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쌍다반사'에 해당되는 글 168건

  1. 2008.02.03 I'm not OK 2
  2. 2008.01.28 5자 회담과 혹한기 20
  3. 2008.01.19 CD는 어떻게 없어지는가? 18
  4. 2008.01.09 언니네 이발관, 그리고 나의 20대 (2) 9
  5. 2008.01.03 언니네 이발관, 그리고 나의 20대 (1) 12

 병이 도졌다.
그냥 아래로 침잠하고 파고드는 병.

 옛 날에는 이럴때
독설을 내뿜고, 화를 내지도 않지만 싸가지 없게 굴고, 말도 안 하고 했는데
이제는 면역력도 생겨서.

 그냥 회피...

 내가 할 일을 저버리고 놀려 도망갔다가. 마이너 프라블럼이 생겼다.
내 잘못인데. 그래도 화가 나는건 나는거지.
꼬일 것이 뻔하고...

 사실
어제까진 좋았다.
안 좋을 만한 일들도 있지만 무시하면 되고. 구닌 마지막 훈련도 큰 무리 없이 끝났고.

  저문의를 따는 동창들을 봤다. 또는 내년에 저문의를 딸 동창들을 봤다.
 선배들을 봤다. 올해 저문의를 딴 선배들을 봤다.
 나는 이제 시작해야 한다. 4년후가 되어야 한다.

 배가 아프다. 췟. 짜증나는 건 나는거고.
이곳에서 보낸 시간들은 어쩔 수 없는 시간이지만.
남자라면 누구나 보내는 시간이자만...
남들은 2년 그것도 줄어서 이젠 1년 6개월.
나는 3년 3개월 줄지도 않고. 앞에 짜투리 3개월땜시
남들보다 늦게 일하고 그것때문에 페널티받고

 구닌아저씨들은 묻는다.
 언제 '으사가 되세요?'
 '님하 저 으사라 구니간으로 와서 으로행위를 하는거거든요?' 하고 싶지만.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저도 으사고시봐서 으사되어서 이넌 1년하고 꾼대 온거라서요. 언제든지 개운은 할 수 있습니다.'
 '아 그러세요? 그래도 저문의 따려면 언제 따나요?'
 '아마 4년후요.'
 '어휴~ 돈 버시려면 아직 멀었네요.'

 그네들은 참 쉽게 쉽게 이야기 한다.
저기다가 대고. 나도 쉽게쉽게 이야기할 수도 없고.
그래서 친해지지 않으려고 노력중이다. 그리고 그 노력은 3년 내내 효과를 봤고.

 사람들이 하는 얘기는 딱 두가지다.

'와 그걸 어떻게 해요? 시켜줘도 못 하겠다'
'돈 많이 벌잖아요! 너무 부러운데. 얼마나 벌어요? 어디가 제일 많이 벌어요?'

 그 사람들한테 내가
'와 평생 구닌 어떻게 해요? 난 절대 못 할 것 같은데'
'와! 시간 많잖아요? 너무 부러운데? 6시면 퇴근하잖아요?'
하면 난 병신이 되고. 싸우자는게 되는거지... ㅋㅋㅋㅋㅋ

 암튼 그런 서로간의 몰 이해로 지낸 3년
시간이 나지만. 제대로 쓰지 못 한 시간.
다짐했던
언어공부, 스포츠 습득, 경제지식쌓기, 책 많이 읽기, 베이스 연습하기.
단 하나도 제대로 한 게 없으니.
토익 공부 1주일, 골프 3개월, 경제는 꽝, 책은 50권?, 베이스는 꽝

 물론 쉰다는 것으로도 의미가 있는 시간이라고 한다.
그런데 난 제대로 쉬지도 못 했는 걸.
그동안 가족사도 제대로 챙기지도 못 했고.

 이제 2개월이면 하얀거탑으로 퐁당이다.
그래도 다행이다. 거기엔 주녕이라도 있으니까.
아무리 혼내고 뭐라 해도. 주녕이의 따듯한 마음은 뻔히 아는 걸.
장난으로 '정주녕선생님'이라고 했고 째국이형은 '왜 이리 아양떠는거야?' 하고 했지만.

