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에 해당되는 글 380건

  1. 2013.06.14 해외여행 잔혹사
  2. 2013.04.07 2013.03.23 Grimes at rolling hall
  3. 2013.03.06 외래 첫날
  4. 2013.03.06 2013.03.02 2013년 생일파티
  5. 2013.02.19 벵거, 이적요


 일상이 코미디이니 여행 간다고 일들이 안 발생하는게 이상할테고.

보통 여행지가 몇번씩 가본 곳들은 아니니 사건 사고가 발생할 수 있는것은 당연하지만

그래도 까먹기 전에 한 번 주욱 써보려 한다.


모든 것은 연도별로 기억나는 것들만 먼저.


1. 일본 도쿄(2008년 봄) : 첫 해외 여행지


군의관 전역하기 전. 그리고 병원에 레지던트 들어가기전에.

이렇게 살 수는 없다는 마음으로 감행한곳.


친구가 여권번호를 여행사에 잘 못 불러주어 여행 자체가 취소될 뻔 했으나 가기는 갔음

하지만 여행 내내...(정말로) 친구랑 냉전.

나는 어떻게든 부지런하게 돌아다니는 타입이지만 

친구는 귀찮아하는 타입이라 도쿄의 마지막 밤을 나는 클럽에서 친구는 PC방에서.


2. 프랑스 파리 & 영국 런던(2009년 여름)


북경 경유였는데 북경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승무원이 내가 보고있는 파리여행책자 보더니 '파리 가시나봐요'하면서

그 분에게 정보도 얻고 하면서 한 10분동안 대화 나눔.

지금정도의 능글맞음이면 명함이라도 줬겠지만 나는 파리에 올인이 되어있어서...


첫날 파리 10시 도착이라 숙소 구하는 그 돈이 아까워 노숙을 하기로 하고 파리 시내로 감.

마구잡이로 돌아다니다 개선문도 구경하고 그러다 

그냥 클럽에서 술이나 마시자 들어갔는데 3군데에서 거부당함(당연하지 베낭 멨잖아...)


그러다 결국 퀸이라는 클럽에 들어갔는데 게이클럽이었음 ^^


파리->런던은 유로스타 타고 넘어갔는데.

파리의 출입국 사무소에서 런던에서 머물곳을 적지 않았다고 저지 당함.

'너 영국 뭐하러 가니? '아스날 보러 간다!' -> 여기서부터 문제였던듯.

'아스날이 어디있는데?' '아스날역에 있지!'

'그게 어디있냐고?' '노쓰 런던!' 

'그래도 너 이상해 왜 머무를 곳을 안 적었냐.'

'너 직업이 뭐야? '닥터' -> 닥터보다는 피지션이 더 알아듣기좋은 표현이라고

'무슨 닥터?' 'Internal medicine' -> internal medicine은 내과이지만 잘 모름 

'그게 뭔데?' 

'넌 한국인인데 왜 박지성 응원 안해?' -> 영어가 짧아 표현불가


거기서 베낭 뒤지는데 큰 과도 나옴 올ㅋㅋㅋ

그래서 걔가 막 놀리더니 또 뒤지니까 입은 속옷 막 기어나오고 ㅋㅋㅋㅋ


신원확인 후 넘어갔으나 이미 열차 출발 3시간 지남 올 ㅋㅋ

결국 원래 갈 시간보다 4시간 후 출발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서 새벽에 돌아다니는데 왠 아랍인 접근

'야 몇시냐?' 하면서 내 시계를 보는척 하더니

어설프게 내 시계를 풀으며 가져라고 하기에 손을 꽉 잡고

'What the fuck are you doing 개새끼야?' 했더니

'아니야 나는 시계만 보려고 했는데 묑마ㅗ나ㅣ왐ㄴ와ㅣ' 하더니 휙 가버림.


나중에 생각해보니 얘네 일행 있었으면 좀 골치 아플수도 있었겠다 하는 생각 


3. 홍콩 & 마카오(2010년 겨울)


일본에 같이 갔던 친구와 홍콩에 갔음.

겨울이지만 홍콩의 후덥지근함에 친구가 공항에 내리자마자 욕함.

난 홍콩은 재미없더라 ㅠㅠ



4. 스페인 바르셀로나 - 발렌시아 - 이비자 - 마드리드(2010년 여름)


유랑에서 모집해서 이비자에서 바로 만나 같이 호텔 쓰고 놀기로 한 놈이 안 옴...

