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음악이라는 것은 어떤 것일까?

 현대 사회에서 음악을 저장할 수 있는 매체가 생기고 나서는 음악은 집에서도 즐길 수 있는 Home entertainment가 되었지만 음악의 시초는 그렇지 않았지.

 고대사회를 보면 음악이라는 것은 종교의식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매개체 중에 하나였고, 그 의식이라는 것은 기우제, 제사, 자손번성을 위한 의식, 결혼식, 샤먼 등등 여러가지 의식이 있었지만 늘 음악은 거기에 있었다. 그나만큼 음악이라는 것 자체에 연주자, 관중, 장소의 3요소가 만족되어야 하는 예술 장르는 없다 생각한다.
 
 그런 나의 관점에서 '공연을 본다' 는 것은 이른 바 얘기하는 '적극적인 음악을 즐기는 태도' 가 아닌 '음악을 즐기는 기본태도'라 생각하며 조금이라도 관심이 가는 밴드나 음악이면 공연을 먼저 찾아가 보려고 노력을 한다.

 그런 나에게 다양한 아티스트들을 나의 장르에 대한 편견 없이 볼 수 있는 대규모 페스티벌은 좋은 선택이야. 고등학교때부터 공연 댕기는 것을 좋아해서 핫뮤직에서 가끔 하는 공짜 공연이면 쪼르르 달려갔으며 밴드가 많이 나오는 공연은 없는 돈 긁어 모아서 갔으며 쌈지와 펜타포트도 챙겨가는 나이기에...
 위에도 언급한 내가 생각하는 음악의 3요소가 괜찮게 충족이 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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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이 길었는데 2007펜타포트 3일차에 다녀왔어.

 고등학교때 친구가 공짜표를 구해 줄 수도 있었고 절반 가격에 파는 표도 많이 있었는데 그냥 돈 다내고 갔다왔다.
 사실 펜타포트와는 나름(?) 인연이 깊어. 1999년 펜타포트의 전신인 트라이포트 2일째에 Rage against the machine을 보겠다는 일념으로 비바람을 뚫고 갔으나 폭풍으로 공연 자체가 취소되는 사태를 겪었었다. 작년 펜타포트 1회때는 플라시보와 Black eyed peas를 보러 갔었는데 생각지도 않았던 머드축제로 평생 기억에 남을 페스티벌도 겪었었고.

 2007 펜타포트는 라인업이 2006에 비해서는 살짝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뮤즈와 케미컬 브라더스가 꽝이다 이런 게 아니고 작년에 플라시보, 스트록스, 프란즈 퍼디난드, Black eyed peas를 데리고 오기에 올해는 Green day나 Oasis나 Red Hot Chilli Peppers는 오는 줄 알았으니까... ㅋㅋㅋ

 스케쥴은 저번에도 올렸듯이

 첫날 헤드라이너: 케미컬 브라더스
 둘째 날 헤드라이너: 라르크 엔 실
 셋째 날: 뮤즈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헤드라이너로는 단연 1째날과 3째날에 가보고 싶었다. 라르크 엔 실 하면 Driver's high하고 이름모를 슬램덩크 주제가밖에 모르기에 별로 땡기지는 않았지. 차라리 노래 제목은 기억이 안나지만 들을때마다 신선했던 Ocean colour scene가 훨씬 좋아 보였었고. 그리고 케미컬 브라더스야 예전 오아시스에 한 참 빠졌을때 앨범을 사서 줄창 들었을 정도로 괜찮았었기에.
 그리고 페스티벌에서 펼쳐지는 테크노 공연은 어떤 것인가에 대한 궁금점도 많았고... ^^
 
 뭐 셋째날 Muse... ㅎㅎ
 
 예전부터 사람들이 권하는 밴드였지만 코리안의 겸손함이라는 뭐같은 미덕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 도대체 지네들이 음악의 신이라는 시건방진 이름을 가진 밴드는 애초에 비호감이었어. 그런데 막상 듣고 보니 그 묘하게 신경질적이며 폭발적인 것이 맘에 들었다 이거지...
 거기다가 그 전까지는 이름 모르다가 공연에 온다는 이야기 듣고 뒤 늦게 알게된 Damien rice도 끌리더군...(결국 건강상 문제로 안옴)

 결국 퇴근의 문제가 있어서 첫째날은 포기하고 둘째날하고 셋째날만 타겟으로 잡고 있던중.
 라르크 엔 실 노래를 듣고 내 취향은 아닌지라 결국 GG때리고 그냥 집에서 쉬기로 결정했다. 물론 FPM은 좀 아쉬었지.


