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에 함덕산-태백산을 다녀왔다.

쉬는 토요일에는 서울 밖을 벗어나 등산이나 여행 등을 하려하는데 전국에 비 또는 눈이 예고되어있었다.

남쪽은 비, 북쪽은 눈. 그래도 비보다는 눈이지.. 하고 강원도쪽을 선택했다.

 

 

‘안내산악회’를 이용했는데 이건 실제 어떤 산악회라기보다는 데일리 투어라고 생각하면 된다.

계절마다 바뀌는 전국 곳곳의 산과 여행지 상품이 있고 신청하고 입금하면 끝.

보통 양재나 사당쪽에서 출발함. 운전하기 싫을 때 이용하면 차에서 자고 왔다갔다 할 수 있음.

특히 등산할때 좋은데 정말 차로 올라갈 수 있는 제일 높은 곳까지 올라가서 내려줌.

 


버스 신청할때부터 무슨 차가 3~4대씩이었은데, 휴게소에 내려서 보니 남자화장실에도 줄을 설 정도로 사람이 많았다.

눈이 많이 올 예정은 아니었기에 그만큼 눈을 맞으며 산행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대거 오신듯.


함백-태백은 그 험악한 이름과 달리 등산 자체는 중턱에서부터 시작하기에 하루에 두 산 등산도 가능함.

물론 대중교통으로는 불가하고, 자차부터는 가능하다.

함백산은 내려서 정상 찍고 내려오는데 왕복 2km밖에 안된… 40분 걸렸음.

사람이 어찌나 많았는지 이때부터 계속 체증이 걸렸다.

사람이 많다보면 등산할 때 우산쓰고 하는 사람도 있고 그렇습니다.

태백산은 10km로 다섯시간 반 코스였는데 여기도 산중턱에서 시작하고 코스가 매우 잘 정비되어있음.

덕분인지 정상까지 한시간반정도 걸렸다.

함백산에서부터 내리기 시작된 눈은 계속 흩날리고 있었고, 덕분에 어떤 뷰를 기대할 수는 없었다.

등산하는 사람들은 이런걸 ‘곰탕뷰’라고 하는데, 무엇인지 바로 감은 오지만 정말 맘에 안 드는 표현.


정상에는 표지석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사람들이 잔뜩 줄을 서 있었다. 이게 그 블랙X크 인증때문.

전국 100개산 등산하면 뭐 준다고…난 그냥 표지석만 찍고 하산했음.

태백산 등산으로 다섯시간 반을 받았는데 세시간에 내려와서 밥먹으러 갔다.

광장 같은 곳에 식당들이 많이 모여 있다.

이곳에서 각설이 품바, 뭐 이래서 노래 부르고 하시는데 역시 세상살이는 만만치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듬.

 

식당 1층에는 처음에는 나만 있었는데 사람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옆테이블은 남여 였는데 제 아들은 이제 군대. 님 찍은 사진을 다른 언니한테 잘 못 보냈.. 뭐 이러는 거 보니 나이 많은 커플, 그 옆에는 모녀였고.. 그 건너편 50대 커플은 인생에서 제일 좋았던 등산지 뭐 이러는 거 보니 불륜인가 싶었음.
동동주 마시면서 이런 생각을 하다가.. 아 나도 만약 이런 곳에 여자분리랑 와서 저런 이야기를 한다면 다른 사람들은 불륜이라 생각하겠구나하는 깨달음을. 그래서 술은 그만 마시고 버스에서 잠이나 자야겠다 하고 일어남

Posted by 빨간까마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