이비자 클럽에 갔더니 그 큰 클럽에 아시아인 나 혼자라 유럽애들이 겁나 말 걸음.(다 남자)

'야 여기 아시아인은 너 혼자야' .... 어쩌라고?


토마토 축제 졸라 난폭함. 

물에 젖은 옷을 맞으면 많이 아프다...



5. 태국 방콕(2011년 겨울)


택시에 아이폰 놓고 내림...


혼자 술 마시다가 외국 남자애가 오더니 나눠내자고해서 OK했다가

한참 먹고나서 그 놈 도망가는 거 잡음.


태국 여자분이랑 춤도 추다가 물어보니 동갑이었음.

아이폰이 없어 연락을 못 할 상황이었으나 그녀가 나의 페이스북을 물어봐서 연락함.

다음날 카오산로드 끝에서 만날까했지만 결국 안 만남 ㅎㅎ



6. 영국 런던 -> 크로아티아 -> 헝가리 -> 오스트리아 -> 체코 -> 독일 프랑크푸르트

(2011년 여름)


첫 해외페스티벌 경험.


크로아티아 플리트비체에 새벽에 도착했는데 

알고보니 새벽에 여는 숙소가 없어서 추위에 떨다가 외국 애들이 빌려준 침낭덕분에 안전히 노숙

살면서 가장 아름다운 밤 하늘이 아니었을까...


체코의 여행지에 갔다가 우리학교 교수를 멀리서 봤지만 아는척 안 했음...


오스트리아의 호스텔에서

당구치다가 만난 스페인 친구들은 밴드를 하던 애들.

거기에 의사라서 한참 이야기하고 놀았는데. 

그 옆에 있던 한국 여자분은 무슨 이야기하냐고 나한테 계속 묻던데.


사실 그 분은 벌써 40일째 유럽여행중이셨던 분..

영어를 전혀 못 알아들으시던데 어떻게 돌아다니신건지 대단...




7. 태국 방콕 (2012년 겨울)


태국의 음식, 그 후끈한 날씨, 카오산로드, RCA가 너무 기억이 나서 친구와 감.

일본, 홍콩을 같이 갔던 친구인데.

태국에서도 비행기에 내리자마다 욕함. 내내 욕함.

내린지 얼마후에 그 친구 한국의 자취방에서 연락옴.

'XX씨 자취방이 문이 열려있네요. 뭐가 없어졌는지 확인은 안되고'


태국 너무 덥다고 돌아다니는 내내 욕하던 친구 결국 한국 컴백.


태국에서 만나기로 한 XX군을 만나서 술 한잔 한 기억이. ㅋㅋㅋ



8. 이탈리아 로마 -> 피렌체 -> 베로나 -> 밀라노(2012년 여름)


김포공항 -> 북경 -> 로마 의 일정이 뭔가 좀 맘에 안 들었는데.

김포공항에서 1시간 연착 + 북경에서 30분 안 내려줘서.

북경 -> 로마 비행기 못 탐.... 씨발... 

그 비행기가 그 날 마지막 비행기라 우리는 북경에서 하루를 머물렀어야했다

계속 탈 수 있다고 우리를 안심시켰는데... ㅜㅜ

공항에서 내려서 짧은 영어로 컴플레인하는데 중국애들 열라 비웃더라.

웃긴건 같이 연착된 사람 중 하나가 대학후배 사촌오빠 ㅋㅋ

중국남방항공 엿먹어~


결국 로마에서 보기로 한 축구 못 봄.


베로나는 정말 순수히 공연 보러감.

3일동안 베로나의 성에서 하는 공연이었는데..

일정상 첫날만 봤음... 투도어 + 킬러스


그 다음날은 프란쯔+모그와이+백신스 , 마지막날은 시규어로스였는데 ㅠㅠ


비 엄창 맞으며 공연 보고 노숙... 진짜 이 날은 ㅠㅠ



9. 미국 LA - 라스베가스 (2012년 가을)


학회로 갔음.

아침에 병원에 짐 가지고 출발하는데 


올 ㅋㅋㅋㅋㅋㅋ


캐리어 지퍼 박살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막 들고 다니면 옷 기어나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병원 끝나고 바로 공항 가서 비행기 타야하는 일정.

공항에는 수리센터도 없다고.