 결국 선택과 집중은 중요하다는 것을 알기에 3일차에 올인하기로 맘을 먹고
 공연 전인 토요일은 친구들과 간만에 만났음에도 살짝 한 잔만 하고 집에서 10시간 챙겨서 잤어.

 아침에 일어난 시간은 11시 .
 애초에 공연장은 12시 이후에 가기로 맘을 먹었기에 늦은 시간은 아니다.
 쌀몬과 연락을 주고 받으며 '유니클로'에서 산 검정색 해골 꼬까옷을 꺼내 입고
 비가 부슬부슬 오기에 진흙창에 빠질 것을 대비해 슬리퍼를 신고 ( ㅠㅠ )
 작년에 고생했기에 올 해는 차로 돌아오리라 맘 먹으며 자동차 키와 함께 떠나자!!

 점심을 배불리 먹고 도착한 시간은 오후 1시 30분.
 운이 좋은가 서울에서는 순간순간 폭우가 내리던 날씨에서 인천은 정말 맑았다.
 더군다나 노상주차장에 자리가 있어서 공짜로 주차까지! 아싸 일단 6000원 벌고~
 셔틀버스를 타고 공연장으로!!!


 공연장에 와서 표를 사며 주위를 둘러봤다.
 작년에도 느낀 것이자만 펜타포트에 오는 사람들은 정말 free하게 입는다.
 완전 아저씨 차림인 사람도 있고 축구레플도 있고 섹쉬한 누나들도 있고
 나처럼 반바지에 슬리퍼고 있고 웃장깐 외국인들도 있고
 도대체 저 옷은 어디서 사는 것인가? 하는 의문점을 가지게 하는 옷들도 있고
 
 이런 익명성과 일탈을 즐기기에 페스티벌은 더더욱 즐거운 것!!!


 이미 바세린의 공연은 시작하고 있었고 더 멜로디는 준비중이었다.
 페스티벌에서 선택을 해야하는 시점이 있어. 내 기준은 최대한 새로운 밴드를 보는 것이다.
 물론 정말 좋아하는 밴드면 무조건 봐야 하지만.
 더 멜로디는 이미 2번(ㅠㅠ)이나 봤기에 바세린을 보러 가면서 주위를 한 번 둘러봤다.

 흠... 작년보다는 사람들 다니는 길이 좁아지고 이런저런 음식점이나 물건 파는 것이 많아졌다.
하긴 작년이 좀 빈약하긴 했지. 먹을게 없어서 핫도그 하나 먹고 저녁까지 버텼으니
올해느 온갖 음식들 파는 곳에다가 요힘빈이라는 작은 바도 있었고...
흠... 확실히 작년보다는 상업화가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겠지. 이거 망하면 내년부터는 안한다던데

 1. Vaselline

 으윽... 아악... 뭐야 사람 왜 이렇게 많아?
 하드코어는 오랜만이다... 긁어대는 리프가 내 몸에 숨어있던 감정들을 폭파시킬 듯 싶었다 ㅠㅠ
 나름 그 씬에서 잔뼈가 굵은 친구들이라 그런지 안정감이 넘치며 프로의 모습을 보여줬다.
 리프도 괜찮은 것이 많아서 슬램이나 모슁을 하기에는 딱 좋은 정도였다.
 나름 하드코어씬에서 먹어줬던 Pia가 오버로 진출하며 참 뭐같은 음악이 되었기에... 아쉬었는데
 바셀린이 괜찮을 것 같다. 물론 아직 디아블로 라던가 스키조던가 많이 남아 있지만

 2. The Mello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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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더 멜로디.
 쌀몬이 추천해 준 밴드였고 그 톡톡튀는 상큼한 음악과 귀여운 가사 그리고 타루의 외모... 와 함께
 파스텔 뮤직에서 전격적으로 밀어주기에 요즘 완전 뜨는 밴드.
 작년에 이미 도마뱀이란 영화에도 참여했었고 올 해는 [커피 프린스 1호점]이라는 드라마 OST도 참여.

