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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녀와 헤어지려 하는 이유 <1>

내가 그녀와 헤어지려 하는 이유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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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6월 8일

내가 그녀와 헤어지려 하는 이유를 찾은 세번째 날.

이렇게 이유를 적립하는 것이 일반적인 일은 아니다, 좋은 방법은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6월 1일 그러니까 6월 8일로부터 1주일 전 그녀에게서 연락이 왔다.

"K씨 다음 주 토요일에 시간 되세요?"

허허... 설마... 그날 나 트래비스 보러가야 하는데

"예? 토요일이요? 왜요?"

"친구 중에 A라고 얘기했었죠? 그 친구가 7월에 결혼한다고 친구들하고 걔네들 남자친구들하고 다 같이 보자고 해서요."

뭐라고? 나 트래비스 보러가야 하는데

"아. 제가 그날 뭐 있었던 것 같은데 스케쥴 확인 좀 할게요."

"예 그럼 연락 주세요."


뭐라고? 결혼하는 여자친구들 모이는데 나보고 가자고 하는건가?


음. 일단 그녀가 나를 친구들 모이는데 '남자친구'로 가자고 하는건 나쁘지 않다.

그녀와 헤어질 이유를 적립하고 있지만 아직은 2가지. 

10개 적립을 못한다면 나는 그녀와 결혼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나쁘지 않은 면이 한가지라면 나쁜 면은 백은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니까. 친구들의 남친까지 나오면 내가 모르는 사람이 몇명인가. 

나는 그 무리의 사람들 중 오직 그녀만 알고 있다.

'말씀 많이 들었어요 하하 호호' 

'그러니까요 말씀 듣는 것처럼 미인이시네요 하하호호'

말씀 많이 들었을 수도 있지만 나는 그녀의 친구들에 대해 기억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더군다나 내가 여지껏 읽었던 '여자와 사귈때 주의해야할 일'에 대한 매뉴얼에는.

여자친구의 친구의 남자친구를 만나는 것에 대해서는 단 하나의 이야기도 적혀 있지 않았다.

더군다나 그 날은 트래비스가 공연을 하는 날이다.

트래비스의 한국 공연에서 벌어지는 노래 중간에 종이비행기 날리기 이벤트를 위해 이미 집에 10개는 접어놓았는데.

안되겠다. 핑계를 대야겠다. 


"여보세요!"

"아 예. 스케쥴 확인 하셨어요?"

"예 그날은 저희 가족이 밥을 먹기로 해서요. 할아버지 생신이라."

"예? 할아버지 생신이요? 돌아가셨다고 했잖아요?"


오 마이.... 그걸 기억한다고? 어떻게? 왜? 

아니 내가 그런 이야기를 했다고?

아니... 일단 이걸 넘기자.


"아 저희는 돌아가신 조부모들의 생신도 가족들끼리 모여서 기념하거든요."

"역시 화목한 가족이구나. 그때 할아버지 돌아가신 이야기하셨을때 왜 그때 울면서 보고싶다고 하셨잖아요"

"아 맞아요. 제가 그랬죠"

"그럼 안되시는거네요? 못 오겠구나.."

"아뇨. 제가 가족들에게 얘기를 해볼게요."


하하... 이렇게 된 이상 갈 수 밖에 없게 되었구나.

거짓말을 한게 잘못이다. 그녀는 예리한 사람이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이야기를 하는 그녀에게 죽은 할아버지 이야기를 하며 운것이 잘못. 

사실 할아버지를 보고 싶을리가 없지. 

유치원생이었던 내가 TV채널 보고 싶은거 틀었다고 쌍욕한 사람이다.

알콜중독으로 입원했다가 퇴원하는 날 초등학생이던 내게 술 사오라고 때리던 사람이다. 


이렇게 트래비스는 못 보는건가? 종이 비행기는 어떻게 하나? 집에서 날려야 하나? 

인터넷 팬클럽에 종이 비행기 접은거 가져가서 날려주시면 안되나요라고 글 쓰면 미친 놈 취급 당하겠지?