 사실 ... 굳이  주녕이를 떠나서.
그네들때문에 배가 아프긴 했어도 다들 봐서 좋았다.
트러블도 있었고 싸우기도 했지만. 든든하고 재미난 사람들

 기방, 승현, 용발, 째국, 승희, 경선, 혜은, 기영, 혜련, 형식, 경호, 태민, 덕령, 정준,
선기, 대선, 상현, 호진, 경희 등등등...

  그래서 떠나올때 맘이 짠했던 거고.

어쨌든
다음에 볼때까지 건강하기!

그리고 다시 한 번 외치기! 홍익인간!

추신) 혠누나 말하는 건 언제 들어도 마약 ㅠㅠ 아 그 센스.
추신) 덕룡이형... 최고...
추신) 오타는 일부러 냈다. 검색이 안되도록. 무서운 이너넷 세상같으니라고.
추신) 당분간 알코올은 자제. 지금 마시면 사고칠듯.,

사용자 삽입 이미지

거탑에는 이런 언니들 없어요

Posted by 빨간까마구

 술에 꼴았음에도 불구하고.
한 명 두 명 모아 시행한 5자회담.

 나 그런 사람 아닌데. 나 그런 사람 아닌데.
술 취해서 있는 이야기 없는 이야기 다 하며
헛질....

주ㅊ까마구, 삽질까마구.
힘의 조절 사XX
키보드 워리어, 오랄파이터 시XX
진실하게 할 말 다 하여 사람을 처참하게 만든 XX자
내 피엔 개그가 흐른다 Oㅍ

 
 몇 시간을 떠든거야... ㅠㅠ

일찍 자고 나와서 스위니 토드 보려했는데
세상 무엇보다 재미난다는.

 말싸움...

악의가 없는 말의 주고받음.
진행자가 없어도 되는.


암튼 재호도 결혼했고.
재국형도 했고.
정호형도 했고.
재학이도 할 거고.
준영이도 할 거고.
사봉형도 할 거고.


 ....


 난 어디로 가는가?

어디로 가긴...


 
01234



   훈련 받으러 가야지 으헝헝!!!!!!!!!!!!!!!!!
춥지만 말아줘!!!!!!!!!!!!!!
아냐 눈도 오면 안 돼!!!!!!!!!!!!
아냐 비도 오면 안 돼!!!!!!!!!!!!!!!

 췟... ㅠㅠ 췟... ㅠㅠ
Posted by 빨간까마구
   
판테라 CD가 없어졌고
윈디시티도. 맘을 도려낸 것 같아요 ㅠㅠ

 
 MP3플레이어가 없고...
핸드폰의 외장메모리가 없어지고 이어폰도 없고 해서
요즘에는 왠만한 음악은 CDP와 컴으로만 듣는데.

 이 30평에 5가족이 사는 집
그리고 15평에 두명이 사는 집(아니 내 방 하나)

어딘가에 블랙홀이라도 있는지 없어지고는 하는 CD

보통 없어지는 경로는 다음과 같다.


1. CD A를 케이스에서 뽑아 CDP에 넣고 듣는다.
2. 그렇게 CD케이스와 분리된 CD A
3. CD B를 듣기 위해 케이스에서 뽑는다
4. CD A를 CD B의 케이스에 넣고 CD B를 CDP에 넣는다
5. 이렇게 무한  반복....

 이걸 나는 'CD 돌려막기'라고 표현하는데.
하다보면.
어느 CD 하나는 꼭 사라지게 된다.
한 번 듣고 바로 바로 넣어주는 습관을 들여야 하는데 그게 또 말처럼 쉽지가 않아서 ㅠㅠ

 결국 이렇게 없어진 CD가 기 10장은 되는 듯 싶다.
기껏해야 100장~200장 정도 샀는데
loss율 5%니 이건 심각한거...
다른 건 별로 아깝지 않은데 주로 다시 살 것 같지 않은 CD들이 아깝더라.