 그런데 이런 설명 다 필요없다 하하하....
 26살짜리 여자애가 저렇게 귀여운 애는 처음 봤는걸? 무대에서 깜찍하게 몸도 찰랑찰랑... ㅎㅎ
 트위기를 롤 모델로 삼고 있다는 타루양의 무대는 그동안 음정이 불안한 모습이 많았던 반면
 이 날은 많이 성장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거기다가 그 동안 공연에서 사운드가 많이 비는 양상이었지만 이 날은 이 것 저 것으로 잘 메꾸었고.
 crazy, believe, 등등을 연주하고...
 
 마지막 곡은 다들 아시는 곡이니 아시는 분들은 손들어 달라는 멘트.

 마무리는.... Smashing pumpkins의 tonight, tonight...

 아...왜...그래... 울뻔 했잖아... 아마 손 드는 사람이 많았으면 그랬을 수도 있는데
 이 노래 모르는 어린 친구들이 많아서 다행(?)

 그런데... 남자애들 진짜 많더라?

 3. N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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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Onetime bestseller/Down/It's Okay/백색왜성/기생충/stay/믿어선 안될말

 이번 펜타포트 최고 화제의 밴드는 아마 넬일 것이다.
 얘네 단독공연은 안 봤지만 나름 페스티벌에서 많이 봤는데 이렇게 실실대는 김종완은 처음 봤다고.
 처음에 나오면서부터 실실대더군. 혀도 살짝 꼬이고.
 '설마 요즘 얘 약하나?' 라는 생각을 할 무렵.
 '저희가 작년에는 공연하고 바로 간게 아쉬워서 올 해는 첫 날부터 놀았어요. 그런데 너무 많이 놀았네요. 흐하하'
 '그런데 다들 술을 많이 안 마시데요? 흐하하'

 아............... 알콜 공연이라니............
 그것도 살짝 취한 것도 아니고 중간에 보니까 거의 만취인듯 싶더만... 하하
 
 물론 관중들이 밴드에게 어떤 음악을 연주해 주쇼~ 라고 요청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그렇지 이렇게 프로그래밍이 많고 기타하고 보컬만 덜렁 나와서
 음악이 그리 사이키델릭하지도 않은데 무한 연주하면 보는 사람들은 짜증나지...
 
 그래도... 참 술 취했어도 노래는 잘하더라 ㅠㅠ
 
 그렇게 시작부터 끝까지 일관된 알코올 정신 상태를 보여주면서
 '방송을 위해 한 곡이 녹음된다고 하니 안 하려고 했던 곡 하겠다'며 stay연주!

 그나마... 곡에서 75%는 마이크를 관중들을 향해서... 하하하

 공연 보면서 파문 좀 일겠구나 싶더니 아니나 다를까 논란이 많군.
 '그래도 좋았다' 파와 '관중들과 그 무대에 서지도 못하는 다른 밴드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파
 

 4. Asian Kung-Fu Generation -> Ru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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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어로 된 노래를 부르는 것도 듣는 것도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쌀몬덕분에
 아시안 쿵푸 제네레이션은 완전 버림받았다.
 잠깐 듣다가 그냥 더 멜로디 인터뷰하는 거 잠깐 보고
 그래도 음악을 들어야겠다 싶어서
 공연에서는 한 번도 나를 실망시킨 적이 없는 Rux 보러 갔지.

 이 아저씨도 잔 뼈가 굵었지. 내 기억에는 90년대부터 펑크를 했으니까.
 다만 초반기에는 굉장히 스트레이트한 펑크로 3코드로 긁어댄 반면
 중반 이후에는 멜로디를 강조하는 락큰롤으로 변신!

 내가 보러갔을때는 이미 서브스테이지는 난리가 난 상황.
 앞에서부터 중앙까지는 다 슬램에 모쉼에 점프에... 물뿌리기에...

 하하 ~ 원츄~~~~ 를 날리고

 합류!!!!!!!!!!!!!!!!

 했으나 슬리퍼의 압박(나이의 압박이라고는 못 하겠어)으로 퇴장 ㅠㅠ 그냥 조용히 혼자 놀기로

 그런데 확실히 문제를 느낀 것이
 예전에 슬램 문화에서는 그래도 남에게 피해가 안 가도록 하는 게 있었는데
 요즘에들은 팔을 휘두르고 댕기더라... 쩝 ㅠㅠ
 내가 나이 먹어서 그렇게 느끼는지 모르겠지만 약간은 문제가 있는데...
 