포기하자. 그냥 그녀의 친구들의 자리에 나가보자.

그녀의 친구와 그 남친들이 나를 죽이러 오는 것도 아닐텐데.

설마 그 사람들이 서로 아는 사이겠어? 다같이 모르는 자리 식사하고 끝나겠지.


그리고 6월 8일. 종로. 장소, 시간 모두 에러. 

그녀의 친구들 또래의 모임에 종로라니 이건 뭐 딱 아줌마 아저씨 모임. 막걸리. 피맛골. 

물론 그녀는 누가 봐도 아줌마가 아니다. 나와는 한살 차이지만 누가 봐도 그녀는 20대이다.

그녀의 친구, 그리고 그녀의 남자친구가 문제인 것이다.  

소중한 토요일을 개인 시간이 아닌 친구들과 함께 하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부터가 맘에 안든다.


그녀는 미안해 하며, 내 친구들은 언제 안 모이냐고 했지만.

내가 한때 친구라고 했던 사람들은 있지만 지금은 아무도 만나지 않은지 3년은 되었다.

그나마 중학교때 만나서 고등학교때까지 만난 사람들이 그나마 일반적으로 이야기 하는 친구에 가까웠던 것 같다.

이후에 가까웠던 사람들과 결국은 친구가 되지 못했던건 내가 타인을 필요치 않아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내가 빠져서 나오지 못하고 있는 그 이상한 사고의 회로를 보여줄 수는 없다.

'저 새끼 또라이네'라는 이야기를 더 듣고 싶지는 않았다. 

돌아이 아닌 똘아이 아닌 또라이. 


약속시간 7시에 그녀와 약속장소에서 만났다.

사실 그 전에 만날 수도 있었지만 내가 그다지 기분이 좋지 않음을 표현하기 위해 정시에 바로 앞에서 만났다.

"K씨랑 종로에 오는 것은 처음인 것 같은데요? 매번 가로수길에서만 만나서. 좋네요 여기도"


오직 가로수길에서 만나는 이유.

내가 읽는 블로그에는 가로수길을 제외한 다른 곳에서 만나는 것을 비웃고 있었다.

홍대는 애들 노는곳, 상수는 밴드하냐? , 신촌은 거기 학교 나왔어?

건대는 원래 이름이 화양리인건 알지? 압구정은 언제적 압구정이야, 코엑스는 초딩 만나냐?

이렇게 다른 지역을 까고 시작하고 가로수길의 핫플레이스들을 하나둘 소개해 주는 블로그.  

나중에 알고 보니 블로그 주인이 가로수길 카페베네 사장이긴 했는데.

이미 좀 늦었던 것 같다. 다른 지역은 못 가겠어. 못가겠어...


종로라고 이야기를 들었을때부터 예상을 했듯이 만나는 장소는 막걸리집이었다.

그네들의 과감성에 경의를 표한다. 처음 만나는 이들을 위해 막걸리집.

아무리 자기네 결혼하는데 비용을 아껴야겠지만 그런때는 좀 더 써야하지 않나?


"K씨 무슨 생각하세요?"

"아! 아니에요~ 막걸리 좋네요. 여기 유명한 집인가 봐요?"

"저희 친구들이 자주 만나는 곳이에요. 그런데 제가 저희 친구들하고 남친들하고 자주 만났었다고 말씀 드렸었죠?"


???

자주 만났었다고? 에이 설마 


"아 그래요? 몰랐네. 다들 친하신가봐요?"

"아마 B 남자친구만 이번에 3번째일거에요. 다른 친구들은 엄청 가까워요."


오 마이... 

그녀는 나를 오늘 전시하러 나오라고 한건가?

친구들의 남자친구들은 다 전시가 끝났으니 나를 부른건가?

나는 이 자리에 와서 무엇을 해야하지? 술을 마셔? 밥을 많이 먹어? 아님 도망가?


애초에 이런 상황, 여자친구의 친구들과 그 남자친구들과 함께하기, 매뉴얼에서 보지 못한 내용이었다.