 사람과의 관계.
특히 이성과의 관계는.
이렇게 CDP와 CD케이스에 CD가
나가고 들어오고 나가고 들어오고 하는 듯 싶다.

 누군가가 내 맘에 들어오고.
그 전의 사람은 케이스에 고이 간직해 두고
그 다음 사람이 들어오면 전 사람은 또 케이스에 들어가고.
케이스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CD가 음악이 아닌 박제가 된 유형의 음악 저장물이 되듯이
케이스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연애는 연애가 아닌 박제가 된 유형의 기억물들로만 남는다.
사진, 편지, 선물, 관심있던 책, 같이 봤던 영화.


 5년전의
CD는 이미 케이스에 넣어서 박제가 되었는데
새 CD를 플레이 못 하고 있다.
연애 돌려막기는 5년간 못 하고 있는거.

나의 연애에 대한 열정은 블랙홀로 들어가 버린건가?
블랙홀로 들어가면 화이트홀로 나온다는데...
나의 연애 마인드는 몇 광년의 속도로 블랙홀에서 탈출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결론-> ㅋㅋㅋ 그래도 유흥은 즐겁다. Sean Kingston [Beautyful girl]괜찮네. ㅋㅋㅋㅋ
곧 또 가자 친구.


 추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에스파뇰 바보들.앞으로 니네 안티다. (물론 시~~군은 팬이라지만)
다른 애들 박터지게 싸울때 1:0으로 잘 나가더니
막상 다른 애들 점수 내니까 82분에 골 먹어버리는구나


Posted by 빨간까마구


01234
4곡 논스탑!!!!


미친듯이 듣게 된 언니네 이발관 2집.

1집의 그 날이 바짝 서있는 감성에서 이미 나는 벗어나 있었지만.
자괴감에 빠져드는 건 더욱 심해지고.
자기비하, 알 수 없는 상실, 세상에 대한 두려움에 가까워져 있었다.



처음 날개를 접을 때 그 잊을 수 없는 기억
패배를 안거야
누군가 내게 이렇게 말했지
절망엔 언젠가 끝이 있다고
지금도 그 말을 믿을 수가 없어
아무도 그 말을 믿을 수가 없어                  - 언니네 이발관 2집 <청승고백>


언제 뒤쳐질지 모른다는 두려움, 싱거웠던 인간관계
집의 안 좋았던 경제 사정, 더 안 좋았던 성적.
믿었던 이의 배반, 그리고 갈 곳도 없고 갈 돈도 없던 무더운 여름

그리고 연애를 하고 싶다. 아니 해야겠다는 마음도
모든 것이 나에게는 짐이 되고 힘이 들던 그 가벼웠던 시절.





언제부터인가 매일같이 휴일이지만
휴일의 밤이면 왠지 모를 흥분이 되네
사람들 모두 저마다 바쁘다지만
나같이 하루를 보내는 사람도 많아
그들은 날 보고 바쁘다고 하겠지
너에게 달려가는 나를 쳐다보며
인생은 너무 긴 하루
하루를 보내는 우리의 짧은 이야기
사랑은 너무 긴 노래
노래를 부를 땐 쉬었다 가야만 해요              - 언니네 이발관 <어떤 날>


인생이란 거. 어차피 같은 패턴, 같은 습관의 연속이기에
그다지 흥분이 될 이유도, 변화가 있을 이유도 없기에
더더욱 무언가에 의미를 부여하고 느낌표를 주는 건

바로 따분한 평일이 연속이 되기에 그런 것.
그런 평일의 기분에 무언가 흥분을 하게 할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휴일, 토요일

그럴 때 잠깐 맘을 쉬어갈 수 있었던 뭔가에 달떴던 그 때.
그렇게 발견(?)한 한 사람.