 하지만 제일 무서운 것은 공연 보는 여자친구들...
 남자애들이야 알아서 좀 피하는데 여자애들이 휘두르면 무방비로 한 대 맞게 되니까 하하
 어제도 입술 한 대 맞았지 ㅠㅠ

 [Our last stage]라는 제목으로 기억하는 곡을 하겠다며 하고
 '저희가 일정이 바빠서요. 아시안 쿵푸 제네레이션 보러갑니다' 하고 초웃긴 멘트 남기고 떠남
 이 노래 정말 마음에 들더만. 가사도 좋고 리프도 심플, 멜로디 심플하고 훅도 있고.


 5. 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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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았다. 좋았어. 옆에 아일랜드 애덜이 국기 들고서 있는 것도 재미났었고.
 한 때 미남소년 밴드라고 불리던 애가 파삭 늙어서 노래 부르는 것 보는 것도 재미났고
 네오펑크의 주류라고 불렸던. 미국에는 그린데이. 영국에는 애쉬라고 불렸던 그 밴드.

 하지만... 당신들을 정말 좋아했던 사람들은 이제 좀 늙어버린 것 같아... ㅠㅠ
 그나마 나야 당신들 노래 좀 들어봤지만 이제는 노래제목도 기억이 안나는걸 ㅠㅠ
 보니까 노는 애들도 노래도 모르고 놀더라 캬하하
 
 6. 중간 중간 쉬는 시간에 한 것들

  땅바닥에서 맥주 놓고 마시다가 2/3를 흘렸어. 너무 슬펐다. ㅠㅠ
 그 다음에도 1/5 흘렸다. 너는 파블로프의 개도 하는 학습이란 없는거냐?
 떡뽂이도 먹고 순대도 먹고 거기에 음료수는 맥주로 마시고.
 조그마한 자갈밭에 앉아서 쉬면서 놀고... 쉬고.... 
 예쁜 누나들 구경도 하고. 담배파는 누나들도 구경하고. 외국애들이 물총 쏘는 것도 보고.
 
 7. Dr.CORE 911

 Ash가 끝난 것은 19:05 크라잉넛의 시작 시간은 19:50
 닥터 코어는 19:30 부터...
 크라잉넛이야 수도 없이 봤으니까 간만에 닥터코어를 들으며 Shake it~ Shake it~을 외쳐볼까 하고 감.
 지금이야 정말 오래 된 밴드지만 예전에는 홍대의 서태지라고 불렸던 최고 인기밴드였다고...
 예거마이스터 오렌지 하나를 홀짝홀짝 마시고 있는데 아직 안 나오더군.
 그냥 궁금해서 메인쪽을 쳐다보니 셋팅하고 있더군. 그래서 나오려면 멀었군.
 닥터코어는 버림받을 듯 싶으니 나라도 지키자!!! 하며 기다림.
 결국 등장한 닥터코어 911 .... 아 지대 알로하 셔츠라니... ㅋㅋㅋㅋㅋ
 [La Bam Ba]를 지네 식으로 리메이크하여 한 곡을 때려서 사람들을 전부 춤추게 만들더니
 [상하이 트위스트] .... ㅠㅠ 정말 난리도 아니었지... ㅠㅠ

 그런데 뒤에서 사람들이 다 가네? 아직 크라잉넛 할 시간 멀었는데.
 
 닥터 코어 911하고 계속 노는데 노래가 아직 귀에 안 익어. 새로 발매될 앨범에 있는 노래래.
 예전에 1집 내기 전에 있던 EP에 있던 신나는 노래들이 귀에 아직도 선한데...
 
 결국 안되겠다 싶어 나오면서 핸드폰을 꺼내서 문자를 보니까.

 '형 시작했어요' 19:30분에 도착한 메세지

 8. 크라잉 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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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고래/ 좋지 아니한가/ 지독한 노래/ 서커스 매직 유랑단/ 다 죽자/ 밤이 깊었네


 내가 이러니까 당신들을 정말 사랑하는 것이라고...!!!!!!!!!!!!