구글에 "여자친구 친구 남자친구" 이렇게 검색을 해보았더니 무슨 쓰리섬 하는 이야기나 나오고.


그녀는 나에게 실수를 했다. 

그녀는 내게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제공을 했어야 했다. 

나는 오늘 분명히 실수를 할 것이다. 

그것은 내가 의도를 한 것이 아니고 분명 그녀의 잘못에 의한 것이다.


"여기 앉으세요. K씨 말씀은 많이 들었습니다."

"예 저도 이야기 많이 들었네요. 다음달에 결혼하신다고요?"


다들 서로 처음 보는 사이가 아니어서 그런지 벌써 왁자지껄하다.

하하호호하하호호.

간단하게 사람들에게 내 이름과 나이 등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굉장히 불편했지만. 어차피 실수할 것에 이런 사소한 것을 실수할 수는 없지.

한명 두명 자신의 이름을 이야기했고 그 자리에선 분명히 이름을 이야기 했지만.

지금은 이미 까먹었다. 어.. 


다음달에 결혼한다는 그녀의 친구는 탤런트 이민영을 닮았다. 그녀와 결혼을 하려한다는 남자는 이찬을 닮았다.

둘은 결혼한지 10일만에 헤어지게 될까? 일단 잘 어울려 보였다. 

나의 그녀와 가장 친하다는 여자분은 혼자 왔다. 그녀는 친구들 사이에서 '꼉'이라고 불리고 있었다. 

그렇게 불리게된 이유를 물었으나 아무도 기억하지 못했다. 

그냥 귀엽지 않냐고 했는데 외모로는 전혀 귀여운 분이 아니었다. 꼉.. 꼉...

다른커플은 여자분은 AV배우처럼 생겼었다. 걔 이름이 뭐더라. 남자분은 AV에서 동정컨셉으로 나오는 애 같았았다.

잘 어울리는 한쌍인가? 아닌가? 잘 모르겠다... 

마지막 커플은 별다른 인상이 없었다. 백지와 같았던 남녀...


그네들은 서로서로를 XX씨, OO씨라 부르지 않고 서로 이름을 부르고 부어라 마셔라하고 있었다.

아마도 알게된지 꽤 된 것 같았고, 이상하게도 나 포함 남자들은 나이가 전부 비슷했다.

다만 나는 생일이 1월인지라 그네들보다 원래는 한학번 위였을 것이었다.


백지커플의 남자가 갑자기 묻는다. 

"K씨는 학번은 어떻게 되세요?"

"아 예 저는 97학번입니다."

"어 저희랑 똑같네요? 1월생인데 늦게 들어가셨나봐요?"

"예 재수를 해서요."

"재수해서도 의대 가셨으면 훌륭한 거죠."

"재수했을때 의대밖에 안 붙었어요."

"아 그러시구나. 저는 조기입학했었다가 Y대 갔다가 반수했었어요."


반수? Y대?


"Y대 어디 과요?"

"아 예 전기전자공학부요"

"예? 아 저 거기 썼다가 떨어졌는데"

"예 저는 거기 갔다가 별로고 원하던 과도 아니여서 다니지도 않고 휴학했어요"


순간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려 했다. 아니 일어났다.


"아~ ~~ 그러시구나. 저 잠깐 화장실 갔다 올게요"


그녀가 쫓아왔다. 


"왜 그래요? K씨?

"아니요 좀 어지러워서"


그러니까 나는 고등학교때부터 그 대학을 가고 싶어했고.

그 대학이 있는 신촌에서 고등학교때 놀러 다녔고. 술마셨고.

고3때는 수능이 망해 그 학교를 못 갈 것 같아 원서도 안내고.

결국 재수해서 성적이 되어 밀어넣었지만 

원서접수 예비번호 1개 차이로 떨어졌는데.

다들 될거라고 3월 되기 전까지 기다리라고 했는데...

결국은 되지 않아 돌고 돌아 어렵게 여기까지 왔는데. 

쟤가 다니지도 않을 학교를 등록을 해서 내가 이렇게 돌아왔나?