만일에 만일에 내가 너에게 고백한다면
들어줄 사람이 없을 거라는 걸 알아요
만일에 만일에 내가 너에게 고백한다면
너무도 가슴이 아플 거라는 걸 알아요
이제는 그 어떤 말로도 이제는 그 누구라도
맨 처음 우리의 날을 기억할 순 없겠죠        - 언니네 이발관 2집 <순수함이라곤 없는 정(情)>

그렇게 나를 외면하는 건 너답지 않은 걸
그렇게도 너의 모습에 취해
너의 모습에 취해버린 나를 알 수가 없어     - 언니네 이발관 2집 <실락원>


그렇기에 더더욱 집착을 하였던 나의 연애감정.
무조건 실패하리라. 관계가 변하리라. 이미 그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처음 사람을 본 순간을 기억한다면 그건 그 때의 감정을 기억한다는 것.

그 20대 초반의 무렵, 21살때에도 그렇지만

나에게 여전히 두려운 인간관계의 변화.
한 사람과 나와의 관계가 A->B->C 로 변화하는 것 바뀌는 것.

아직도 익숙하지 않은 그 무엇...





지금부터 우리는
유리 너를 볼 수가 없을 거라는 믿음으로
지금부터 너에게
이제 다시 볼 수가 없을 거라는 말을 했지
그렇지만 알 수가 없는 건
손을 뻗어도 잡을 수 없었던 유리 너였어
아무래도 그저 사랑일뿐야
그보다 더 쓸쓸한 여행이 어디 있을까             - 언니네 이발관 2집 <유리>


내가 원한 관계의 변화. 나의 욕망이 반영이 되지 않고
그 사람은 A->B->C의 관계가 아닌 내 친구의 여자친구가 되었고
아마 나는 그사람에게 1년이 지나서야 직접적으로 얘기를 했던 것 같다.

아니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냥 그런 것 같다. 그랬을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다시 사람을 보는게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을 것...




나를 봐 이렇게 어제로 돌아가고만 싶어
나를 봐 이렇게 나에겐 알 수 없는 것이 너무 많아
그리운 마음이 있어 너를 볼 때면
허전한 마음이 있어 그 곳에 서면
미래를 보네 볼 수가 없는
보고 싶지만 할 수가 없는 것을                              -언니네 이발관 2집 <어제 만난 슈팅스타>


난 사랑을 믿을 수가 없지
왜 시간을 이기지 못하는가 물었어
물었어 물었어 물었어                                         -언니네 이발관 2집 <꿈의 팝송>


그렇게 무언가를 잃은 듯한. 하지만 낮에는 웃고 지내는 그런 때
내가 돌아가고 싶었던 때는 아마 고등학교때...

20대에는 무언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던 그 고등학교 2학년때.

하지만 막상 쉽게 되어버린 20대에는
또 한 걸음 달아나서 좀 더 어른이 되었으면 하고 생각했던 그 때

내 친구는 "그냥 35이 되어서 애가 한 명 정도 있고 부인도 있고 했으면 좋겠다"

어제를 그리워 하고, 근 10년 뒤의 미래를 보고 싶어하고.
지독히도 그 당시의 현재가 싫었던 것은 무엇때문일까???




이제는 잊어야지 오늘도 어제처럼
석양엔 삼단같은 노을이
이제는 떠나야지 모든 걸 여기 두고
너희의 함성들을 바라네
어디쯤에 푸른 날이 있을까
푸른 날은 어디에 (그 날은) 어디쯤에               - 언니네 이발관 <무명택시>

그렇게 매일 매일. 하루 하루를 잊고 싶다 잊고 싶다.
오늘도 넘겨야지 오늘도 넘겨야지.
내일은 떠나야지 내일은 떠나야지.

노래를 부른 들... 푸른 날은 오나?