 크라잉넛의 공연시간은 19:50 ~ 20:30
 어차피 끝나는 시간은 대충 정해져 있으니
 크라잉넛은 관중들을 위해 셋팅 끝나고 원래 시간보다 전에 바로 나온 것... 하하하

 내가 갔을때는 이미 공연을 20분은 한 후였다. ㅋㅋㅋ
 나중에 알고보니 '말달리자'가 오프닝이었덴다. 이런 된장...
 안녕 고래는 요즘에 좋아하는 곡인데 난리들 났더라. 도저히 못버텨 포기하고 나오는 인파들.
 그 다음에는 우경이가 추천한 좋지 아니한가.
 여기저기서 슬램, 모슁, 점프, 떼창으로 완전 한증막이 되어버렸지.
 박윤식형이 '올 해는 비가 안 오네요' 했더니 '지금 비 좀 왔으면 좋겠다' 던 옆 남자놈의 한숨...

 이어지는 지독한 노래... 아악... ㅠㅠ
 정말 거짓말이 아니고 내 안경에 습기가 찼다. 작년 메탈리카 이후 처음 ㅠㅠ
 크라잉넛 형들은 연이어서
 '죽겠다. 너무 행복하다. 여기서 죽었으면 좋겠다는 심정이다' 하며 연신 맥주를 들이키고
 '이따가 뮤즈 나오는데 만족을 하게 하도록 해주자' 하고 선동하며
 '우리들은 오늘 계속 여기서 술 마실테니까 우리 술 좀 사주세요~' (아 최고다)

 그리고 나오는 서커스 매직 유랑단... ㅠㅠ
 뭐야... 관중들 다 죽일 셈인가? ㅠㅠ 여기저기서 지쳐서 못 노는 사람들 등장! ㅠㅠ
 그나마 이 노래는 중간 중간에 쉬는 타이밍이 있어서 다행이지.
 확실히 크라잉넛이 인기밴드라는게 이런 데서 보이더만. 신나게 놀다가 쉬는 타이밍에 딱 쉬고 다시 놀고.
 

 멘트후 ... 한경록형이 무대의 중앙으로 옮기며 박윤식형한테 베이스를 넘긴다.
 내가 좀 아는데 다음 노래는 뻔한거다. 경록이형이 이런 큰 무대에서 부를 노래는 딱 하나다!

 '다죽자'


 아........... 확실히 다들 지쳤다... ㅎㅎ 뛰지도 잘 못한다.
 그래도 중간중간 달려주는데에서는 확실히 해주더만 ㅋㅋㅋ
 그러더니 자학한다 '나는 거짓말쟁이 너도 거짓말쟁이 우리 지금 여기 모두 다 죽자' 영어로 부르기

 마지막 곡이란다.
 서비스 정신 넘치는 크라잉넛의 마지막 곡은 정해져있다.
 '밤이 깊었네'
 무대의 뒤쪽으로는 아름다운 달이 떠 있었고 우측에는 유원지의 거대한 관람차.
 그리고 관중들은 길게 기차놀이를 하면서 밤을 즐겼다.
 주욱 늘어서서 솔로 들어가기 전까지 기차 놀이... 하학 ㅠㅠ

 그리고 끝. 뮤즈 보는 것에 미쳐 있어서 앵콜도 안 부르는 관중들.
 
 확실히 느낀 것이 진정한 국민밴드는 '윤도현 밴드'가 아니라 '크라잉넛'
 윤도현 아니면 얼굴도 잘 모르는 윤도현밴드는 밴드가 아니고
 각자의 개성도 뚜렷하며 벌써 13년째 활동하는 크라잉넛이야 말로 국민밴드.
 본인들 말처럼 유랑극단이란 생각으로 13년째 같은 멤버로 음악을 하며
 언제나 훅이 확실한 유려한 멜로디와 사람들을 들뜨게 하는 음악을 하는 크라잉넛.
 
 난 당신들이 롤링 스톤즈 형님들처럼 나이 60넘도록 음악했으면 좋겠어요.
 우리나라에는 여지껏 그런 밴드가 단! 하나도 없거든요. 알겠죠 ? 형?

 9.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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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말라 죽을 것 같아서 뮤즈는 뒤에서 즐기기로 작정.
 쌀몬과 맥주 한 잔 하고 보니 21:10분.
 신기하게도 공연들을 제시간에 제깍제깍하고 있어서 뮤즈도 설마 제시간에 하지 않을까 하고 대열 합류..