자리에 돌아와보니 별 변화는 없었다.

다만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라는 꼉이 좀 취해보였다. 아니 취했다.

옆자리에 있는 친구의 남자친구들에게 그녀는 계속 무엇인가를 물어보고 있었다.


"그런데 그 남자친구가 아직도 제게 가끔 연락 오거든요. 저랑 다시 만나고 싶은거겠죠? 받아줘야하나?"


남자들은 이럴때 본인 생각과 다른 대답을 해야한다. 반드시


"그럼요. 기다려 보세요. 다시 연락 올거에요. 잘되시기를 빌게요"


사실 저럴때 남자들이 연락하는건. 심심하거나. 심심하거나. 심심한데 잘 사람이 없거나서다.

끝난 관계를 지난 후에 다시 붙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관계를 가질 수는 있겠지만..


아무래도 꼉씨가 많이 취해서인지 김찬 커플, Y대 반수 커플, AV 커플, 그리고 우리.

분위기가 좀 바뀌었다. 

그래 집에 가자. 집에 가. 

나는 좀 쉬어야겠어. 정신소모가 심하다.


"우리 1차 끝났으니 이제 저번에 갔던 그 노래방 가요! 2차 가야죠!"

뭐라고? 어떤 미친 새끼야?????

마침 또 그 Y대 반수한 놈이었다.


"예? 노래방이요? 노래방을 왜 가요??? "


내가 물었지만.

그녀는 꼉씨를 안고 가고 있었고, 나머지 커플들은 자기네들끼리 왁자지껄.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었다.


"아니 노래방을 간다고요? 왜요? 저기 취한 거 안보여요?"

"꼉씨는 원래 자주 취해요. 저러고도 노래방 가면 제일 잘 놀아요 ㅎㅎ"


아... 이 무리들은 미친 무리들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회사에서의 회식이 아니면 노래방을 절대 가지 않는다.

집에서 멀쩡하게 원곡 들으면 되는걸 

왜 우리나라 사람들은 술 잔뜩 취해서 냄새나는 그대로 밀폐된 작은 공간에서 냄새를 풍기며 꿱꿱 노래를 해대는건가?

거기에 무슨 노래방만 가면 언제들 그렇게 친했다고 얼싸안고 껴안고 손잡고 어휴...

회식때 가는 노래방만으로도 나는 대한민국 사회에 대한 절망감을 쌓아가고 있는데.

아니... 내가... 왜... 그녀의... 친구들과... 친구의 남자친구들과... 노래방을 가야해??


"다 들었습니다. K씨 중학교때 드럼 쳤다면서요. 노래 잘 하실 것 같아요!"


내가 드럼 쳤지 노래했냐...

그런데 여지껏 내내 가는 집단마다 똑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대학교때 신입생때 "저는 드럼을 쳤었습니다." "노래해 노래해!"

레지던트 회식때 "저는 드럼을 쳤었습니다." "노래해 노래해!"

내가 드럼쳤던 밴드는 동네 친구들하고 한 펑크밴드.

3코드에 저속한 가사를 얹은 지금 생각하면 쓰레기 밴드였는데.

"네 엉덩이에 사정하고 싶어 네 가슴골에 사정하고 싶어"

"너네 이모랑 자고 싶어. 너네 고모랑 자고 싶어. 너네 할머니랑 자고 싶어" 

뭐 이런 노래를 부르던 밴드인데 노래방에서 노래하는거랑 무슨 상관인가 싶지만.

아무튼 난 펑크밴드 생활 청산한지 오래이고. 사회생활을 열심히 하기 위해.

막상 노래방에 가서는 별 탈 없이 잘 놀아드리고 왔는데.


오늘 이 자리는 좀 아닌 것 같다. 


나는 이미 맘이 많이 상해있었고. 그녀는 내게 실수를 했으며.

그녀의 친구는 나를 대학에서 떨어뜨린 인간이고. 


내 등 뒤에 매미처럼 붙어 있는 이 꼉이라는 여자를 떨궈주고 나는 집에 가야겠다


"K씨. 저 안 무겁나요?"


