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귀영화'에 해당되는 글 32건

  1. 2023.08.18 엔니오 : 더 마에스트로
  2. 2023.08.18 콘크리트 유토피아
  3. 2023.07.18 Steve McQueen
  4. 2023.07.14 Cindy Sherman
  5. 2017.03.24 밤의 해변에서 혼자

전주 영화제에서 일정이 맞지 않아 보지 못했던 엔니오 모리꼬네의 다큐.

제천에서 해주지 않을까 했으나, 생각보다 일찍 엔니오의 생일 무렵에 맞추어 개봉을 하였다.


다큐멘터리라는 것이 본인이 아닌 사람들의 후일담으로 이뤄진 것이 워낙 많았기에

혹시 이 영화도 그렇지 않을까 걱정을 하였지만 기우였다.

본인 등판하여 아주 소상히 설명을 해주고 추억을 한다.

영화의 감독은 엔니오와 작업을 많이 한, 시네마 천국의 토르나토레.

충실히 엔니오의 생을 쫓으며, 시기별로 그의 음악이 어떻게 변하는지 들려주고 보여준다.

물론 주는 그의 영화음악이지만, 이외에도 그의 교향곡도 나온다.

911 희생자를 위한 음악은 찾아들어봐야겠다.

즉흥연주를 바로 사운드트랙에 담기도 했다는 일화가 참 대단하다 싶었다.

 

이 영화에서 엔니오의 음악적 성취에 붙여 직간접적으로 나오는 이야기 중에 하나가

영화음악가는 현대음악가라는 것이다.

영화음악, 대중음악, 클래식 이렇게 나누어 생각할 수 밖에 없지만,

영화음악가는 아방가르드부터 교향곡까지 모든 것을 ‘현대’에 작곡하고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을 명확히 보여준다.

그런 길을 제시해준 사람이 바로 엔니오였음.

 

하지만 이런 생각을 계속 해 나가기엔 그 아름다운 선율 앞에서는 불가능하다.

80년대에 그가 참여했던 위대한 작품들의 영상과 음악이 계속 흐르는데,

바로 옆자리의 남자분이 울더라고. 덕분에 나도 울 수 있었음.

 


큐브릭에게서 연락이 왔지만 레오네가 훼방(?)을 놓은 이야기도 있었고.

인터뷰로 베르톨루치가 많이 나오던데.

이번 영화에는 언급되지 않았던 이야기가 생각났다.

'마지막 황제'를 엔니오가 아닌 신예 사카모토에게 맡기고,

스튜디오에서 녹음 대기 중에 베르톨루치가 사카모토에게 고쳐달라는 요구에 난색을 표하니,

'엔니오는 해주던데...'라고 했다던.

이에 사카모토도 어떻게 어떻게 해서 맞춰줬다는 이야기.

 


다음에는 술을 마시며 느긋하게 보고 싶다. 

Posted by 빨간까마구

어쩌면 황궁아파트는 새로운 시대의 방주가 될 뻔 했다.

주민은 단순히 '소유자'라는 것만으로 하늘에게서 선택받은 자들이 되어,

새로운 시대의 조상이 될 뻔 했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상황에 따라 대표자가 된 사람이 있다.

마치 우리의 통령 생각도 나게 하는데.

는 예언자, 지도자가 되어 방주를 운행한다.

 

 

하지만 인간을 벌하던 구약의 시대에서. 신약의 시대로 넘어오게 된다.

방주가 의미가 있던 시절은 지나가고 있다.

식량은 떨어졌으며.

밖에서는 사람들, 또는 바퀴벌레들이 다니고 있다.

 

 

방주의 시대의 우리의 지도자는 스스로 예수가 되어, 제자들과 함께 광야로 나간다.

하지만 그는 파시스트일 뿐.

혐오와 배타성에 기초한 그의 지도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바퀴벌레들에게 음식이 필요한가?

선택 받은 인간들에게만 음식이 의미가 있을 뿐 집단 린치를 통해, 식량을 가져온다.

그리고 벌어지는 축제. 축제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식량이 필요했던 것일까?

 

죄의 증거인 막달라 마리아가 등장한다.

그리고 그녀의 고발로 우리의 지도자가 사실은 예수가 아님을 알게 된다.

