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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zakka.egloos.com/tb/4105242 -> 참고

 
 흔히들.
'몇 년을 기다려온 공연!' 이라는 표현이 있다.
빅네임들이 처음으로 한국에 오는 공연이라던지.
너무 오래된 올드 밴드들이 간만에 오는 공연이라던지에 붙는 홍보문구인데
이 것처럼 참 진부한 표현도 없을 것이다.
그런데 그게 또 그렇게밖에 표현이 안 되는 참 거시기한 상황이 있는데.
그 문구의 손발이 오그라드는 휠링도 결국은 그 밴드의 이름에 뭍히기에
주저없이 쓰는 것 아닐까?

 나에게 그런 공연이 뭐가 있었냐? 하면

오아시스, 메탈리카, 스매슁펌킨스

 딱 3밖에 뽑을 수가 없다.
물론 메가데스의 공연도 멋졌고 뮤즈나 마룬5도 좋았지만.
애정의 척도 자체가 다르므로 어쩔 수 없지.

 물론 역대 감격 공연 리스트로 따지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내한 공연을 한 스매슁펌킨스가 제 1이겠지만.
2009년 4월 1일 만우절에 본 오아시스의 공연도
내게 엄청난 에너지를 주었다.

 아마도 그들의 음악을 처음 들은게 97~98년 무렵이었으니
어느덧 10년 이상된 공력이지만.
난 그 들이 맨체스터 시티의 맹혈 서포터이며
여전히 독설을 뿌리고 다닌다는 사실 외에 아는 것이 많지 않다. (라고 하면 거짓말)

 중요한 것은.
내가 아는 팝송들 중에 후렴구를 제외한 가사들을 아는 밴드는.
오아시스밖에 없을 것이라는 것이다. 슬프지만 진실이라는.

 그 10수년 전 카세트 테입으로 듣던
왓츠더 스토리 모닝 글로리 웰~~~ 은.
메탈소년에게 브릿팝도 괜찮네 라는.
갈대와 같은 마인드를 보여준 앨범이었다는 것.

2006년에 한 공연은
아쉽게도 본인의 전방근무(!!)때문에 가보지 못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한 달 한번의 휴가라도 내서 갔어야 하는 것이고
어설프게 생일에 맞춰서 나간 휴가때 일생의 트라우마를 받았던 것을 생각하면... ㅠㅠ


 아무튼.
2009년의 만우절.
농담과 같이 회진은 6시전에 끝나고
아주 여유롭게 시작 한 시간전에 공연장에 입장을 하는. 놀라운 일까지.
문제는 거기서부터 시작인데.
아니 뭐... 이건... ㅠㅠ

 그때쯤에 들어가도 여유있으리라 생각한 건 오산.
전후좌우에서 들리는 전라도 사투리, 경상도 사투리.
"니 맨유 경기 봤나? 왜 그 잘하는 아 있잖아. 왜 룬희?"
등등의.
전국 각지에서 모인 열혈 팬들덕분에 내 자리는 스탠딩 중에도 2/3 지점. 뷁

 그런데 생각해보니/
내가 그 형들 봐서 뭐하겠냐? 하는 생각이 들어
굳이 앞까지 가지 않고 여유롭게 보기로 맘을 먹는 순간.... ㅠㅠ
관중의 파도에 휩쓸려 미녀 관중에게서 멀어지는 불상사가........


 아무튼 그렇다.
고딩정도 되어보이는 친구는 A4 에 인쇄한 가사를 보며(한글로 해석되어있었음) 외우고 있었고
영국 국기를 들고 있었던 외국인 친구들은 자기네들끼리 쏼라쏼라 중이었으며
키가 크고 이쁘게 생긴 여고딩들은 자기 남친들과 수다중이었으며
가죽자켓에 가죽치마 입은 무서운 누나는 음악 감상 중이었다.

  의외로 공연은 10분 남짓 지났을무렵부터 시작.
Fucking in the bushes라는
아주 멋진 제목의 곡을 인트로로 깔고 등장.

 아니.
연주도 아니고 그냥 틀어놓은 노래에 사람들은 미치기 시작한다.
그리고 나는 또다시 물결에 휩싸여 굉장히 앞으로 가게 되었고.

뒷짐진 리암, 고개 수그린 노엘을 보게 된다...

 어허.
뭐야 이 형들...

 늙었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무대 위엔.
입을 열면 욕만 할 것 같은 리암은 없었고
다른 밴드 욕하기에 바쁜 노엘도 없었다.
그 시절의 그들은 이미 사라진 것인지.
무대위의 형들은 노는 것 좋아하고 술 좋아하는 마약하다 끊은 동네형들.

 아 이런 동네형들은 없나? 아무튼.

 연이어 나온
투나아잇. 아임 어 록큰롤 스타

 으아악. ㅠㅠ
2집의 폭풍으로 1집을 사게 만들었던 그 들의
1집의 가장 메가히트 싱글 중 하나인 그 곡.
리암보고 시드 비셔스 목소린냐? 하고 영국 언론들을 비난받게 했던 그 곡...

 좡좡자자장 자자자장 쫘자자장

 하는 그 기타리프가 나오는 순간 여기저기서 사람들이 실려나가기 시작한다.