??? 누가 말하는거지? 그녀는 저 앞에서 신나게 떠들고 있는데..


"K씨, 노래방 좋아해요? 저 그냥 집에 가고 싶은데 우리집에 같이 갈래요?"

"예?" 


꼉씨였다. 제일 잘 논다는 그녀가 많이 취했나 보다.


"친구하고 K씨 잘 안 어울리는 것 같아요. K씨하고 저희 집에서 술 한잔 했으면 좋겠어요. 지금 가면 아무도 모를거에요"


아놔... 이 여자가 지금 나보고 같이 자자는건가? 자기 친구가 저기 있는데?? 

아무도 모르긴.. 다 알겠다 이 여자야... 


"제가 보기엔 그녀는 저에게 딱이에요. 그리고 전 꼉씨에겐 별로 관심 없고요."


"같이 가기 부담스러우면 저를 먼저 집에 데려다 주시고 노래방 왔다가 다시 오세요 


"무슨 말씀을 하시는거에요. 저는 노래방 갈겁니다."

"K씨... 혹시 게이에요?"

"예?"

"게이냐고요? 아님 말고. ㅎㅎ 얘들아! K씨가 노뢔봥에서 뫄이킈 아놓는데다!!!"


멀쩡하게 나와 대화하던 꼉씨가 갑자기 다시 취한척을 한다.


뭐지? 난 지금 희롱당한건가??

집에 가야겠다.

하지만 그녀를 위해서 내 할당량은 하고 가야겠다.

나는 꼉씨를 내려주고, 노래방에 들어갔다.

큰 방에서 그녀와 그녀의 친구들과 그녀의 친구들의 남자친구들이 어우러져 있었다.

짜라짜라짜짜짜가 나오는 트롯트를 부르고 있었다.

다들 관심이 없을때 나는 내 할일을 했다.


3곡을 연달아 예약했다.

다른 이들이 예약해놓은게 5곡정도 되었고 그뒤에 3곡을 추가


'무한궤도'의 '그대에게'

'이승환'의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

'소방차'의 '어젯밤 이야기'


20년 넘게 나는 이 노래들만 노래방에서 불러왔다.

회식이건 친구들과의 자리이건 교수님들과의 자리이건.

그리고 오늘 나는 어쩔 수 없이 이 곳에 왔고. 마찬가지로 이 노래를 부른다.


5곡을 부르는동안 꼉씨는 내 반대편에 있었다.

책상 아래로 그녀가 다리를 뻗어 내 허벅지 안쪽을 긁었으나.

나를 흥분시키기 위한 곳에 닫기에는 그녀의 다리는 너무 짧았다.

다리가 짧아 슬픈 짐승이여..


5곡이 다 끝나고 내가 노래를 시작했다.

'그대에게'를 고등학교때 학교 농구부 응원하며 배운 율동을 곁들였다. 

'세상의 뿌려진 사랑만큼'을 부르며 여자파트를 그녀에게 부탁했다. 다른 이들이 '뽀뽀해'를 외쳤지만 무시.

'어젯밤 이야기'를 부르며 초등학교때부터 동생과 연습한 춤을 추었다. 환호.


그리고 나는 일어났다. 가야할 시간이다.

나는 오늘 할 일은 다 했다. 나는 어차피 3곡만 부른다.


"저는 이제 가봐야 할 것 같습니다. 많이 취해서요."

"예 무슨 말씀이세요? 노래도 그렇게 잘하셔놓고 가시는거에요?"

"장난 치시는거죠? 얼마 안남았어요. 같이 가요"


"아니요. 전 가봐야 할 것 같아요.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


그녀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내게 실수를 한 것은 그녀

내게 실수를 한 것은 그녀의 친구들.

내게 실수를 한 것은 그녀의 친구들의 남자친구들.

  

이렇게 세번째 이유를 찾았다. 

그녀와 헤어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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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칠 부분이 너무 많은데 귀찮다. 일단 쓰고 봤음... 





  


 




 





Posted by 빨간까마구