하루 종일 찾아서 결국 잠실에 가서 고치고 출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국에서는 뭔가 두려워서(총 맞을까...) 술도 많이 안 마시고 조신하게 다님 ㅎㅎ



10. 네팔 - 안나푸르나 (2013년 겨울)


패키지로 간거라 사고는 없이 사서 고생 하고 ㅎㅎ



11. 터키 - 이스탄불 (2013년 봄)


출발하는 날 전날 병원 회식 끝나고 병원에 와보니 지갑 없음.

내 카드 중 사용 가능한 모든 카드가 지갑에 있었음.

환전한 300유로도 지갑에 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


3시까지 여기저기 찾아다니다가.

아침에 일어나 전날 우리를 병원에 데려다 준 간호사 차에 보니 있었음 ㅠㅠ


다행히 출국.... ㅠㅠ


터키의 유명한 여행지 카파도키아에 가려했으나 못 가 아쉬웠지만.

내가 가려고 했던 날 그 곳에서 열기구 사고로 사람들 사망함.

터키에서 돌아 오고 난 후 1주일 후부터 탁심광장에서 시위 발생.



12. 영국 - 글라스톤베리


와... 이건 따로 적었잖아? ㅎㅎ

진짜 비행기 못 탈뻔 했던거 생각하면 뷁 ㅠㅠ


13. 미국 - 아틀란타.


아틀란타는 정말 재미없는 도시였다..

그닥 큰 사고도 없었고, 일도 없었고.

사실 미국 신장학회를 간거라서 공부하느라 바쁨 ㅠㅠ


14. 태국 - 치앙마이 & 빠이


그 전에 갔던 방콕에서 고생을 했기때문에 이번엔 치앙마이로.

치앙마이에서 근교에 있는 빠이도 다녀왔는데 시간이 좀 많이 부족했다.

치앙마이는 방콕보다는 한산해서 좋았음. 

마지막날 혼자 갔던 펍에서 498바트짜리 식사하고 1000바트 냈는데 2바트만 받음.

서빙보는 여자애가 자기는 분명히 500바트 받았다고 주장하는데 참 어이가 없어서..

계속 실갱이 벌이고, 영어로 컴플레인하다가, 내가 받을 수 있는 방법 자체가 없다는 것을 알고 그냥 집에 옴..





Posted by 빨간까마구

 

 공연은 8시였다.

 피치포크 2012 넘버 원 송의 아티스트의 공연에 현매인 주제에 나는 7시에 강변역에서 출발.

 다행히 SNS의 세계에서 알게된 분이 옆에 일행으로 설 수 있게 해주셔서 꽤 앞에 줄을 섰다. ㅜㅜ 감사해요 ㅠㅠ 밥 살게요 ㅠㅠ

 

그라임스가 아닌 오프닝 아티스트들의 시작시간은 8시인데.

공연현매 판매 시작 시간은 8시로 되어 있었으며.

8시에도 예매관객들 표를 다 나눠주지 못하였고. 

현매는 8시 30분 가량이나 되어서야 시작했다...

뭐 이들의 공연진행은 악명이 높았고 예상할 수 있었던 것이었...

나중에 들었는데 오프닝하는 분들은 리허설 시간 30분도 안줬다는 것 같던데... 


내가 도착한 8시에 롤링홀 앞에는 주로 외국인이 많았다.

재미있던건 그 얼마안되는 한국인들중에 여기저기서 알게된 분이 몇 분 있었다는것.


그라임스 전의 공연은 별로 볼 생각이 없었기에 바로 모사말에서 맥주 드링킹.

시작시간 무렵에 롤링홀로 다시.



문제는 바로 여기서부터인데.

분명 풀밴드셋으로 간다고 홈페이지에 명시되어있었고. 

제일 궁금한 것은 바로 그것이었는데..

무대에 올라온 그라임스는 혼자였다.


(참조: http://supercolorsuper.com/2012/10/21/grimes/)


??????


주위에서는 큐트 큐트 큐트 이 난리였지만. 뭔가 굉장히 비어있는 느낌은 어쩔 수 없었다.

무대위의 그녀가 뭐 춤추고 노래하고 연주하고 하였지만

왠만한 대가들도 왠만하면 혼자서 무대에 서지않는다는 것을 감안하면...

먹어준다하는 일렉트로니카 하는 분들 중에도 2명인 팀이 꽤 되지않나?


혼자인줄 알았으면 표 안 샀다고...



아 물론 귀여웠다. 귀여웠음. 귀여워.

특히 멘트할때가 정말...



물론 oblivion이나 genesis같은 곡들이 나올때는 신나기도 했지만. 

홀로 신스를 만지며 노래도 하며 춤도 추는데 좀 힘들어보였다.