 이런... 아직도 셋팅 중이잖아.
 대충 보니 22시는 되어야 할 분위기네... ㅠㅠ

 결국 시작해야 하는 시간인 21:30분에 멋쟁이(?) 아나운서가 겁나 느끼한 목소리로 기다리라고 이야기.
 
 뭐... 우리는 관대하다고. 뮤즈인데 뭐. 남은 사람은 다 뮤즈 보려 기다린다고...
 
 중간 중간에 'Video Killed the radio star'같은 음악들 틀어줘서 관중들을 안정시키는 센스.

 그런데 중간에 이상하게 양 사이드에 스크린이 이상해짐. 노이즈가 생기네?
 주위 여성관객들 술렁술렁. '난 키가 작아서 저거 망가지면 하나도 못 보는데'
 결국 공연은 내 예상대로 22시를 넘어서 22시 10분 시작!

 Knights of cydonia

 한국 관중들은 똑똑해서리 노래를 들으면 바로 알아챈다.
 AAH 떼창!!!
 거기다가 그 다음 이어지는 기타 멜로디까지 떼창....

 알고보니 무대 양 쪽의 스크린이 노이즈가 생겼던 것은 아티스트들 공연하는 것을 그냥 보여주는 게 아니라
 이런 저런 자기네들이 준비한 영상에다가 공연 영상하고 섞어서 하는 엄청난 준비성까지...
 
 거기다가 마지막에는
 'No one's going take me alive'
 'Time has come to make things right'
 'You and I must fight for right'
 'You and I must fight for survive'

 이걸 가사로 구절마다 띄워서 떼창을 유도!

 Map of Problematique

 익숙한 첫 기타소리와 키보드 소리가 나오자마자 관중들은 미치기 시작... ㅠㅠ
 Loneless be over를 열심히 맞춰하는 관중들... 하
 대단하다니까...

 Hysteria

 아... 이것도 처음 들으면 다 알지...
 이 순간부터 이 날 공연은 왠지 히트곡 퍼레이드 되지 않을까 예상함...
 아... 관중들 뭐야 이 인간들... 당신들은 사람이잖아?
 왜 기타소리를 입으로 내냐고? 아카펠라여?

 Supermassive black hole

 아악...... 니네 작정을 하고 왔구나?
 '두두두둥 다악 두두두둥 다닥' ----> '꺄약'

 이 노래가 원래 좀 그렇잖아? 주위에 난무하는 비음과 가성들이란... (넌 안했냐?)
 
 City of Delusion

 통기타 들고 나왔어요 ^^
 언제 들어도 굉장히 독특한 곡이라니까... ㅎㅎ

 Butterflies and Hurricanes

 피아노에 앉아서도 괜찮은 실력을 보여주는 놈.
 뭐야.. 왜 저래... 무서워... ㅠㅠ
 오늘 팬서비스 하려고 작정했구나...
 
 Apocalypse please

 앞하고 이어지는 컨셉으로 나갔다지.
 난 들을때마다 중간에 그 프로그래밍한 부분이 맘에 들더라.
 관중들은 여기서 잠깐 정신들을 놓더군. 아무래도 우리나라 애들이 덜 선호하는 분위기.

 Feeling good

 와... 내가 뮤즈 라이브는 한 번도 안 봐서 그런데
 원래 이렇게 영상이 화려해?
 뒤에 정말 멋진 영상들이 계속 나오던데?
 
 내가 이 노래를 전에 기억하는 이미지는 좀 느끼한 것... 느끼하더라 ㅠㅠ
 
 Invincible

 내가 뮤즈는 아무것도 모르고 음악만 들었고 사실 뮤비도 안 보고
 어떤게 싱글인지 아닌지도 잘 모르고 뭐가 데뷰 앨범인지도 잘 몰라.
 그런데 이 노래는 진짜 좋은 것 같아.
 특히 together we're invincible 이 부분 멜로디하고 가사는 정말 좋아했어
 그런데 이 노래 라이브로 하더라. 감격했지. 그런데 이 노래 원래 자주하나?(
누가 대답하겠지?)

