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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의 일이었다.

대학교에서 밴드할때 베이스를 했으나 창피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사람으로 

제대로 배워야 하지 않겠냐는 생각은 늘 하고 있었고

마침 그해에는 동아리의 10주년 기념공연도 예정이어서 더더욱 실력 향상이 필요했었다.

군의관 3년차라 시간도 비교적 괜찮았고. 


네이X의 카페에 가입을 해서 찾다보니 

마침 당시 거주지와 그렇게 멀지 않은 곳을 발견.

바로 연락해서 그 날 방문하였다.

본인의 집 겸 레슨공간에서 간단하게 실력을 확인하고 연습을 하기로. 

운지법과 핑거링부터 다시 시작했다. 뭐. 당연한거...


중간에 잠깐 쉬는 시간에 그분이 물었다.

"어떤 음악 좋아하세요?"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질문 중에 하나다...

오아시스, 메탈리카, 스매슁펌킨스, 뭐 이런거 좋아하는데... 뭐라고 해야하나.

"그냥 모던락 좋아해요"

"아..."

"홍대에서 공연도 보고 그래요."


" 홍대에서 하는 밴드들 실력 전부 별로인데. 저는 재즈 전공이라 그런 음악은 그렇더군요."


그 날 수업이 끝나고 나는 다시 레슨을 들으러 가지 않았다.


얼마전 라라랜드를 봤다. 훌륭한 영화이다.

캐스팅은 완벽하고, 이야기는 보편적이다. 

연애의 시작의 설레임과 그 중간의 행복감의 표현.

피치 못한 이별의 과정도 안타까움도. 

어쩔 수 없는 상황들의 묘사도.

이야기는 그렇게 보편적으로 흘러가며

중간에 개입되는 주인공들의 생각은 주로 노래로 표현함으로 

영화에서 관객이 벗어나는 것을 막게 한다.


하지만 음악을 대하는 그 태도는 너무 너무 불편했다.

도대체 이 감독은 왜 그런 태도를 가지고 음악을 대하는 것인가 싶다.

피아노가 아닌 신디사이저로 연주하는 파티밴드는 거의 쓰레기 취급하던데


자신의 음악에 고집을 부리는, 관념이 확실한 사람을 그리는데 너무 나간거 아닌가.

공연장에서 연주하는 남자를 본 여자가

이것이 네가 하고 싶어했던 그런 음악이냐!

장면에서는 답답함마저 느껴졌다.

존레전드가 뭔 잘못을 했기에!!!

막상 영화의 음악들은 어떤가 하면 ?? 스럽기도 하고. 


불현듯 스친건 나에게 하루짜리 레슨을 하였던 그 재즈베이스 전공자분이었다

지금도 그런 이야기를 하시며 레슨을 하시는지.

재즈 순수주의자들. 재즈 우월주의자들. 

자기가 하는 예술의 장르의 위대함을 설파하지만

내놓는 결과물들은 똥같은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본다.

홍대 인디에 그런 사람들이 많은 것 같은데 

다른 예술은 잘 모르니까 그런 것 같긴 하다. 


사실 감독의 전작을 보지 않았으면 이런 생각까지는 안했을 것이다.

그넘의 위플래쉬때문에 이렇게 되었다. 

Posted by 빨간까마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