그걸 혼자서 한다는게 무리지... 


아니 그 전에 분명 밴드셋으로 나와서 한다고 했다고... 

세계 최초로 그라임스가 밴드셋으로 한다고 했다고...

저게 뭐야....


댄서라고 가끔 올라와서 춤을 추는 여자분들은 그냥 당일에 대충 섭외해서 올라온 느낌...



제대로 된 앨범은 하나이고 음악자체를 시작한지도 안되었으니 1시간도 되지 않아 공연은 끝.

뭐 그건 당연하니까 오케이...

끝나고 바로 나왔는데


나중에 말을 들으니 제일 웃긴건. 

본 공연 이후에 다른 곳에서도 얘가 나와서  디제잉하기로 했다고 했었는데.


표를 팔아놓고 그 공연에서는 아예 나타나지도 않았다고 들었다... 



 앞으로 이 기획사의 공연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겠지만. 

되도록이면 가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고 모사말로 돌아와서 술을 마셨다.  



그냥 느낌상으로

앞으로도 일단 한국에 있는 외국인들 주 타겟으로 할 생각이고.

이 기획사에서 하는 모든 공연에 그 외국인들이 다 오지는 않을테니.

매 공연공연을 대충 메꿔도 문제가 있다는 발언을 고정적으로 듣지는 않으니까.

매번 메꾸면서 해보겠다는거 아닌가 싶더라... 

비치하우스때는 규모가 되어서인지 큰 문제는 없었던 것 같았는데... 


Posted by 빨간까마구


 오늘부터는 투석환자가 아닌 일반환자들의 외래를 보기시작했다.

물론 그래도 신장내과에 온 환자들이기는 하지만...


레지던트때도 외래를 보기는 했지만 그거야 맛보기였으며 전문의 따기 전이고.

이제는 전문의에 맛보기가 아니라 내가 전부 결정을 해야할 상황이라는게 천지 차이...

외래 첫날 다행히 환자는 많지 않았다.

월요일에 개시한 형은 거의 30명정도 봤다는데 나는 절반정도밖에 안 본듯...


병원이 시스템이 잘되어있어서 외래보는데 불편하지는 않아서 다행...

무엇보다 모니터 3개로 진료를 보니 꽤 편안하더라...


어차피 외래야 1주일에 한번이니까 빨라야 다음 주에 보는 환자인데.

벌써부터 고민이 되는 환자가 있으니 이것도 참 문제긴하다...



네팔에서 돌아온지 아직 얼마되지 않은데. 그 곳의 일이 참 벌써 오래전 일인 것 같다.

그런 여행지에서 들뜬 마음도 가라앉는 것 같고.

같이 갔던 이들에 대한 뭔가 싱숭생숭한 마음도 까먹었고.

잠시 끌리는 거야 여행의 또다른 맛 아니겠음? 



다만 그 곳에서 마음 먹었던 것은 이제 하나 둘씩 시작해야지.

봄은 아직 시작 안 했어. 반팔 입어야 봄이지. 

Posted by 빨간까마구


고화질 사진은 전부 '모두들 사랑한다 말합니다'의 사장님이 찍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사장님 ㅠㅠ


저화질 사진은 제가 찍었습니다. 으허허


정말 간만에 난리도 아닌 파티였네요.

사실 철들고는 생일에 의미를 두지 않았어요. 

친구들한테 한 번 보자해서 모여서 '사실 2주전이 생일이었다' 이런 식이었죠

 그런데 좀더 나이가 들고서는 한 번정도는 고마운 사람들 모아서

 내 생일에 모여 먹고 마시고 떠들었음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다행히 많이들 와주셔서 참 떠들석하고도 정신없이 놀았던 것 같습니다.


네팔에 온 당일인지라 좀 많이 피곤하고 얼굴도 엉망이었던 것이 가장 큰 흠이었네요

얼굴이 이 모양...




그나마 이게 얼굴이 볼만함. 빡세는 왔음.



건배. 박세종에 따르면 아름다운 분들의 뒷모습이 보이네요



대학친구로는 박성호가 유일하게 참석. 이 날 황성호와 박성호가 만나는 사건까지



탱커레이 넘버텐을 사장님이 선물로 주셨다


황대장



학준이도 왔다. 학준이 여친도 왔다. 아름다운 2분도 찬조출연



김똘이도 왔다. 내 세미누드 사진과 함께


012345678910111213141516171819202122232425262728293031323334353637383940414243444546474849505152535455565758
영구가 춤추는 것 같다.

