고 메이코는. 남아있는 친구들과 함께.
 밴드를 하기로 한다...


 첫 합주.
 앰프에 잭을 연결하고 첫 스트로크.
 앰프 세팅은 언제나 함께 한 메이코와 다네다.
 톤이 같은가? 정말?

 

 그리고 찾아온 라이브의 기회.


 메이코는. 알바하는 곳의 자신을 좋아하는 듯 한 아이에게 기타를 배운다.

 '저도... 중학교때까진 아무런 특기도 목표도 없었어요.'
 '그러다 그저 그런 별볼일 없는 친구녀석들과 처음으로 악기를 가지고 모였을땐'
'정말이지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 들었죠'
 '그 느낌이란... 제로와... 제로가 만나면... 무한'


 (... 이렇게 나 역시 평온을 가장하고 있었지만.)
(사실 그의 정직한 시선으로부터 도망치기에 급급할 뿐이었다)
 (18살의 그를 보고 있노라면 처음 만났을 무렵의 다네다와 중첩되고)
(그 때마다 이제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겠지?... 하고)


 
 그리고 올라간 라이브의 무대

 (난 오늘 기타를 치며 노래했다. 심장의 고동탓인지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목소리는 몇 번이나 갈라지고 엉망진창인 연주였지만)
 (마지막 곡 소라닌은 틀리지 않고 노래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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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그로부터 6개월 후.
 메이코는.
 작은 회사에 들어가고.
 다네다와 살던 집에서 이사를 한다.
 합주는 한 달에 두 번 정도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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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래 소라닌은
 사람과 사람과의 이별에 관한 노래였을까?
 그 노래를 만든 다네다는. 러브송이라고 했다.


 느긋한 행복에 취한. 감자에 싹이 나고
 감자 새순의 그 독과 함께한 삶과의 이별.
 그리고 '아무래도 괜찮은 삶'과의 조우.


 그렇지만.
 그런 삶의 또다른 의미가 있는 것
 나와 내 곁에 있는 사람들... 과 행복.
 


 다들 그렇게 어른이 되는 것이다. 그렇게.


 간만에 본 힘이 넘치는 작품이었다.
 그 힘이 과하지도 않게 딱 2권의 분량으로 멈추었고.
 안정적이며 기본이 갖춰진 뎃생과 세밀한 배경.
 결코 잘생기고 이쁘지 않은 5명의 인물 모습.
 이나중식의 몸개그를 차용한 개그샷.
 하지만 언제나. 충실하게 흘러가는 스토리.  
 
 
 아마 진짜 21세기 소년정도의 작품이 나오지 않는다면
 2008년의 만화는 이 것이 될 듯 싶다. (발매는 2006년 ㅠㅠ)

Posted by 빨간까마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