 Starlight

 펜타포트에서 나눠준 잡지에도 나온 소개에도 있는 이야기인데
 이 노래할 때는 늘 박수를 유도하니까 미리 배워두는 게 좋을 것이라고.
 그리고 아마 저번 내한때도 이 거 한 것 같던데. ㅎㅎ
 박수 치는 재미도 상당하지. 1만 훌쩍 넘는 사람들이 손 다 올리고 '짝짝 짝아짝 짝짝 짝짝짝'

 Man of mystery

 몰라. 누가 제목 올려줘서 가져왔는데 연주곡이었어.
 연주곡 나오기에 눈치깠지. 다음은 하드하구나...

 Time is running out

 디스토션 살짝 걸린 베이스 라인이 나오고 2만은 열광하기 시작했어.
 이 노래 가사는 모르는 사람도 없더라... 완전 떼창에 다 점프.
 리듬에 맞춰서 박수 치는 사람. 노래 부르며 자아도취한 사람.
 그러다가 다들 running out하는 후렴 나오면 미친듯이 점프.
 '우후후 예이예이예이예' ---> 나 솔찍히 여기서 따라하면서도 웃었어... ㅠㅠ
 남자 놈들의 그 찢어지는 목소리란... ㅠㅠ

 new born

 그래 달려라! 달려. 폭발해라 폭발해! 하지만 이 곡이 끝나고 퇴장.
 하지만 앵콜이 없다면 끝이 아니지.

 unintended

 앵콜 첫 곡... 와 좋아. 앵콜 첫 곡에서 [꽂아줘 베이베] 하면 좀 식상하잖아

 Plug in ba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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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m정도짜리 애드벌룬이 몇 개 올라오고 그게 훵~ 하면서 곡은 시작
 '뚜루뚜루뚜루뚜루루 뚜루뚜루뚜루뚜루루루'  아아아아악...

 2만명 떼창. 점프. 다시 안경에 수증기는 끼고...
 곡이 끝나고 퇴장. 이제는 정말 끝났다고 생각한 대다수는 퇴장.
 
 stockholm syndrome

 앵콜 한 번 하고 들어가기에 난 소리 질렀지. '당신들 아직 안 한 것 많잖'
 역시 한국에서는 앵콜 두 번 안 하면 안 보내 준다고. 뮤즈가 나오자 사람들 급하게 앞으로 몰려감.
 아... 진짜 이 노래때는 쓰러지는 줄 알았다. 거기다가 뒤로 연주하는 서비스까지 ㅎㅎ

 다음은 'Sunburn'이 아닐까 싶었으나...

 take a bow

 그려 너네 이제는 좀 쉬어야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구나.
 그려 1시간 40분 미친 듯이 했으면 이제는 좀 쉬어야지...

 나오면서 옆에 사람들이 다 그러더라.
 '야 이거 내한 공연하고는 게임이 안되는데'

 암튼 모든 공연이 끝나니 딱 자정.
 우리는 정말 지치고 쓰러질 것 같은 몸을 이끌고 셔틀버스에 올라
 그 잠깐 5분 사이에 살짝 졸았다가 주차장에 내려서 서울로 컴백... ㅠㅠ

 내가 운전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을 가졌지만 중간에 살짝 정신이 멍해진 때 빼고(졸았다는 거 아냐)
 운전 조심하면서 서울로 컴백하여 순대국 먹고 헤어졌어.

 이번에 제일 아쉬운 것은 작년에도 별렀던 캠핑을 못 한거야.
 그리고 공연이 끝나고 계속되는 테크노음악들을 못 즐긴 것.


 내년에는 여기 가려면 휴가 내야할 것 같은데... ㅎㅎ
 U2 Greenday Oasis ...오면 휴가 낸다etc  ㅋㅋㅋㅋㅋㅋㅋ


 공연을 보고 나니 오아시스 형들이 했던 이야기가 기억이 나.

 '한국인들은 전 세계에서 가장 Rock N' Roll People'이다.
 잘은 모르겠지만 까칠한 그 형들이 그랬으면 사실이야.
 한국인들은 공연장에서는 그냥 논다고. 공연에서 연주 잘 안들어...... ㅠㅠ

 
 그런데 일본처럼 공연 자주하면 우리나라 애덜도 달라질걸?
 하도 다들 굶었으니 미치는 거지...

 
난 하도 굶어서 아직 배가 고프다고...! 어흥~

Posted by 빨간까마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