네팔에 갔던 각설이 죽지도 않고 또 왔네



이재성 살아있을때



이재성... ㅠㅠ



일일 디제이 정민. 플레이리스트를 마구 편집하는 과감성






0123456789101112
이게 좀 더 나은듯 ㅠㅠ

아... 춤이 참. ㅠㅠ 


Posted by 빨간까마구

노욕
 
(老慾) [노ː욕] 발음듣기
[명사] 늙은이가 부리는 욕심.

2012년의 여러모로의 화제의 영화인 '은교'의 이야기를 하면 가장 많이 나오는 단어가 바로 이 단어인 것 같다.
원작이 되는 소설을 직접 읽지는 않았고, 영화도 뭔가 비겁한 부분이 없지않아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흥미로운 구석이 꽤 많았던 영화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구석 중에 하나는 과연 이적요는 왜 서지우에게 글을 주었냐는 것이다. 영화를 보면 기념관을 만드는 사람들이 나오는 것으로 봐서는 이적요가 그렇게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지 않고 있는 듯 보였고, 그이에겐 서지우를 통해 간접적으로 본인이 죽지않았다는 것을 자위하고 있는 것이 아니었나 생각했다. 서지우는 스승을 존경하지만, 본인이 재능이 없음을 알고 있기에 이 거래에 뛰어든 셈이고.

물론 이 관계는 간접적인 욕망이 아닌 직접적인 욕망의 대상인 은교가 등장하며 깨어지게 된다. 직접적인 욕망의 대상이 나타나고 스승은 다시 소년이 되었지만, 결국 그 욕망의 대상은 본인이 아닌 대역을 택하게되는 절망감.


벵거는. 
내가 아는한 가장 품위있고, 위트가 넘치며, 젠틀하고, 보수적이며, 낭만적인 감독이었다.
승리를 하였음에도 골이 정당치 않았다며 재경기를 요청한 감독이었고.
본인이 믿고 있는 가치를 필드 위에 보여주는 매력적인 보수주의자
선수들에게는 합리적인 길을 보여주는 지도자였다.
분명히 '경'칭호를 받았지만 쌈마이 냄새가 나는 퍼거슨과는 다른 우아함
무패우승을 이끌어낼 정도의 강력한 스쿼드를 구축할 수 있는 능력.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축구를 보여주던 팀이 바로 벵거의 아스날이었다.

하지만. 보수적인만큼 유연성은 떨어지는 벵거, 그리고 아스날.
벵거의 철학에 반하는 팀들이 나타나고, 리그는 흔들린다.
중위권으로 치부되던 팀이 상위권으로 올라오고, 우승을 하고.
쌈마이지만, 그에 맞는 적응력을 가진 라이벌은 유연하게 살아남고.
그 사이 아스날은 리그내의 강자이긴 하나 점점 경쟁력은 떨어지는 팀이 된다.

늙어가는 벵거의 제자들은 떠나게 된다.
비에이라, 베르캄프등 스쿼드 내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던 노장들이 떠나가고.
아스날의 킹이었던 앙리까지 사라지고 난 후에는.


벵거의 곁에는. 대필이라도 해서 키워줘야 했었던 서지우, 아니 세스크와 아이들이 있었다.

정말로 돈이 없었건, 그의 철학이 변했건.
벵거는 능력있는 어린 선수들을 전 세계에서 긁어 모아 스쿼드를 구축했다.
'로리콤'이라는 이야기를 들을정도의 희롱을 당해야 했지만. 
벵거는 본인이 틀리지 않았음을, 비록 우승은 하지 못 했지만, 보여주려 했다.

하지만.
벵거의 아스날이라고 불릴정도로. 그 자신과도 같았던 팀은 내려가기 시작한다.


그렇게 되면서.
그는 욕망을 품게 된다.
더더욱...

나도 저 축구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아이들도 분명히 저 케미스트리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이적요가 탐내했던 은교의 싱그러움. 아름다움. 
절대 다른 나이에서는 보여줄 수 없는 모습.


분명히 몰락하고 있던 바르셀로나는. 어느새 다시 전세계에서 가장 강한 팀이 되었다.
근간에는 바르셀로나에서 자란 아이들. 
바르셀로나에는 전세계의 가장 잘 나가던 에이스 플레이어는 분명히 있었지만
벵거는 그 안의 아이들을 주목하였다. 주욱 같이 같은 나라에서 공을 차던 아이들. 
같은 철학을 공유하고 같은 축구를 하던 아이들.

