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딩페스티벌 가기로 최종 결정을 한 2011년 7월.
해외 페스티벌은 처음이기에 검색을 하였고 그렇게 나온 곳이 '페스티벌 제너레이션'
그리고 마침 그 날이 레딩페스티벌을 위한 번개가 있던 날이어서 번개장소로 연락을 해서, 그 날 저녁에 창문가 자리에 앉았었다.
다만 워낙 낯을 가리기에 레딩페스티벌에서도 그분들과 함께 하지는 않고 그냥 다른 친구들과 다녔다. 
페스티벌을 다녀와서는 전문의 시험을 준비하면서 그 곳에 대한 기억은 희미해졌다.


2012년 1월 시험 1차를 마치고 울적한 기분에 주말에 FF에 갔다.
Her space holiday라는 알 수 없는 사람이 공연을 했다.
그리고 처음 '모두들 사랑한다 말합니다'에서 봤던 지성이형을 보고 그분을 통해, 맹선호씨와 인사를 하고, 술자리에 초대받았다.


자주가는 술집을 정하는데에 보통 세가지를 보는데 음악이 좋을 것, 술이 괜찮을 것, 그리고 서비스가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을 것.
이중 하나라도 100%면 단골이 되고 자주 가고는 했다.
모사말은 이 세가지 모두 100%에, 친구까지 사귀었다.


친구들과 함께 이 작은 공간을 또 쪼개서 누렁이계단, 독대바, 모말사, 메인테이블 등으로 우리는 나누어서 불렀다.
모사말데뷔, 모사말셀렙 등 우리만의 언어를 만들어 갔다.


'모사말사람들'
나이는 몇살인지, 무슨 일을 하는지, 고향이 어딘지, 어디 학교를 나왔는지 보통 사람들이 만나면 먼저 확인부터 하는 것들을 아무것도 모른체 그곳에서 만나서 이야기를 하고 알게된 사람들.
느슨한 관계지만 옆자리에 앉으면 반갑게 이야기할 수 있는.


그사람들과
페스티벌을 가고,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캠핑을 갔고, 여행을 갔고, 한강에 갔고.
아침해가 뜨는 걸 보고. 저녁해가 지는 걸 보고.


두번의 생일파티를 그곳에서 했다.
거기서 만난 친구들의 결혼식을 세번 봤다.
지구종말을 바라는 파티를 했고.
롤링페이퍼도 돌리고.
압상트를 나눠 마시고.
누군가의 만남, 누군가의 헤어짐을 지켜보고.


좋아하는 사람들을 데리고 왔고, 그들도 단골이 되었다.
친동생도 이곳의 단골이 되고, 여기 친구들과 또 친해지고. 
다만 나는 여자친구 생기면 꼭 데리고 오겠다고 약속을 했었는데 지키지 못 한...


메인테이블에서 했던 생일파티
정치이야기를 했던 에어컨 앞 테이블
레딩페스티벌 준비로 왔을 앉았던 창가자리
이곳에서 계속 놀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던 화장실 앞자리.
이유도 없이 취해서 자던 구석자리.
그리고 독대바.


아스날의 오랜만의 FA컵 우승을 사람들과 즐기며 We are the champion을 불렀던 날.
나 혼자 기분 좋아 펑크를 잔뜩 틀었던 날 
Disco 2000에 춤을 추던 그 날


주말에 퇴근해서 약속은 딱히 잡지 않았지만 
그곳에 가면 친구들이 있고, 친구들이 없어도 사장님은 있고.
아니면 누군가가 있는 그 곳은 이제 없다.


올 봄 술도 못 마시고 아무 것도 하지 못 하고 아무도 만나고 싶지 않았을 때 토요일에 어렵게 나가서 그래도 사장님에게 얘기를 하고 그랬던 곳은 이제 없다.


모두들 건강하세요. 
모두들 사랑한다 말합니다.


안녕안녕


Posted by 빨간까마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