 연이은 라일라.
사실 이 곡이 실리던 무렵부터 나의 오아시스에 대한 기대치는 낮아졌다는.
그런 앨범인데. 뭐 좋은 건 좋은거.
Layla 던  Lyla던 뭐 좋은 건 좋은거.

이 후 공연은

요즘 앨범 곡 2~3곡 + 예전 곡 2~3 곡의 조합으로 나가게된다.
인터넷에 떠돌던 그 셋리스트의 곡들과 그렇게 차이가 없었기에
관중들의 떼창 소리는 더더욱 커지기 마련.

그렇게
SHOCK OF THE LIGHTNING
CIGARETTES AND ALCOHOL
MEANING OF SOUL
TO BE WHERE THER’S LIFE
WAITING FOR THE RAPTURE

곡들이 지나간다.
뭐 내가 미친것은 당연한 것.
지난 2앨범에 마구 실망을 한 나였기에
이번 새 앨범에
'예전의 오아시스로 돌아왔다' 어찌고 저찌고에
내가 오아시스에게 더 기대할 것이 있을까?
라는 헛된 생각을 날려 준 이번 앨범이기에
더더욱 발광을 하던 중 나오던...

 Masterplan...

 옆의 영국남자놈이 난리를 치기 시작한다.
 아마도 그네에게는 이 곡이 인생의 곡이었나 보다.
 운다...

 뭐야... 얘 무서워 ㅠㅠ 

 그리고 이어지는
SONGBIRD
SLIDE AWAY

 아쉬운 것은 바로 Slide away인데
여기저기서 떠돌던 리암은 이제 노래를 예전만큼 부르지 못 한다는 것을
두 눈으로 똑바로 확인을 했다고나 할까.
그 건방지고 씹는 그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가 아닌.
그 노래가 아쉬었다... ㅠㅠ
아 형? 늙었어? ㅠㅠㅠㅠㅠ

 그래도 괜찮아
다음 노래가 Morning Glory이니까.
Wake up Wake up well ... What's the story morning glory
리암의 목소리보다도 큰 관중들의 노랫소리.
아니 내 노래 소리.
그리고 또 실려가는 한 명... ... 

AIN’T GOT NOTHING
IMPORTANCE OF BEING IDLE
I’M OUTTA TIME

최근 앨범의 3연타가 지나간 자리.
특히 Importance of being idle같은 경우엔
군대에서 의무병이 좋아했던 노래인지라.
그 빡빡머리가 생각도 나고. 흐음

하고 생각을 하는데.
you're my WONDERWALL
 
 켁...
끝나가는 건가?
아아아아아아아아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뭐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엉엉엉엉.

SUPERSONIC
이 나오는 순간 직감했다.
아 이게 앵콜 전 마지막 곡이었지....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사라진 그 들.
바이 바이는 아니지.
곧 돌아올테니.
오애시스~ 를 외치는 한쿡인들.

 그리고 혼자 등장한 노엘형.
아 눈부시다. 간지다 하고 생각하는데.

 '스페셜 송 포 코리안...'

 소름이 돋는다. 설마 그 노래???????????????????????????????????????

LIVE FOREVER !!!!!!!!!!!!!!!!!!!!!!!!!!!!!!!!!!!!!!!!!!!!!!!!!!!

 별로 부르기 좋아하지 않는다는 그 곡.
 아무래도 그 전에 사람들의 떼창이 컸을 것이다.
 앵콜로 노엘이 나오기전에 부르던 Live forever.

 물론 오애시스 형들은 이 노래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는데
 뭐 그거야 형들이고.
 우리가 좋은 것은 좋은 것이고
 
 인터넷에서 봤던 셋리스트에 없었던 리브포에버...
노엘이 홀로 어쿠스틱으로 연주하던 그 노래에
관중들은 허밍으로 기타솔로를 연주한다...
미친 거다 미친 거.

 곡이 끝나고 보여준 노엘의 만족하는 그 얼굴.

 Slip inside the eye of your mind ...

 So sally can't wait ... 후덜덜.
언제나 이 노래 후렴구는 관중들의 차지...
오아시스 노래를 하나만 뽑으라 하면
한국에서는 아마 1위를 차지할 그 노래.
옆의 양복 입은 형도 울고. 나도 울고.
뒤의 영국애들은 울면서 지네 국기 들고.
앞의 이쁜 누나는 고개도 못 들고

FALLIN’ DOWN
CHAMPAGNE SUPERNOVA
I AM THE WALRUS

 개인적으로
이 다음은
보너스라고 생각한다.
샴페인 슈퍼노바에 아임더 월러스
쿠쿠쿠추 추추추추....


 그리고 관중석으로 내려와서 악수하면서 퇴장하는 리암.
오아시스처럼 불친절하고 가오잡고 하는 밴드에게
그 것도 리암에게 이런 친절한 서비스.
아.... ㅠㅠ
 
한국이라는 나라는 정말 로큰롤 피플이 사는 것 같다고 한 저번 공연.
당신들은 여전히 미쳐있구나 한 이번 공연.

 
 형들 실망안 시켜서 저희도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곧 다시 보자고 한 그들.
아마도 펜타포트때 올 것도 같은데.
오시면 저 3일권 끊습니다. 크하하

 형들 노래에는 이제 더이상은 별거 없을것 같다고 한 제가 미친 놈이었어요 ㅠㅠ
빨리 다시 오세요. ㅠㅠ



 

Posted by 빨간까마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