대안적인 축구클럽의 모델을 찾고 있던 아스날에게.
가장 고전적인 모습이었던 바르셀로나는 매력적으로 다가왔던것.
경제적인 문제? 팀의 상황? 모를일이다.

흥미로운 이 시절. 
그렇게 벵거의 팀은 분명. 경쟁력은 예전같지는 않지만.
어린 아이들이 아무도 무서워하지않는 축구를 보여줬으며.
떨어진 경쟁력에도 리그 1위를 시즌 중반까지도 유지할 수 있던 시즌도 있었다. 


하지만 시간은 흐르고, 예전에는 노장들이 떠나갔지만.
이제는 아이들은 떠나간다.
벵거가 투자를 한 경기수로 본인의 명망을 높인 아이들은 떠나갔다.
주급의 문제로, 또는 팀내의 문제로. 또는 이런저런 트러블로.
노장들이 느끼던 팀에 대한 고마움. 또는 부채.
이런 것은 어린 아이들에게는 없었다.
이런 로망스를 누르기에 오가는 돈은 천문학적으로 올라갔다.

아이들을 아무도 비난할 수 없다.

다만 
강한 팀은 한 명이 나가도 흔들리지 않지만.
강하지 않은 팀은 한 명이 나가면 흔들린다. 아주 많이 ...
벵거의 사랑을 듬뿍 받던, 또는 기대치를 받던 선수들이 나가게되고.


아스날은 이제 우승은 언제적 이야기인지 모르는 이야기로.
이제는 벵거의 정책을 그 자체로 지지하는 사람은 이제 많이 없다.

그 자신도 이미 수정. 브리티쉬 코어라고 부르지만. 
그건 이제 아스날이 전세계에서 축구 잘 하는 아이들을 끌어 올 수 없고. 
와도 다른 곳을 나가는 현실에 억지로 끼워 맞춘 미봉책.

스쿼드의 주축은 전세계의 A-급의 선수를 싸게 데리고 와서.
스쿼드에 어떻게 데리고 온 브리티시 아이들과 구색을 맞춰서...


하지만. 더더욱 무너진다.

거의 대필을 해준, 아무도 믿지 않았던 그 거친 잠재력의 소유자.


팀에 올때의 그 전팀의 트러블.
잦은 부상. 사건 사고. 다시 부상. 

하지만 정말 엄청난 활약을 보여주고. 떠난다. 


그렇게.
무너졌다. 

더 이상 위트넘치는 재수없는 프랑스인은 없다.

속을 드러내지 않고.
녹음기라 할 정도로. 패배와 승리에 다름이 없던 말을 하던 감독이
강팀의 감독이라면 절대로 말 할 수 없는. 

우리는 
1위가 목표가 아니라는 사실
우승보다는 4위를 해도 충분하다는 사실을.

누구나 예상하고 있지만, 절대로 듣고 싶지 않은 그 말을 하게 된다.



하지만. 여전히 감독은.
본인이 여전히 틀리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아스날을 이용하는 것처럼도 보인다. 
내가 여전히 여기에 제일 적합한 사람이다. 오직 나뿐이다. 


노욕을 넘어서 노추로 가는 그 모습.


정당치 않은 승부였다며 재경기를 요청하던 중년의 감독은.

골이 들어가면 물통을 집어던지고.

악수를 요청하는 상대 감독을 못 본체 지나가기도 하고.



한때 세상에서 제일 거만했던 그 감독의 프라이드는 이미 무너졌고.


그가 보일 수 있는 모습은 아둥바둥 노력해서 4등 턱걸이하는거...


명예로운 퇴진을 생각하기엔 이미 너무 많이 왔다.

혹자는 벵거가 없으면 아스날은 망할 것이라 하지만.

은퇴를 앞둔 감독은 본인이 나가고 난 후에도 유지가 될 클럽을 만드는 거 아닌가?

그것이 바로 본인이 주장했던 클럽의 역사와 전통이 아닌가?


(老慾) 노추(老醜)

이 글을 쓰는 와중에 들려오는 
벵거가 계약을 연장할지도 모른다는 소식과.
기자들에게 화를 내며, 여지껏 보기 힘든 단어들을 내뱉는 모습은.


앞으로도 더더욱 내가 이 사람에게 실망을 하게될 것이라는 예감이 든다. 

이적요가 택했던 그 모든 파멸의 길로 벵거도 가게되는 것인가. 






Posted by 빨간까마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