넌 나를 아는 사람처럼 어쩐지 웃고 있었지
나의 다가올 시간들은 한 사람만을 위한 노래
그 후로 많은 날들을 함께 했지
그대 나의 친구라고 말하네
인생의 별이 너에게 있다며
이제 우리 친구라고 말하네
외로운 동안 둘이 함께 있어요

넌 내일을 아는 사람처럼 어쩐지 쓸쓸해 보여
나의 지나온 시간들은 한 사람만을 위한 시
그렇게 많은 날들이 흘러갔지
이제 내게 너를 잊으라 하네
이별의 향기 피할 수 없다며
나의 마음 아니라고 말하네  
인생의 별이 우리에게 있기에                            - 언니네 이발관 <인생의 별>


매일 집에 처박혀서 언니네 이발관 2집 테이프만 듣던 날.
아니 정확하게는 <인생의 별>만 듣던 날.

테이프가 늘어질 무렵 얻은 건.
나의 <인생의 별>은 나에게 있는 것.
우리에게 있는 것.

내가 얻은 진실이란 어이없게도 가사에 써 있는 것.
하지만 어이없게 뭔가가 변하기 시작할 무렵.

무언가는 계속 떠나가고 아니 또 다시 오고 하지만
다 내가 그 자리에 있기 때문.

비록 나의 인생의 별이 밝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무언가 해봐야 겠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아니 해야만 한다고. 나가야겠다고 맘을 먹을 무렵.


앨범 하나를 제대로 들었을 무렵까지
언니네 이발관은 기나긴 휴식기.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거의 해체에 가까워져 있었다.

그들에게는 제일 안 좋은 시기에 내가 그 노래에 힘을 받다니...
그렇게 언니네 이발관은 나에게 <인생의 별>이 되어준 것

그렇게 지나간 ... 4년...

ps)다듬지 못 한 글은 언제나 좀 창피하네요 ㅠㅠ


지난이야기 다시 읽기:
2008/01/03 - [일쌍다반사/It's my life] - 언니네 이발관, 그리고 나의 20대 (1)
Posted by 빨간까마구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7년에서 2008년으로 넘어가는 그때

나는 언니네 이발관 콘서트를 보고 있었다.
다른 수 많은 공연장도 생각이 있었으나. 내가 굳이 그 곳을 선택한 것은
그 곳이 나의 20대를 반영하는데 제격이라 생각을 했기 때문.

남들에게는 꿈만 같았다는 20대, 놀기에 바쁘다 취업걱정을 하는 20대.
때로는 공부만 하다 끝난다는 20대.
나는 무엇을 했고 무엇을 이루었는가?


가질 수 없는 걸 알기에 알기에
더욱 갖고 싶은 내 자신에 화가 나
지금 내 앞에 있는 나를 닮은 저 사람
당신은 도대체 누구야                      - 언니네 이발관 1집 <푸훗>

꼭 해야 할 말이 있어 너에게
어제 일은 미안해 정말 미안해
너에게 부담이 되긴 싫었어
너처럼 되고픈 마음에                      - 언니네 이발관 1집 <동경>

사실. 20대에 내가 갈 길이 정해진 것은
대학에 들어오면서부터다. 직업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나는 다른 걸 갖고 싶어했지만 나와 닮은 저 사람은 그걸 원했던 것...
오로지 집에 부담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내 하고 싶었던 걸 못 했던 시절도 있었다.
지금와서 후회 하지는 않지만...



생각지도 못했던 허전함을 느끼네
내 안에 숨겨둔 마음을 너는 알고 있을까          - 언니네 이발관 1집 <보여줄 수 없겠지>

 그 때를 생각하면 언제나 아쉬운 것은... 내가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한 적은 없다는것.
괜시리 짜증만 내던 그 시절에 이미 나는 많은 것을 잃고 있었는지...