영화에서 가장 아쉬운 것은 이 시점으로. 지도자가 단순히 '소유자'가 아님에 돌을 맞는.

이때 팍 식었음.

 

바퀴벌레와 인간의 싸움에 부부는 방주에서 나올 수 밖에 없었다.

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빛.

이미 방주가 필요했던 겨울은 지나간 지 오래.

밖의 세상에서 인간들은 궁핍하고 구차하지만 그렇게 살고 있었다.

어떤 혐오와 배타도 없이, 모두 가난하게.

Posted by 빨간까마구
2023. 7. 18. 11:04

 

스티브 맥퀸은 영화도 보고 관심도 있었지만 자세히 찾아보지는 않았음.

그러다 발표할 일이 있어서 이것저것 봤더니 흥미로운 게 많이 있었음. 

터너상과 아카데미를 동시에 받은 사람이라는 게 대단한 듯.

공공기관과 함께 한 프로젝트들도 괜찮더라.

 

아래는 발표화일을 올려 봄.

 

 

Posted by 빨간까마구
2023. 7. 14. 15:34

에스파스 루이비통 서울에서 진행 중인 신디셔먼의 전시를 다녀왔습니다.
현대 미술 스터디할 때 발표했었는데 몇 달만에 딱 하니 복습하기에 좋은 기회같아 다녀왔네요.

신디 셔먼은 사진작가로 생존 미술가 중 영향력 순위 이런 곳에서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작품들의 가격도 거의 세계 최상위권이고요.

70년대에서부터 현재까지 작품의 소재는 오로지 본인이지만 시대 및 사회상에 맞추어 주제가 계속 변화하는 게 흥미롭습니다. 
영화적인 이미지, 신체변형, 과장, 기괴, 유머, 애브젝트, 부조화, 패션 등등. 

이번 전시는 10점 정도로 양이 많지는 않지만 시대가 나누어져 있어서 괜찮았네요. 최근의 man 시리즈의 작품이 왔더군요. 

도슨트 운영 중이며 전시 중인 작품 들 외의 것을 도슨트가 태블릿을 통해 보여줍니다. 일목요연하게 잘 설명해주시더라고요. 무조건 도슨트 하는 시간에 보시길 추천합니다. 

그리고 팁이 있다면, 테라스쪽에 도록이 있는 곳에 신디셔먼의 도록이 있습니다. 시대별로 유명작품들을 쭉 볼 수가 있기에 도슨트 듣고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양의 아쉬움을 도록을 통해 풀 수 있습니다.

 

 

 

 

아래는 발표 파일  

 

 

 

 

Posted by 빨간까마구

영화평은 언제나 미완성이고 나는 더 쓸 생각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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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홍상수 영화를 보았다.

홍상수의 영화는 낄낄거리면서 보지만 자기복제에 좀 지쳐서 안 보고 있었는데

'아가씨'를 매우 재미있게 보았고, 김민희라는 배우의 능력에 감탄을 했기 때문이다.


영화는. 한국 언론과 사람들을 대상으로 인질극 같다.


"너희는 이렇게 뛰어난 배우가 이런 식으로 사라지게 버려둘 것이냐!"


감독의 생각과 말은 김민희를 통해 그리고 나오는 모든 배우들을 통해 내뱉어지는데.

아무리 감독은 영화로 말한다지만. 괴롭긴 하다. 그 보고 있는게.


이런 역할을 

김민희는 김민희를 연기를 하면서

또 훌륭하게 해냈는데

그렇게 한게 큰 상으로 이어졌고

결국은 감독이 여자친구에게 아주 훌륭한 선물을 준 셈이 되었다.


이런 진행에 홍상수의 권력이 있음은 부정할 수는 없는데

좀 웃긴건 그남자의 권력이 발휘가 되는 방법이 

영화의 뒤에. 그리고 김민희 뒤에. 그리고 문성근의 뒤에 숨어서 하는 것이라니 

비겁하다. ㅎㅎ


'예술'을 잘 하면 이런 작품을 내놓을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주로 했음.


화려하게 자기 변호를 하는 카페 소사이어티에 비해서

이 영화는 그래도 적나라하게 까놓고 이야기하니 조금 낫기는 함.


어쨋건 

김민희의 차기작이 홍상수만 아니면 다음 영화도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건 또 홍상수의 성공이구나 싶음. 


Posted by 빨간까마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