처음 느꼈던 그 모습 그대로
기억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음 좋겠어
사람들을 만나고 알아가게 되면
항상 그렇지만은 실망하게 되네
시간을 먹고 사는 사람들의 만남이란 다 그래      -언니네 이발관 1집 <쥐는 너야>

흐린 이런 날에는 세상도 좋아
너흴 난 너흴 보며 걷네
'미안하지만 이번엔 주인공이 아닌 것 같아..'     - 언니네 이발관 1집 <산책 끝 추격전>

아무도 없던 텅빈 작은 집에 사람들 모여 들어
모두 같은 걸 찾고 찾으려 하지만
어디에도 없어 어디에도 없어                          - 언니네 이발관 1집 <팬클럽>

하지만 그 시절 나에게 위안이 되었던 것은
내 곁에 있었던 친구들... 언제나 같은 것을 나누고 누릴 수 있다 생각했던
나도 그 들을 보고 위안을. 그들도 나를 보고 위안을....

우리는 전국 각지에서 대전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모여
IMF의 아픔을 어떻게든 이겨나가려 그 작은 학교에 모였고.
비록 성장배경, 삶의 터전, 쓰는 사투리는 다 달랐지만
서로를 이해하며 다른 이와 싸우며 하루하루 보내는 하루...

하지만. 매일의 술자리, 매일의 잡담, 매일의 흡연에도
뭔가가 허무하고 심심하고 답답하던 그때...


나에겐 소원 하나 있어 좀 물어봐 줘
죽이고 싶은 누가 있어 넌 모를거야
어쩌면 그래 나를 보는 저 눈을 보면
어디선가 많이 본 듯한
넌 바로 나였어                                      -언니네 이발관 1집 <미움의 제국>

20살의 나를 지배한 감정: 자괴감.
누구에게나 보이는 서늘한 미소, 시니컬한 비판...
어둠 속의 독버섯, 맘 잡고 성공한 동네 양아치, 사람 둘은 죽였을 듯한 눈빛.
언제나 듣던 무섭다는 이야기.

그렇게 나는 내 자신에게 자신이 없었고.
내 안에 누군가를 들여오는게 무서워.
가시를 바짝 세우고 살았던 것...

내가 죽이고 싶었던 것은 바로 틀안의 나.



어제는 기적의 소년 내일은 바보가 되어
커다란 저울위에 매일 오르는 거야

모든 유혹 혹은 영예 이젠 떠나는거야

이제는 너만의 여행을 떠나야 해
어떤말도 그 누구도 신경쓸 것 없잖아          -언니네 이발관 1집 <소년>

 그리고 나는
그 해 초여름.머리를 올브리치로 금색으로 염색하고
대전에서 차마 집으로 바로 가지는 못 하여
혼자 생각을 정리하기 위해 떠난 그 곳...

춘천...

초여름 밤 10시의 춘천.
갈 곳이 없는, 아는 곳도 없는 춘천.
내가 가기로 한 곳은 교과서에서 본 소양강댐. 주머니엔 만원

표지판 보고 걷고 또 걷고.
도착한 시간은 새벽 6시
인근 부대에서 들리는 빵빠레 소리.
나를 보고 짖는 잡종 진돗개 한마리.

가방에 있던 소주를 꺼내 마시고. 댐 옆에서 깊디 깊은 물을 보고.

무언가 무언가 무언가 그 전과는 다른 생각을 하게 된...



오늘은 나의 스무번째 생일이라
친구들과 함께 그럭저럭 저녁 시간
언제나처럼 집에 돌아오는 길에
별이유도 없이 왜 이리 허전할까
난 이런 기분 정말 싫어
너희들의 축하에도 이런 기분 정말 싫어
어제와 다른 것은 없어
그렇지만 기분이 그래
내일이 와버리면 아무 것도 아냐               - 언니네 이발관 1집 <생일기분>

그 어떤 여름의 시험무렵.
나는 뒤늦은 공부로 새벽 5시까지 하다가 집에 갔었고
아침에 깨보니 이미 시험시간은 지나있던 그 때.
내 삐삐에 아무의 연락도 없던 그 때.

결국 우리가 서로를 위해주고 위로를 해 주지만.
혼자 일어서야 한다는 것을 안 그 때.

그리고 그대로 시간이 흘러 흘러 진정한 20세의 생일을 맞은 날.


 그리고?
Posted by 빨간까마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